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김연아 비방글 논란'이 터졌다.


김연아의 전 소속사 IB 스포츠의 간부인 더글라스 김이 트위터에서 김연아를 에둘러 공격하며 파문을 일으킨 것이다.


발끈한 네티즌들은 즉각적인 반박에 나섰고, IB 스포츠는 부랴부랴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여전히 IB 스포츠에게 김연아는 "공격해야 하는 대상" 일 뿐이다. 왜 그들은 '이유없이' 김연아를 미워하는 것일까.


IB 스포츠의 간부 중 한 사람인 더글라스 김은 자신의 트위터에 "연아가 커피를 마신다. 우유만 마시던 연아가 커피를 마신다. 운동 그만두고 연예인하려고 한다"는 글을 남겨 파문을 일으켰다. 최근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김연아의 맥심 광고를 교묘히 비꽈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있는 김연아를 에둘러 공격한 것이다. 더글라스 김의 발언은 트위터를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김연아 비방글'로 언론에 대서특필 되게 이르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IB 스포츠와 더글라스 김은 "김연아를 비방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궁색한 변명이었다. 더글라스 김의 발언은 누가 봐도 김연아를 깎아 내리려는 의도가 다분한 성질의 글이었고, 어떤 식으로도 포장 불가능한 무책임한 말이었다. 할 말 못 할말 다 해놓고 나서 이제와 "비방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건 세 살 짜리 어린아이도 하지 않을 치졸하고 비겁한 짓이다.


지금 김연아가 경기에 나서지 않든, 대외활동에 치중하든 IB 스포츠는 왈가왈부할 자격도, 이유도 없다. IB 스포츠와 김연아는 전 소속사와 운동선수의 관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뿐더러 이별한 이 후에 여러가지 사건이 겹치면서 썩 좋은 사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김연아와의 관계를 생각했다면 더더욱 이런 인신공격성 발언은 삼갔어야 맞는 것이다. 그 세계에도 일정한 도덕률과 예의라는 것이 있는데 이번 처사는 그마저도 쌍그리 무시한 아주 '무식한 행동'이다.


게다가 백번 양보한다 하더라도 얼굴 예쁜 손연재를 내세워 누구보다 쏠쏠하게 CF 장사를 하고 있는 IB 스포츠가 김연아에게 CF 찍는다고 뭐라할 처지는 아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 올림픽 등 두루 섭렵한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이며 이 정도 영광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성적은 중하위권이면서 언론 플레이만 가득한 IB 스포츠의 '얼굴마담'과는 차원이 다른 커리어다. IB 스포츠가 신경써야 할 사람은 김연아가 아니라 오히려 IB 스포츠 소속 선수들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IB 스포츠는 왜 김연아를 이토록 '이유없이' 미워하는 것일까. IB 스포츠와 김연아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이나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하지만 이 후, 김연아가 IB 스포츠와 계약을 해지하고 독자 노선을 걸으면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고 IB 스포츠는 잊을만 하면 김연아에 대한 시퍼런 날을 세우며 그녀를 공격하고 있다. 김연아와 헤어진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건만 김연아에 대한 IB 스포츠의 애증은 여전히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것처럼 보인다.


IB 스포츠는 김연아가 자기 회사를 차려 독립한 것을 '배신'이라고 간주했다. 기를 쓰고 키워줬더니 단물만 빼먹고 도망갔다는 것이 IB 스포츠의 주된 논리다. IB 스포츠의 주장만 들어보면 김연아에게 서운할 만도 하겠다 싶다. 하지만 이건 처음부터 끝까지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이다. 입이 달렸으면 말은 똑바로 해야 한다.


IB 스포츠와 김연아가 계약을 맺던 2007년, 김연아는 이미 세계 최정상의 피겨 스케이터였다. 2004년부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석권했던 김연아는 2005~2006년 본격적인 시니어 진출을 선언하며 세계선수권 3위, 트로피 에릭 봉파르, 그랑프리 파이널 등에서 우승하며 전국민적인 '영웅'으로 급부상했다. 밀려드는 CF 제의에 행복한 비명을 지를 정도로 2005년 이 후, 김연아의 행보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의 성공가도였다.


