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단 이틀만에 90만에 육박하는 성적을 내면서 관심의 중심에 섰다.

 

 물론 비판 여론도 있다. 독점하듯 가득 채운 스크린 수, 톱스타들의 물량공세, 대대적인 홍보까지. 이정도면 흥행을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한 노릇일 수도 있다. 게다가 오션스 일레븐, 이탈리안 잡 등의 영화를 떠 올리게 한다는 점에서도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도둑들은 이 모든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흥행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 숨은 적재 적소의 유머와 흥미로운 에피소드들로 가득 메워져 있는 이영화는, 흐름만 잘 탄다면 7~800만까지도 갈 수 있는 파급력을 갖췄다 말해도 좋을 듯 하다. 일단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면서 결코 지루하지 않게 관객들의 마음을 잘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영화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연기자들이 하나같이 튀지 않는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연기로는 불평을 받지 않았던 배우들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이 전지현이었다. 아직 엽기적인 그녀의 이미지가 가득 남아있는 전지현의 연기는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었다. 

 

 

 전지현의 이름값, 거품이었던 시점에서

  전지현은 그동안 톱스타로 군림해 왔지만 톱스타의 이름값을 한 작품이 얼마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전지현하면 아직까지 떠 오르는 [엽기적인 그녀]만이 그가 가지고 있는 '전지현 톱스타'의 지지기반이었다. 그 외에 전지현은 각종 CF에서만 그녀의 매력을 드러내며 작품에서 전혀 존재감을 발현하지 못했다. 엽기녀 이후 선택한 모든 영화들이 엽기녀를 이용하기도 했고 떨쳐 버리려는 시도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지현은 혹평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전지현이 끊임없는 혹평이 시달렸던 것은 전지현의 연기력이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부정확한 발음과 한계를 보여주는 감성 표현, 이미지 변신의 불가능 등의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전지현의 연기는 고개를 절로 흔들게 했고 전지현 이름값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해외 진출 성적도 시원치 않음에 따라 전지현은 어느 순간 대중의 관심에서 저만치 멀리 떨어져 버린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전지현이 예니콜로 출연한 도둑들은 전지현이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다. 전지현은 도둑들에서 굳이 자신의 장점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실 전지현의 역할은 엽기적인 그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좋을 만한 캐릭터다. 엉뚱한 행동으로  곳곳의 웃음포인트를 전지현이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지현 전성기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딱 달라 붙는 작업복을 입고 건물을 뛰어내리는 전지현의 몸매 역시, 전지현의 캐릭터를 더욱 호감으로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전지현은 날씬한 몸매와 코믹연기라는 두가지 장점을 골고루 활용하며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지현, 예전 이미지 활용, 독똑한 선택

 

 이전의 이미지를 재활용했으면서도 정체되었다고 생각한 연기력이 아니라 상당히 발전되었다고 느껴졌다는 점에서 전지현의 이번 영화는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다. 단순히 요즘 대세라는 김수현과의 키스신 때문이 아니었다. 키스신이 데뷔후 처음이라는 점 역시 그동안 전지현이 얼마나 역할에 한정을 두고 있었는 가를 알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도 담배를 피는등의 연기를 했지만 그건 단지 생색내기에 불과했다. 도둑들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 욕을 내뱉는 등의 연기, 예전의 전지현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을 능청스럽게 소화해 내 이질감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지현에게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더욱 전지현이 주목되는 이유는 영화 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혜수와의 매력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매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전지현은 펩씨역의 김혜수와 은근한 라이버리를 형성하며 재미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했다. 김혜수의 연기력이야 이전부터 알려진 바이지만 전지현은 그렇지 않았다. 전지현이 그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면 둘의 관계에 재미가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전지현은 김혜수와의 관계에서도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내며 극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연기력이야 단순비교가 불가능하지만 존재감이 김혜수의 포스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는  것은 전지현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전지현은 영화의 마지막까지 가장 중요한 캐릭터 중 한명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전지현만이 주목받는 그런 스토리라고는 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전지현의, 전지현에 의한, 전지현을 위한 영화들만이 제작되었지만 이제 전지현은 주변과 융합하고 어울리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성장할 기회는 놓치지 않았으니 전지현의 이번 행보는 성공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 하다.

 

 앞으로 전지현이 얼마나 더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전지현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전지현의 꺼져가던 매력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디 다음에도 현명한 선택이로 전지현이라는 배우가 재평가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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