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대전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웃은 건 역시나 [더 킹]이다.


흥행 불패 하지원-이승기 콤비를 앞세우고 이재규가 메가폰을 잡은데다가 전작인 [해품달] 버프까지 받은 [더 킹]은 16%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경쟁작인 [옥탑방 왕세자]와 [적도의 남자]의 기세도 나쁘지는 않다. 박유천-한지민-이태성-정유미 사각라인으로 진용을 갖춘 [옥탑방 왕세자]와 엄태웅-이준혁 투 톱의 [적도의 남자] 역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국내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총출동 한 수목극 대전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배우들만큼 화려한 스타작가들간의 '자존심' 싸움이다. 그야말로 화려하다 못해 휘황찬란할 지경이다.



[더 킹]의 집필을 맡은 사람은 바로 홍진아 작가다. 홍정은-홍미란 작가와 함께 양대 '홍자매'로 불리는 홍진아-홍자람 작가는 [반올림][태릉 선수촌] 등의 드라마로 유명세를 떨친 스타 작가다. 특히 김명민-장근석이 출연했던 [베토벤 바이러스]는 홍자매의 대표 히트 드라마로 "똥덩어리""강마에" 등 숱한 유행어와 별명을 만들어내며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더 킹]은 홍자매가 [베토벤 바이러스] 이 후, 무려 4년만에 내놓은 드라마다.


당초 홍진아-홍자람 자매가 함께 집필하기로 했던 [더 킹]은 홍자람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중도 하차하면서 홍진아 단독 작가 체제로 재편됐다. 홍진아 작가의 첫 개인 작품이기 때문에 "흥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는 의혹이 대두됐고, 남자 주인공 캐스팅이 계속 미뤄지면서 뜻하지 않게 대본 이상설 등에 시달렸다. 하지만 하지원-이승기 투 톱이 캐스팅 되고 [다모]의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MBC의 최고 기대작으로 위치가 격상됐다.


기대와 우려 속에 첫 방송을 시작한 [더 킹]은 16%의 준수한 첫 방송 성적을 기록하며 홍진아의 체면을 톡톡히 살려줬다. 시청률 뿐 아니라 작품성 측면에서도 큰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이 얼마나 흥행세를 이어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홍진아로선 [더 킹]이 30% 정도만 찍어준다면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통해 몸값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킹]이 시청률 면에서 진정한 '킹'이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더 킹]의 뒤를 이어 수목극 2위를 차지한 [옥탑방 왕세자] 역시 기대작 중 하나다. 첫 방송 시청률은 9.8%로 한 자릿수지만, 1~2회 전개가 생각보다 쫄깃해 다음 주부터는 무난히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더 킹]이 얼만큼 치고 나갈지가 관건이겠으나 [옥탑방 왕세자]가 첫 주 분위기만 유지한다면 수목극 판도가 아주 재밌게 전개될 듯 하다. [옥탑방 왕세자]의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 트렌디 드라마의 귀재 '이희명 작가'다.


90년대 최고의 히트 제조기였던 이희명은 93년 [공룡시대]를 시작으로 [도시남녀][미스터큐][토마토][수호천사][명랑소녀 성공기] 등을 줄줄이 히트시키며 당대의 스타 작가로 발돋움했다. 시청률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의 드라마는 [미스터큐][토마토][수호천사][명랑소녀 성공기]가 모두 40%대 시청률을 기록했고 김희선, 송혜교, 장나라 등이 그의 드라마를 통해 흥행력을 검증받으며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2006년 [불량가족] 이 후로, 이희명이 6년만에 내놓은 [옥탑방 왕세자]는 세자빈의 죽음을 파헤치던 왕세자가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로 오게되며 겪는 좌충우돌 로맨틱 코미디로 이희명의 탄탄한 대본과 세련된 연출로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막강한 경쟁작인 [더 킹]이 단단히 버티고 있는만큼 이희명이 특기인 '코미디'와 '멜로'를 어떻게 버무려 낼지가 수목극 대전의 중요 포인트가 될 듯 싶다.


수목극 대전에서 꼴찌를 하기는 했지만 [적도의 남자]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경쟁작들과 비견되는 정통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엄태웅의 브라운관 컴백작으로 주목받은 [적도의 남자]는 인간군상의 모난 대립과 갈등을 통해 수준 높은 복수극을 표방한 작품이다. 첫 회는 '별로'라는 평이 많았지만 2회 방송분은 스토리, 연출, 연기 삼박자가 모두 맞아 떨어지며 만만치 않은 작품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특히 [적도의 남자]가 기대되는 이유는 '김인영 작가'가 집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드라마 [짝]을 시작으로 최지우 주연의 [진실], 정준-소유진 주연의 [맛있는 청혼], 류시원 주연의 [그 햇살이 나에게], 명세빈 주연의 [결혼하고 싶은 여자], 김지수의 신들린 연기가 돋보였던 [태양의 여자]가 모두 김인영의 작품들이다. 이번 [적도의 남자]는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태양의 여자]의 '남자판'으로 기획 된 드라마다.


김인영 드라마의 특징은 시간이 지날수록 뒷심이 강해지며 시청률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 [적도의 남자]가 비록 시청률 한 자릿수로 시작했지만 향후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김인영의 강렬한 필력이 어떤 식으로 빛을 발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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