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나가수]의 장혜진 탈락은 [나가수]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장혜진은 역대 보여준 어떤 무대들보다도 충분히 잘했다. 또한 충분히 빛났다.


하지만 장혜진은 명예졸업을 눈앞에 두고 탈락의 쓴 맛을 맛봐야했다. 청중평가단에게 임팩트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음악에 대한 자존심마저 지키지 못하고 청중 평가단용 편곡을 시도한 바비킴은 구사일생 살아남았다. 말 그대로 '답답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단언컨대 [나는 가수다]에서 바비킴이 부른 '미워도 다시 한 번'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원곡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뿐더러, 음악 자체를 훼손했다는 느낌까지 줬다. 어디 '미워도 다시 한 번'이 랩과 율동을 섞어 관객들과 박수를 치며 부를 노래인가. 이건 바비킴이 잘못해도 한참 잘못한거다. 탈락이 두려웠다고 해도 이래서는 안 된다.


[나는 가수다]의 시작은 시청자들에게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작은 목적에서부터 출발했다. 가수는 온전히 자신의 무대를 꾸미고, 청중 평가단은 그 무대에 진심으로 교감하는 것이 [나가수]의 본질이자 근간이다. 사실 초기부터 도입된 서바이벌 시스템은 예능의 극적 재미를 위한 일종의 장치였을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본말이 뒤바뀌고 있다. 목적이 수단이 되고, 수단이 목적이 되고 있다. 좋은 무대를 꾸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본래 목적은 얻가고, 관객들의 입맛에 맞춰 노래를 불러 좋은 순위를 얻는 것이 주가 되고 있다. 이건 잘못가도 한참 잘못가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부터 가수들이 모두 제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확고히 잡을 필요가 있다.


바비킴의 '미워도 다시 한 번'은 곡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이나 분위기, 가사가 주는 서정성은 완전히 배제한채 청중 평가단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만을 잡탕찌개처럼 쑤셔 박아 놓은 최악의 편곡이었다. 물론 바비킴이 유력한 탈락후보였기에 이런 무리수를 던진것이겠지만 그래도 무대를 꾸미고 노래를 부르는데 있어 일종의 '자존심'만은 지켜줘야 맞는거다.


바비킴은 바비킴이다. 생존을 해도, 탈락을 해도 대중에게 바비킴으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일회적인 생존을 위해 원곡을 훼손하는 지경까지 편곡을 몰아부칠 것이 아니라 자기 스타일을 지키고, 자기 줏대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청중평가단의 평가에 목 매는 건 아마추어나 하는 짓이다. 이미 그 세계에서 '프로' 딱지를 붙이고 일가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사람이 뭣하러 청중평가단의 입맛 맞추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가.


바비킴을 보노라니 이소라의 뚝심이 그리워진다. 이소라는 관객과 타협하지 않았다. 청중평가단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을 억지로 집어 넣어 곡을 망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나가수]가 고음열창으로 바뀌고 있던 시점에 "고음이 아니라 조용하게 부르고 싶다"던 그녀다. 스스로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지킨 것이다.


물론 그랬기에 그녀는 청중평가단에 의해 [나가수]에서 탈락했다. 허나 가수 이소라는 강렬하게 남았다. 피아노 선율 하나에 자신의 목소리를 맡기고, 화려한 고음 대신 담백하고 절절한 감성을 토해내던 그 '이소라'는 남았다. 청중평가단은 그녀를 외면했지만, 대중은 그녀를 외면하지 않았다. 이건 이소라가 [나가수]에게, 그리고 바비킴에게 던지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다.


바비킴은 알아야한다. [나가수]에서 생존보다 중요한 건 그 스스로가 만드는 음악과 무대라는 것을. 무대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까짓 합격과 탈락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김연우, BMK, 이소라 등은 탈락했지만 대중에게 여전히 멋진 가수로 기억된다. 왜? 그들이 자존심과 줏대를 지키고 노래를 부를 줄 알았으니까.


청중평가단은 겨우 500명 남짓이지만 TV 앞에서 그들의 무대를 보는 사람은 몇 백, 몇 천만명이다. 겨우 몇 백의 청중평가단을 만족시키기 위해 몇 천만명의 시청자들을 실망시키는 자충수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 시청자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나가수]의 가수들이 청중평가단의 기호와 입맛에 맞춰 자신의 스타일과 정체성까지 버려가며 합격하고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온전히 자신의 무대를 꾸미고 단 한 번이라도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탈락을 하더라도 멋지게 탈락하자. 구차하게 살아남는 것보단 명예롭게 탈락하는 것이 더욱 아름다운 일임을, 더 나아가 생존과 탈락을 초월해서 자신의 음악적 소신과 자존심을 지킬 줄 아는 것이 진짜 제대로 된 자세라는 것을 [나가수] 전 제작진과 가수들이 명심하길 바란다. 비겁하고 치졸한 그들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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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jgge 2011.11.21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서정적인 원곡도 좋지만, 바비킴 스타일곡도 좋았습니다.
    오히려 똑같이 불렀더라면, 좀 실망했을 거 같아요.
    바비킴이 부르면 바비킴스타일로 만들어서 불러야죠.
    잡탕이라고 하셨지만, 개인적으로는 김경호 바비킴이 이번 라운드 최고.

  2. 개성 2011.11.21 1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악이란 어느 한사람만을 위한것이 아닌...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들어주는것으로.. 당신의 시각으론 그럴지 모르겠지만.. 어디 바비킴뿐인가... 김경호도.. 원곳 훼손은 많이 한다.. 하지만.. 들으면 즐겁다.. 듣는사람에게 뭔가를 주므로 용서가 된다.. 음악은 당신 말처럼 일일이 이론적으로 캐취하고 듣는게 아니다... 특히 나가수에선.. 그래서 조규찬도 떨어지고 김연우도 떨어진다.. 딱 노래 잘하는 순서대로 탈락시킬 수 있는 사람이 어딨냐.. 듣는사람마다 호불호가 다른데... 한마디로.. 그건 당신 생각이고....라고 말하고 싶네요..