이 즈음에 신상 관리가 필요했던 김연아가 선택한 것이 바로 이름도 생소한 에이전시였던 IB 스포츠였고, IB 스포츠는 김연아의 간택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재탄생 할 수 있었다. 즉, IB 스포츠가 김연아를 키운 것이 아니라 김연아가 IB 스포츠를 키운 것이다. 3년 동안 불리한 계약 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그 엄청난 수익을 올려줬으면 그것만으로도 IB 스포츠는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B 스포츠가 지금까지도 김연아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건 그야말로 배은망덕 이라는 네 글자로 밖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회사 입장에서 황금알 낳는 거위였던 김연아를 놓친데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없진 않겠지만 계약만료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런 식으로 김연아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건 적절한 대응이 아니다. 그 열정을 차라리 소속 선수들 관리에 쏟으면 어떨까 하는 안타까움까지 들 정도다.


김연아 독립 이 후에도 재계약한 광고에 대해 관리비를 내놓으라며 소송을 걸지 않나, 김연아의 전성기가 이제 끝났다고 악담을 하지 않나,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SNS를 이용해 김연아의 광고 카피까지 비꼬는 건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김연아를 통해 얻은 수많은 돈과 명예들을 지금껏 당연히 누리고 살면서, 무슨 욕심이 더 남아 김연아를 못 잡아먹어 안달을 내는 것인가. 김연아를 놓아줘야 IB 스포츠도 제 자리를 찾을 수 있고,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야 작금의 현실을 냉철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IB 스포츠는 김연아에 대한 미련의 끈을 이제 그만 끊어버려라. IB 스포츠가 상대하기엔 김연아라는 브랜드는 너무 위대하고 거대하다. 김연아를 깎아내려 스스로를 높이려고 하지 말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김연아에게 부끄럽지 않은 에이전시로 성장하는 것이 그들이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이다. 김연아에 대한 막연한 악감정과 애증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건 스스로를 망치는 지름길일 뿐이다. 게다가 김연아는 깎아내리려해도 깎아내릴 수 없는 그런 브랜드 아닌가.


김연아는,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는 이런 식으로 매도 당하고 난도질 될 만큼 만만한 컨텐츠가 아니다. 그녀는 피겨 볼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몸을 일으켜 세워 당대 가장 존경받는 피겨 스케이터가 되었고, 실력 하나만으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한국 피겨계에서 김연아만큼 자신의 일생을 빙판위에 모두 던져내며, 수미일관의 정체성으로 오롯하게 버틴 인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오직 하나, 오로지 김연아 뿐이다. 김연아만큼 밖으로 내보이는 당당한 외양 못지않게 충실한 소프트웨어를 구비했던 여성 스포츠 선수도 드물다.


그런 그녀가 '제 2의 인생'을 선택하는 기로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이 시점에 "경기를 안 나간다, 광고만 찍는다" 고 비난하는 건 너무나 잔인한 일이다. 김연아가 연예인을 하든, 다시 빙판 위에 서든, 아니면 IOC 위원에 도전을 하든 그건 김연아 스스로가 선택할 몫이지 제 3자가 왈가왈부할 사항이 아니다. 더 나아가 그녀가 그 어떤 선택을 하든지간에 그 선택에 비난을 할 자격 역시 그 누구에게도 없다. 연예인을 하면 어떻고, 광고를 찍으면 어떠한가. 무엇을 하든지 김연아는 김연아 일 뿐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를 매료시킨 피겨여제, 바로 그 김연아 말이다.


우리 제발, 그녀가 걸어가는 길에 박수와 응원을 보내지는 못할 망정 섣부르게 비난하고 비판하는 우를 저지르지 말자. 그녀의 연기에 울고 웃으며, 그녀의 점프 하나하나에 숨 막히는 긴장감을 느꼈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재능과 노력의 황금 비율에, 근면함이라는 필살기로 무장하여 지금껏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역사적이고 전설적인 기록을 써내려간 이 '피겨여제'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람이 더더욱 많아지기를, 대한민국에 사는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또 바라본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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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2.02.07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중 틀린부분이 있습니다..수정해주세요~^^
    아이비스포츠랑 계약해지를 한게 아니라..계약기간 다~지키고 재계약을 안한겁니다.
    김연아측은 계약해지 한적 없어요.올림픽까지 계약되어 있었고 재계약 안한거라구요~

  2. Favicon of http://greenstartkorea.tistory.com/ BlogIcon 그린스타트 2012.02.07 1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유치한 비난 이네요 응원해주지는 못할 망정이요.

  3. 지나가다 2012.03.06 0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전에 그 기사 읽고 분개한 기억이... 한마디로 금메달리스트가 계속 피겨를 하든, 연예인을 한든 무슨상관인지...거기다가 앞으로의 심정을 밝힌것도 아닐진데...
    국민들 마져 연아선수의 피겨선수로서 많아지는 나이때문에 앞으로의 행보에 힘들면 관두어도 좋다라는 마음인데....나쁜 회사의 참 더러운 오지랖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