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에게 아주 큰 실망을 한 적이 있었다. 그가 특별히 잘못해서가 아니었다. 다만, 그는 나의 한마디에 위로가 아닌 충고를 했을 뿐이었다.

 

 그게 뭐가 그리 큰일이냐고 소심한 내 마음을 책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힘들다"는 한마디를 건넸을때 돌아온 것이 "그건 네가 잘못해서 그런 거지"라는 충고요, 책망이었을 때  참으로 아프고 찔렸다.  속에서 끓어오르기도 하고 뒤틀리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마구 샘솟았다.

 

 그래서 일까. 고쇼에서 조인성이 "나는 여자친구에게 위로해 주지 않는다"고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상당히 거슬리기 시작했다. 위로가 절실한 사람에게 위로해 주지 않는다는 그의 말. 그건 정말 연인관계에서, 아니 인간관계에서 도움이 되는 행동일 것인가.

 

 

 

 조인성은 참으로 잘생겼다. 키도 크다. 재력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여자가 바라는 그 무엇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집을 정도로 인간관계라는 것이 말 한마디에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말을 항상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조인성은 고현정이나 여자친구에게 위로를 받고 다시 힘을 얻은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고현정에게 배우 생활을 그만둘까라는 조언을 했을 때 고현정은 책을 선물해 주고 "결국은 돌아오게 되더라, 이게 네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말을 통해 조인성을 위로해 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고현정이 꺼낸 말 또한 흥미롭다.

고현정은 "그 상황에서 누가 '그래, 너 배우 안맞았어. 당장 그만둬'라는 말을 듣고 싶겠냐""정말 다른 길로 가려면 그만큼 노력한 기반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실질적인 충고도 잊지 않았다.

고현정의 화법이야 말로 사람들이 원하는 그것이다. 먼저 그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헤아려 주고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 특히나 "너는 그렇더라"가 아니라 "나는 그렇더라" 고 말을 시작하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보니 그러하더라"라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말은 상대방이 받아들이기에 거부감이 없는 화법이었다.

 

 또한 조인성은 자신의 마음을 공감해주고 같이 울어주는 여자친구에게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인성도 '공감'의 힘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위로를 받으려 전화를 건 여자친구에게 위로가 아닌 "네가 잘했어야지"라는 말을 건넨다는 것은 충격 아닌 충격이었다.

 

 

 

  단지 나는 "힘들다"는 한마디를 했을 뿐인데 "그건 네가 이러이러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결과가 나온것이지"라는 충고를 건넨다는 것은 마치 충고라기 보다는 책망이고 비난에 가깝다. 그 말을 들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따듯한 위로를 받고 싶었던 사람의 마음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일 수 있는 말이다.

 

 충고란 준비된 사람한테나 하는 행동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갑작스런 충고는 엄청난 리스크를 담보한다.

 

 이런 말에 정형돈은 "선 위로를 하고 후 충고를 해도 되지 않냐"고 물었다. 이 말이 맞다. 일단 "네가 힘들었겠구나, 그런데 이러 이러 해서 그런 건 아닐까?" 하고 물어보는 형식으로 했다면 훨씬 더 부드러운 충고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상황에 있어보지도 않고 그 사람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어떤 감정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네가 잘못했네"하는 충고를 던지는 것은 "네가 뭘안다고 말 함부로 하냐"하는 감정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인정받고 존중받고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길 원한다. 그건 그런 화법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누구 "그건 네 잘못이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겠는가.

 

 나에게 충고를 던졌던 사람은 "나는 위로가 듣고 싶다"는 나의 한마디에 이렇게 말했다. "그건 자신이 책임지지 싫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 뿐이다"라고. 조인성처럼 "그런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래서, 그가 책임을 져 주어서 남은 것이 무엇이었을까. 그가 말한 해결책은 진정으로 제시되었는가. 그렇지 않았다. 남은 것은 내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잠들지 못한 밤이었다.  그 후로 그에게는 내 마음속 얘기를 꺼내지 못하게 되었으니, 해결이 되었다면 그와의 인간관계의 정리가 깔끔하게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사람의 의중을 파악하고 그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해 주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 물론 하고 싶은 말을 굳이 참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방법을 바꿔야 한다. 처음부터 "넌 잘못했다."고 나오는 사람과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는가. 이미 내가 한 행동에 대한 결론까지 내려놓은 사람과의 대화는 참으로 허망하기 그지없다.

 

 

 정말로 공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근데,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의문으로 충분하다. 단정적으로 "그건 네가 잘못했네"하고 말하기 전에 조금은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그 자세가 인간관계에서는 절실한 것이다. 너와 예의를 차려야 겠냐고, 우리는 진정으로 편한 사이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편한 사이는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아무렇지 않게 터 놓을 수 있는 그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건 최소한의 공감없이는 불가능한 사안이다. 그건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고 배려고 상대방의 아픔도 이해해 주고 싶은 따듯함이다. 그것을 단순히 딱딱한 예의범절로 규격화 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정말로 아니라고 생각된다 해도 "그래, 너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한마디 해주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정 아니라면 "근데 나같으면 이랬을 것 같다"고 한마디 하면 된다. 굳이 그렇게 얘기해서 남을 것도 없지만 정 들어주기 민망한 잘못이라 생각한다면 "너"가 아닌 "나"의 입장을 전달하면 그 뿐이다.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에 상대방의 진심이 느껴지고 또 그 진심으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결국 그런 걸 알지 못한다면 인간관계가 구렁텅이로 빠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일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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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un5166.blog.me BlogIcon 2012.06.14 1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글들 보면서 내린 결론은 제가 직접 보고듣지않은 것에 대해서 글이 언급한 부분은 사실이라고 믿어버리지 않는겁니다. 그러니까 조인성에 대해서 어떤 판단도 하지않을겁니다. 그치만 이렇게 말씀 잘 하시는 분이 왜 이렇게 편협된 시각으로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절대로 다 맞다는 식이신지 매우 안타깝군요. 오랫만에(?) 참으로 공감가는 이야기를 만났는데 마냥 공감하기만하기는 어렵습니다...

  2. Favicon of http://un5166.blog.me BlogIcon 2012.06.14 18: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글들 보면서 내린 결론은 제가 직접 보고듣지않은 것에 대해서 글이 언급한 부분은 사실이라고 믿어버리지 않는겁니다. 그러니까 조인성에 대해서 어떤 판단도 하지않을겁니다. 그치만 이렇게 말씀 잘 하시는 분이 왜 이렇게 편협된 시각으로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절대로 다 맞다는 식이신지 매우 안타깝군요. 오랫만에(?) 참으로 공감가는 이야기를 만났는데 마냥 공감하기만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