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시상식에 관련된 기사 역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SBS 연예대상'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다.


각종 언론에서는 "강호동은 떠났지만 유재석이 대상 수상을 하기엔 지뢰밭들이 많다"며 "특히 SBS 연예대상 같은 경우 이승기가 유력한 대상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유재석의 SBS 연예대상 수상을 이승기가 견제할 수 있는 것일까.


지난 5년동안 방송 3사 연예대상은 유재석-강호동 양강이 모두 독식하는 체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도가 다소 달라졌다. 강호동이 잠정은퇴를 선언하면서 그동안 공식화 되던 유-강 구도가 산산조각 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트 강호동'으로 거론되며 연말 시상식에서 유재석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사람이 바로 이승기다.


이승기는 강호동 잠정은퇴의 최대 수혜자로 손 꼽힌다. 강호동의 후계자로서 [1박 2일]과 [강심장]을 무난하게 이끌었을 뿐 아니라, 차분하면서도 센스 있는 진행실력으로 '차세대 1인자 MC'라는 타이틀을 비교적 이른 나이에 거머쥘 수 있게 됐다. 특히 [강심장]을 통해 원톱 MC로 자리매김한 그는 20명이 넘는 게스트와 패널들을 적절히 조율하며 강호동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웠다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이승기의 비약적인 발전이 두드러지면서 그는 단숨에 SBS 연예대상의 유력한 대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강호동의 부재로 인해 다소 '김 빠진' 시상식이 될 뻔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유재석을 견제할 수 있는 대항마로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SBS 연예대상 측에서도 유재석과 이승기를 동시에 띄워 긴장감을 조성하는 게 시청률 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반전'은 일어날 것인가. 이승기가 작년 강호동에 이어 SBS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이변을 연출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물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다. 허나 이승기가 유재석을 제치고 연예대상을 수상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언론과 방송사가 '힘을 합쳐' 이승기를 유재석의 라이벌로 거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게임이 되지 않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올 한해 유재석의 [런닝맨]은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과거 [패떴]의 영광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할 만큼 시청률 고공행진을 연신 기록했다. 1년 6개월의 방영 기간동안 착실히 기틀을 다잡아 온 결과 강력한 경쟁작인 [남자의 자격]을 제치며 동시간대 1위 프로그램으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한 것이다. 여기에는 시청률이 낮을 때나, 높을 때나 한결같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리더 유재석의 공헌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런닝맨]은 각 방송사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주말 예능 패권을 만 1년 6개월만에 SBS에게 다시 되찾아준 효자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높은 광고 수익과 해외 판권 등으로 막대한 돈을 창출하고 있는 황금어장이기도 하다. SBS 예능 프로그램들 중 시청률, 수익 면에서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런닝맨]은 전적으로 유재석의 건의와 아이디어로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더 나이들기 전에 게임쇼를 해보고 싶다"는 유재석의 바람으로 출범한 [런닝맨]은 유재석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온 몸을 내 던지는 살신성인에 힘입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재석의 영향력'에 놓여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런닝맨]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SBS가 연예대상을 유재석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만약 이번에 유재석이 대상을 못받으면 SBS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실적면에서나, 공헌도면에서나 유재석을 따라 잡을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흥대세' 이승기라지만 유재석의 위엄 앞에선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 올해는 제 아무리 강호동이 버티고 있었다해도 유재석에게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승기가 [강심장]을 지금껏 잘 이끌어 온 공헌은 충분히 인정할만 하다. 또한 강호동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큰 흔들림 없이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한 것 또한 박수쳐 줄 일이다. 허나 아직 그는 유재석의 '라이벌'이 되기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보라. 유-강 구도가 도래하기까지 무려 20여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이승기가 어찌 하루아침에 유재석을 견제하는 대항마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어찌보면 최근의 '유재석 vs 이승기' 구도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방송사와 언론의 이슈 만들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승기는 예나 지금이나 "나는 호동이 형이 만들고 닦아온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가는 것 뿐" 이라며 "MC로서 여전히 많은 걸 배워야 하는 초보" 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언론이 몰아가는 현재의 대상수상논란은 실상 이승기 본인도 원하지 않는 왜곡된 구도인 셈이다.


이승기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잘 파악하고 있는 현명하고 진중한 MC다. 그렇기에 최근의 '유재석 대항마' 따위의 부추김에 흔들릴 필요도 없고, 흔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롤에 최선을 다하며 '이승기만의 길'을 묵묵히 걷는 것이야말로 진정 이승기다운 대처법이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섣부른 주변의 설레발에 중심을 잃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아울러 2011년, 말 그대로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런닝맨]을 SBS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으로 만든 유재석에게도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올 한해의 예능계는 부정할 수 없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다. 강호동이 없어도 그가 있었기에 대중은 외롭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나는 그의 존재감과 열정, 타고난 재능이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이제 2011년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국민MC' 유재석과 '차세대 국민MC' 이승기가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또 바라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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