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가 종영까지 단 10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종영이 가까워지면서 이른바 '김병욱 사단'이라 일컬어지는 [하이킥] 시리즈의 주요 출연진들도 카메오로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야말로 '카메오 잔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이킥] 시리즈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한다면 역시 이 시리즈를 거치며 톱스타로 발돋움 한 여러 배우들이라 할 것이다. [하이킥]에 출연한 배우들은 중견배우부터 아역들까지 전 연령층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이 때문에 꼭 다음 시리즈에서는 '보은'의 의미로 카메오 출연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이킥3]에는 정보석, 박해미, 정일우, 신세경, 윤시윤, 최다니엘, 황정음, 김범 등이 카메오로 나온 가운데 12일 방송분에서 '빵꾸똥꾸' 진지희가 등장해 극에 활력을 더했다.


진지희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이순재의 손녀딸이자 정보석의 맏딸인 '해리' 역으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심술 궂지만 내면에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해리는 [지붕뚫고 하이킥]이 낳은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였으며, "빵꾸똥꾸" 라는 말을 전국적으로 유행시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막무가내에다가 예의 범절이라고는 조금도 모르지만 무조건 미워하기엔 너무나 귀여웠던 인물이 바로 진지희가 연기한 '해리'였다.


반갑게도 [하이킥3] 12일 방송분에서 이 해리가 다시 등장했다. 정보석의 딸이 아니라 드라마 PD의 딸로 설정만 바뀌었을 뿐, 해리의 독특한 캐릭터는 여전히 생동감 넘치게 살아 숨쉬며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막무가내에 막말을 쏟아붓는 것도 똑같았고, 어른 무서운 줄 모르고 반말에다 소리를 지르는 것 역시 똑같았다. 다소 밋밋한 캐릭터만 존재하는 [하이킥3]에서 '해리'의 존재는 말 그대로 군계일학의 포쓰를 유감없이 뿜어냈다.


해리는 사랑을 쟁취하는데도 망설임이 없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한 눈에 반한 이종석에게 끈질기게 대쉬하며 웃음을 유발한 것이다. 과연 해리다운 설정이었다. 재밌는 것은 이런 해리의 행동이 [해품달]의 민화공주 캐릭터와 묘하게 겹쳐 보였다는 사실이다. 해리 역을 연기한 진지희는 [해품달]에서 민화공주의 아역으로 열연한 바 있다. 아마 [하이킥3] 제작진이 이 점을 노리고 해리와 민화공주 캐릭터를 믹스매치 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강렬했던 것은 해리와 크리스탈의 만남이었을 것이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 "빵꾸똥꾸" 해리가 있다면, [하이킥3]에는 "스튜핏" 안수정이 있다고 할 정도로 해리와 안수정 캐릭터는 유사한 점이 대단히 많다. 우선은 안하무인에 막말의 대가라는 점, 기분 나쁘면 상대가 누구든지 쏟아 붓는다는 점, 게다가 각자 필살기인 "빵꾸똥꾸"와 "스튜핏"이라는 유행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하이킥3] 초반부터 해리가 커서 수정이가 된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의 캐릭터는 동일선상에 머물러 있다.


역대 하이킥 시리즈에서 가장 '한 성격' 하는 캐릭터인 해리와 수정이의 대결은 그야말로 불꽃이 튀었다. 탁자에 놓여진 수정이의 머리띠를 발견한 해리가 "이건 내거야!" 라고 특유의 억지를 부리자, 수정이 역시 "이게 왜 니거야!" 라며 맞받아쳤다. 그럼에도 해리가 말도 안되는 억지를 멈추지 않자 수정이가 "이 스튜핏!" 이라며 선공을 날렸다. 재밌는 건 해리가 이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자 수정이가 "스튜핏 뜻도 몰라? 이거 진짜 스튜핏이네?" 라며 연타를 때린 것이다. 


이에 직감적으로 안 좋은 뜻임을 캐치한 해리는 스마트폰으로 스튜핏을 검색해 보고서는 "뭐? 멍청이? 이 빵꾸똥꾸가!" 라고 맞받아쳤고, 이에 수정이는 "빵꾸똥꾸? 어디서 족보도 없는 욕이야?" 라며 신경질을 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야말로 유방과 항우, 호랑이와 사자의 대결이라고 할 만큼 해리와 수정이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자신들의 '한 성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과연 하이킥 시리즈가 배출한 최고의 안하무인 캐릭터들이라 할 만했다.


그리고서 이어지는 "빵꾸똥꾸"와 "스튜핏"의 대결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치 랩 배틀이 붙은 것처럼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그들의 말싸움에 듣는 귀가 다 얼얼해 질 정도였다. 마치 만나서는 안 될 무림의 고수들이 잠시 대결을 펼친 것처럼 해리와 수정이의 대결은 짧았지만 강렬하고 흥미로웠다. 아예 해리와 수정이를 중심으로 해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만들었어도 충분히 재밌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빵꾸똥꾸"와 "스튜핏"은 시즌 1의 "오~케이!"와 함께 [하이킥] 시리즈를 대표하는 유행어다. 이 유행어를 한 자리에서 만나보는 것 자체만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하이킥] 시리즈는 미우나 고우나 역시 시트콤계의 본좌급이 분명하다. 몇 년 사이에 훌쩍 커버린 진지희를 만나볼 수 있었던 것도, 그럼에도 변함없이 째진 목소리의 "빵꾸똥꾸!"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시청자들에겐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이제 [하이킥3]에 남은 분량은 단 10회 뿐이다. [하이킥3]가 역대 하이킥 시리즈의 유쾌함과 즐거움을 이어 나가면서도 그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선 남은 분량을 최대한 내실있고 알차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결말의 향방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김병욱 시트콤'인 [하이킥3]가 이번에는 어떤 결말로 이야기의 끝을 맺게 될까. 자못 결말로 치닫고 있는 [하이킥3]의 남은 에피소드가 궁금해 진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