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 때 아닌 조작 논란이 터졌다.


"하하 vs 홍철" 특집 중 방송 된 줄리엔 강과 노홍철의 닭싸움 교습이 대결 이 후에 추가 촬영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무한도전]으로선 당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무한도전] 조작논란이 터지자마자 김태호 PD는 "노홍철과 줄리엔 강의 촬영분은 대결 이 후, 추가 촬영된 것이 맞다" 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줄리엔 강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대결 전에 촬영을 할 수 없었고 노홍철은 줄리엔 강의 조언을 상기해 경기에 임했다" 며 "노홍철과 줄리엔 강의 촬영분이 방송되지 않을 경우 하하의 촬영분만 3번 연속 방송 돼 균형이 맞지 않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고 이야기했다. 김태호 PD 스스로 [무한도전] 조작논란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 놓은 것이다.


사실상 이번 사건은 그간 [무한도전]이 견지해 온 '리얼 버라이어티' 라는 근간에 상당한 상처를 낸 사건은 분명하다. 상황이 어찌되었든간에 [무한도전] 제작진은 노홍철과 줄리엔 강의 촬영분이 추가 촬영분인 것을 숨겼으며, 마치 그들의 만남이 대결 전에 이뤄진 것처럼 편집해 놨기 때문이다. 이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무한도전]의 '도전정신' 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조작논란이 터지지 않았다면 김태호 PD는 끝까지 노홍철과 줄리엔 강의 만남에 대해 일언반구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나쁘게 말하자면 시청자를 기만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무한도전]으로선 무슨 변명을 해도 고개를 들지 못할 상황이 됐고, 스스로의 이름값에 먹칠을 하게 됐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무한도전] 조작 논란 사건은 [무한도전]이 백배 사죄하고 달게 혼나야 하는 것이 맞는 일이다. 그동안 수많은 일을 겪어 온 [무한도전]이지만 이렇게까지 '리얼' 이라는 가치가 손상된 일도 드물기 때문이다. 건전한 비판과 약간의 견제는 프로그램의 질을 향상시키고, 제작진과 연기자들을 항상 긴장하게 만든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이번 사건만큼은 일벌백계의 차원에서 확실히 혼나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사건을 빌미로 [무한도전]의 가치를 폄훼하고, 제작진을 벼랑 끝으로 몰고가는 무작정 비난으로 변질되는 건 단호히 반대한다.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일부 네티즌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무한도전] 제작진을 성토하며 지금껏 [무한도전]이 시도했던 수많은 도전과 특집들에 대해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마치 이 때만을 기다렸다는 듯 참담한 비난을 쏟아내는 것이다.


허나 이런 행동은 [무한도전]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태도도 아닐 뿐더러,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건전한 비판은 새살을 돋게 하지만, 가혹한 비난은 상처만을 더욱 깊게 할 뿐이다. 이번 사건에 있어 [무한도전] 제작진이 다소 경솔한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한도전] 자체의 의미가 없어지는 건 아니며, 시청자들에게 큰 피해를 준 것 역시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하하 vs 홍철" 특집에서 중요한 것은 하하와 홍철의 실시간 대결이었지, 연습 과정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연습 과정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대결 현장에 긴장감을 불어 넣기위한 하나의 '쇼' 였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추가 촬영분을 집어 넣었다고 한다면 이 또한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무한도전] 제작진이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방송했다는 점에선 시각이 엇갈릴 수 있다.


김태호 PD 입장에선 하하와 노홍철의 촬영 분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런 고육책을 썼을테고, 또 굳이 줄리엔 강과 추가 촬영을 했다고 말할 필요도 못 느꼈을터다. 이렇게 구구절절 이야기하는게 어쩌면 '사족' 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겠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하하와 홍철의 실시간 대결이었는데 이 대결만 공정하게 진행 되었다면 '쇼'에 불과한 연습 과정은 간단히 편집해 내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편집의 묘를 살리고 싶었던 연출자의 의도가 예상치 못한 비판에 직면한 건 다소 안타깝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에 대해서 김태호 PD가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시청자들에 대한 사과를 직접적으로 구했다는 점, 그리고 구구절절한 변명이나 대꾸없이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마땅히 박수를 쳐줘야 옳은 것이고 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완성도 높은 [무한도전]을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 시청자가 해야 하는 옳은 행동이다. 이 일을 꼬투리 삼아 잡아 죽일 듯이 달려드는 소모적인 비난 릴레이는 이제 그만하도록 하자.


비판과 비난은 한 끗 차이다. 지금의 [무한도전]은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 비난 받을 대상은 아니다. [무한도전]이 추구한 가치와 도전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것을 실체화하고 구체화 한 김태호 PD의 기획력은 이론의 여지 없이 그 분야 '1등'이다. 1등은 고달픈 법이다. 그리고 수많은 책임도 져야 하는 법이다.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무한도전]과 김태호 PD가 더욱 높게, 더욱 멀리 날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익명 2012.01.30 0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Favicon of http://greenstartkorea.tistory.com/ BlogIcon 그린스타트 2012.01.30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한도전 팬으로서도 줄리엔강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은것은
    경솔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번일을 계기로 더욱 신뢰있는 질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

  3. RearFear 2012.01.30 1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로 해당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적절치는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홈페이지, 트위터를 통해 미리 공지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시청자가 무한도전 홈페이지나 김태호PD의 트위터를 즐겨찾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공개적으로 양해를 구하려면 방송영상에 해당 메세지를 넣어야할텐데
    그렇다고 해당 영상에 자막으로
    '이 영상은 대결 후에 촬영된 것입니다.'
    라고 표시하는 것도 우습고요.

    연출가는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힐 책임이 있기에,
    그리고 더 연출을 극대화하기위해 양념을 조금 가미한 것을 너무 몰아세우는 것 아닌가 싶네요.
    제가 봐도 너무 하하의 연습 장면만 나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김태호PD가 안티팬이 좀 많은가봐요? ㅎㅎ

  4. 글쎄요 2012.01.30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와 홍철이의 실제 닭싸움 대결을 재촬영한것도 아니고
    그냥 사전교습용을 뒤늦게 촬영한거 가지고 비판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태호피디 말그대로 너무 하하의 특훈만 나와서 이거 뭥미 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 닭싸움 촬영조차도 하하쪽이 훨씬 비중이 컸습니다
    데니스강 하고는 별얘기도 없었죠; 그냥 올려치기;;
    데니스강에게 홍철이 실제로 교습(?)을 받았던거라면
    후에 영상으로 추가 촬영한건 문제가 안될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전혀 교류가 없었던것을 프로그램에 살붙이기 식으로 촬영했다면 논란이 되겠지만
    실제로 데니스 강이 홍철이에게 저런 식으로 조언을 해준거라면
    논란거리 자체가 안된다고 봅니다
    하하vs홍철 대결의 본질을 전혀 훼손하지 않으니까요

    리얼 버라이어티? 그건 이미 3100명 탈락시킨걸로 충분하지 않나요
    세상에 어느 프로그램이 패자부활전 같은것도 없이 10라운드 중 2라운드에서 200명 남겨놓고 3100명을 탈락시키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