원더걸스가 방송 3사 컴백을 무사히 마쳤다.


오랜만의 국내 컴백인만큼 원더걸스 스스로도 굉장한 신경을 썼을 듯 한데, 미안하게도 여전히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여전히 기대 이하인 멤버들의 노래실력이다.


물론 원더걸스에게 노래실력을 기대하는 것이 사치인 것은 안다. 태생부터 가창력을 내세운 그룹은 아니었고, 애초에 박진영도 그녀들을 두고 "노래 못하는 것이 컨셉" 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노래실력에 대한 기대는 이미 반 접고 들어가도 무방하다 하겠다. 원더걸스가 국민 걸그룹이 된 건 소름끼치는 가창력 때문이 아니라 컨셉과 패션, 그리고 춤 때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미국'이라는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에 가서 산전수전 다 겪은 것이 벌써 3년이다.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본기는 필요하다. 그 기본기에 노래실력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여전히 원더걸스의 노래실력은 기대 이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평균 이하다. 미국에서 어떤 것을 배워오고, 무엇을 성장시켰는지 의문부호가 붙을 정도다.

 


원더걸스에서 그나마 노래를 안정적으로 하는 건 예은과 선예다.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그럭저럭 들을만한 수준은 유지해 준다. "전적으로 선예만 믿고 만든 그룹"이라는 박진영의 말처럼 선예와 예은의 활약은 원더걸스의 무대에 안정감을 실어준다. 그런데 이들과 달리 막내 소희의 노래실력은 실망스럽다 못해 절망적이다. 4년여의 미국생활 동안 조금 성장했으리라 믿었는데 그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다.


전문가들이 뽑은 아이돌 가창력 순위에서 꼴찌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소희는 이번 컴백무대에서도 별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별반 달라질 것 없는 라이브는 여전히 음정불안, 박자불안이었고 듣는 이로 하여금 불안함을 느끼게 했다. 요즘 새로 나오는 신인가수들도 웬만해서 이 정도 수준은 아니다. 한심한 수준이다. 말 그대로 '각성'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물론 소희가 노래실력 때문에 원더걸스에 필요한 인재는 아니다. 노래실력 대신 전체적인 컨셉이나 안무 등에 포인트를 주면서 다채로운 색깔과 매력을 발산하는 멤버이기 때문에 선예, 예은과는 다소 다른 포지션, 다소 상반된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는 건 맞다. 원더걸스가 여기까지 오는데 소희의 공이 혁혁했다는 것만 봐도 소희가 원더걸스 내부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의 중함을 알게 한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그녀는 '가수'다. 가수가 뭔가. 단어 그대로 노래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개성 있고, 매력이 있어도 노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면 안 된다. 만약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았다면 어느 정도의 노래 수준은 맞춰줘야 한다. 몇 년이 지나도 제자리걸음인 노래실력으로 라이브 무대에서 불안감만 노출할 거라면 차라리 무대에 서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이다.


어떤 이는(대다수의 원더걸스 팬들은) 소희가 처음보다 노래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상찬한다. 그러면서 그녀의 노래실력이 성장하고 있단 점에 방점을 찍자고 주장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건 당연한거다. 그녀가 데뷔한지 벌써 4년이다. 4년동안 그 정도도 성장하지 않았단건 말이 안 된다.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무대에 선지 몇년 짼데 그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소희는 아주 잘하고 있는 상태인가. 그건 절대 아니다. 예전보다 잘하고 있단 거지, 결코 절대적인 수준에서 평균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곤 볼 수 없다. 대중은 팬이 아닌이상 가수의 노래실력을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평가한다. 얼마나 성장했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잘하는가가 더 중요하단거다. 그런데 소희는 잘하지도 못하고, 아주 뛰어나게 성장하지도 않았다.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냉정히 평가해 봤을 때, 소희의 노래실력은 여전히 원더걸스가 꾸미는 무대의 불안요소다. 다른 매력으로 어떻게든 상쇄시키고자 하겠으나 어디까지 그건 편법이지 정석이 아니다. 진짜 관객의 마음과,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갈고 닦여진 실력이 필요하다. 성장하고 있다는 주위의 말에 자위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실력과 수준을 냉철히 판단할 필요가 있단 이야기다.


원더걸스는 미국 진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계기"라고 이야기했다. 미국이란 거대시장에서 부딪히고 깨지면서 그녀들이 얻고 느낀 것은 분명 많을터다. 그래서일까. 그녀들의 이번 컴백 앨범의 전체적인 수준은 예전에 비해 많이 세련되지고, 성숙해 졌으며, 발전 가능성을 느끼기에 충분한 곡으로 채워져 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멤버들의 노래실력은 반드시 고쳐나가야 할 필수사항이 아닌가 싶다. 특히 소희가 지금처럼 계속 불안불안한 모습만을 보여준다면 미국진출은 커녕 한국 무대에서도 그녀들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냉담해질 수 밖에 없다. 과연 그녀들은 언제까지 의상과 컨셉, 박진영의 기획력과 안무에 기대 부끄러운 노래실력은 뒤에 숨기고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걸까.


소희에게 많은 것을 바라진 않는다. 그냥 제발 기본만 해주기를, 불안하지만 않게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명색이 가수라면 이 정도 수준은 맞춰줘야 한다. 이렇게 할 자신이 없다면? 답은 하나다. 스스로 가수라는 타이틀을 반납하는 것. 무대는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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