  3. sponge 2011.11.21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4. Favicon of http://www.ajeflower.com BlogIcon 꽃집아재 2011.11.21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나가수다 볼 기회는 자주 없지만 출연 가수들 일단은 다들 대단한 가창력 가수들 인것을 인정... 그외는 님이 포스팅에 적으신 알찬내용에 절대 공감.
    살포시 첫방문 다녀갑니다.

  5. wfdfdsf 2011.11.21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나가수 볼때마다 생각하는건데, 곡의 완성도나 감동 보다는 퍼포맨스, 즉 누가 관객을 제일 즐겁게 하냐로 순위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바비킴은 본인이 춤을 출때마다 관객이 재미있어하고 호응해준다는 것을 많이 이용하여 업비트의 편곡을 선호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있습니다. 최근에 상위권에 자주드는 김경호씨도 그것에 영향을 받아 갑자기 춤을 과하게 추는것 같아 나가수의 본래 매력을 영영 잃을까 걱정됩니다.

  6. wfdfdsf 2011.11.21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나가수 볼때마다 생각하는건데, 곡의 완성도나 감동 보다는 퍼포맨스, 즉 누가 관객을 제일 즐겁게 하냐로 순위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바비킴은 본인이 춤을 출때마다 관객이 재미있어하고 호응해준다는 것을 많이 이용하여 업비트의 편곡을 선호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있습니다. 최근에 상위권에 자주드는 김경호씨도 그것에 영향을 받아 갑자기 춤을 과하게 추는것 같아 나가수의 본래 매력을 영영 잃을까 걱정됩니다.

  7. wfdfdsf 2011.11.21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나가수 볼때마다 생각하는건데, 곡의 완성도나 감동 보다는 퍼포맨스, 즉 누가 관객을 제일 즐겁게 하냐로 순위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바비킴은 본인이 춤을 출때마다 관객이 재미있어하고 호응해준다는 것을 많이 이용하여 업비트의 편곡을 선호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있습니다. 최근에 상위권에 자주드는 김경호씨도 그것에 영향을 받아 갑자기 춤을 과하게 추는것 같아 나가수의 본래 매력을 영영 잃을까 걱정됩니다.

  8. 겨울이싫다. 2011.11.21 16: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인 의견은 존중하나,당신의 의견에는 찬성을 표할수 없네요.
    저도 쥐어짜는 듯한 미워도 다시한번의 원곡도 좋긴하지만 미워도 다시한번 날봐달라고 미친듯 읍조리는 랩도 노래도 반전효과가 있어 좋았습니다.
    원곡을 다르게 해석한것이 '훼손'이라는 의미로 보긴 어렵겠네요.

  9. 참... 2011.11.22 0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어를 참 거칠게 쓰시네요...
    구차하다니, 훼손이라니요,,,

  10. 달빛 2011.11.22 1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론가들도 다른의견을 말합니다 각자의 주관이겠지요 저도 이번 바비킴의 노래가 더 좋았습니다

  11. 난 반댈쎄... 2011.11.22 1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에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아무리 바비킴스타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가사전달에 방법에 있어서 완전히 실패한 편곡이라는 생각만 드네요. 반전효과를 꾀하는 방법이 꼭 랩과 빠른비트와 춤으로 밖에는 표현이 안되는건 아닙니다. 아무리 봐도 바비킴은 청중평가단에 표를 얻는법을 너무 잘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2. dfgdg 2011.11.23 0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나는 노래들 가만 들어보면 대부분이 슬픈 가사입니다.
    슬픈가사는 슬프게 불러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렸으면 합니다.
    바이브 스타일의 미워도 다시한번은
    그냥 바이브 노래 들으면 됩니다.
    바비킴이면, 바비킴 스타일로 불러야 한다 생각합니다.

    전 랩 나올 때부터 좋았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러면서 들었죠.
    저 같은 청평단도 많았을 겁니다. 그래서 2위가 나온 거겠죠.

  13. dsgfgew 2011.11.23 0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탈락하는 거 보다 살아남는 게 더 힘들다.
    무슨 탈락하는 애들은 영웅 만들고
    살아남은 애들은 다 깔아뭉개냐.

    바비킴 미워도 다시한번 좋기만 하더만. 뭔 능욕.
    윤민수 쥐어짜는 미워도 다시한번 보다
    바비킴 스타일이 쿨하고 난 좋았다.

    슬픈 노래 꼭 슬프게 불러야 하냐.
    짜증나게.
    흥겹게 불러도 바비 목소리에 원래 소울이 있어서 절대 신나게 들리지만은 않아. 흥겨운데 슬픈거야.
    그게 바비 감성이야.
    청평단도 바비한테 원하는데 독특한 그런 감성인거고...

  14. 이희경 2011.11.26 1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연그럴까요 전 사실 장혜진이 떨어질거라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길어졌죠 노래를 잘하는가수라.하지만 ㄴ가수에 노래못히는가수는 없죠 너무 지겨웠어요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없는거죠 마치 옥주연처럼 그런면에서 고음한번 제대로 안질러주고 2등을한 바비킴은 청중평가단의 의식을 변화시킬만큼 의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5. ㄱㄱㄱ 2012.01.02 0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비킴에게 명예롭게 탈락하라는 건, 너 나가수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하고 뭐가 다른가요?
    무엇보다 누가 바비킴에게 명예롭게 탈락하라고 말할 권리가 있나요? 그 명예는 누가 지켜주는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