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청룡 시상식은 대종상과 그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남우, 여우 주연상이 다소 뻔한 양상으로 흘렀다. 뻔한 것 나름대로 이렇게 뻔한 적이 없었다는 측면에서 신선했지만 그래도 약간은 심심한 음식을 먹은 것 같은 느낌은 지워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뻔한 시상식에서도 재밌는 장면이 있었다.


 시상식에서 정치, 사회적인 이슈를 듣는 것은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때때로 시류가 어수선 할 때 스타들이 나서서 한마디 말을 던지며 보고 있는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시상식에선 부당거래로 3관왕을 차지한 류승완 감독 대신 수상한 류감독의 아내, 강혜정 대표의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


 류감독은 출장 탓에 직접 수상하러 나오지는 않았지만 부인이 강혜정 대표는 감독상을 수상하러 나와서 "민감한 문제일 수 있지만 세상의 모든 부당거래에 반대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11월22일 이뤄진 FTA에 반대한다는 말을 끝으로 남기도 싶다. 앞으로 열심히 정직하게, 부당하지 않게 잘 만들겠다고 했다"라는 발언을 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이 발언이 통쾌했던 이유는 날치기 식으로 통과된 FTA에 대한 한마디였기도 하지만 이 시상식이 바로 정권의 편에 서 있는 언론사가 조최하는 시상식이기 때문이었다. 

 


 FTA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나라 문을 꽁꽁 닫고 쇄국 정책을 피라는 얘기도 아니다. 하지만 독소 조항이 있고, 그런 FTA 때문에 나라 전체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주로 미국 같은 강대국과 거래를 할 때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가 더욱 힘들어 지고야 만다. 물론 FTA를 통해 얻는 이익도 있겠으나 그 이익 대신에 우리 생활에 밀접한 제약이나 농산물등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것을 누가 반길 수 있을까.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부분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에 대해서 어떤 현실적인 대안도 나와있지 않는 상황을 두고 국민들을 위한 FTA라 호도하는 행태에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멕시코같이 극단적인 예를 들어가며 당장 우리 나라가 어떻게 될 것 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성도 없지만, 그 조항 내용에 있어서 한국이 무조건적으로 불리하게 되어 있다면, 또한 한국도 그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없다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한국인들의 불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게다.


 물론 거래는 필요하고 나라간 관세를 철폐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당연한 수순처럼 보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윈-윈하는 정책이 아니라 어느 한쪽은 지고 어느 한쪽은 이길 수 밖에 없는 게임이라면 그 것이야 말로 부당거래다. 적어도 이번 미국과의 FTA는 그런 점이 보인다. 그런 점을 해결할만한 실질적인 타계책이 하루 속히 나와야 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FTA를 끝까지 옹호해 온 조선일보가 주최한 시상식에서 류승완 감독의 부인은 당당히 "FTA에 반대한다고 전해 달라"는 발언을 했다. 이 시상식이 녹화방송이었다면 당장 편집되었을 장면이다. 생방송에서 당당하게 주최사가 옹호하는 집단을 비판 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 그것은 부당거래라는 영화 제목과 맞물려 잠깐이나마 시청자들에게 희열을 선사한 하나의 장면이 되었다. 


 사실 상을 받으러 나와서 그런 얘기를 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행복하고 기쁘다는 말만 해도 모자를 시간에 부당거래라는 영화 제목과도 어울리는 시류의 문제를 꺼낸 것은 신선한 기지였고 즐거운 유희였다. 물론 이런 말을 꺼낸다고 해서 당장 무언가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꺼낼 수 있는 분위기를 이런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만들어 내는 것일 게다.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뻔한 시상식 사이에서 이런 소소한 재미를 가진, 그러면서도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는 것 자체가 시상식을 빛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장소가 설사 자신의 발언과 반대대는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 할지라도 소신있는 한마디를 던진 그가 참 멋있어 보인다. 그의 말처럼 부당한 거래는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너도 나도 웃을 수 있는 공정하고 깨끗한 거래가 대한민국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아니 이 세상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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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사미 2011.12.12 0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멋진 부창부수입니다 오늘부터 유감독님 팬할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