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배현진은 얼마전 트위터에서  “내 트위터 와서 욕을 ‘배설’하고 가는 남녀들 찾아오지 마십시오, 안쓰럽습니다.”라는 한마디를 던졌다. 그리고 그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나운서로서 그런 안티세력을 얻은 것은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은 인기에 대한 부수적인 부작용으로 따라오는 안티들은 아나운서의 영역에서는 그다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만약 있다 하더라도 수가 현저히 적었으며 기사 등에 악플을 다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나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의 주변에서는 트위터에 찾아가서 욕을 배설하는 행동을 하는 것처럼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배현진 아나운서는 그만큼 새로운 형태의 적극적인 안티를 양산해 낸 최초의 아나운서라고 할 수도 있다.

 

누구도 함부로 욕설을 들을 이유는 없다. 배현진 아나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 배현진이 아니라 아나운서 배현진의 입장이라면 이런 상황에 대하여 단순히 ‘내게 욕하지 마라’는 경고가 아닌, 그 드물다는 아나운서의 안티세력을 갖게 된 배경에 심사숙고 해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MBC의 파업은 참으로 많은 곳에 영향을 끼쳤다. 무한도전이 무려 24주나 결방을 하며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웠고 뉴스에선 더 이상 현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MBC 사장이 교체되는 그 순간부터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라고 생각한 MBC의 대다수 직원들은 소속 아나운서들을 포함해 모두 파업에 돌입했다. 이 파업이 그간의 파업과는 다른 것이라 한다면 자신들의 권익이나 세력 확장의 목적이 아닌, 언론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반하는 거대권력과의 거래에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는 점이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못 보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많은 사람들이 MBC파업을 지지 했던 이유는 그들의 대의와 명분이 언론사가 지켜야 하는 양심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MBC가 언론사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단순히 거대 권력과 결탁하고 낙하산 인사를 채용하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다면 그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었다.

 

허나 MBC의 파업을 모두가 지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소신과 입장을 갖고 산다. 누군가에게 MBC의 파업은 정의일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그 반대가 정의일 수도 있다. 자신이 믿는 것을 수호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무시한 채 무조건 한 가지 생각만을 강요하는 것은 오만이다.

그러나 문제는 배현진 아나운서가 택한 그 자리가 그의 소신인가 아니면 이익인가 하는 점이다. 처음엔 파업에 동참하던 배 아나운서는 파업이 진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입장을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파업 동참을 강제로 강요받았다.”며 “더 이상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외에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같이 파업한 동료들을 독단적이고 강압적인 독재세력처럼 묘사한 것도 모자라 그의 소신보다는 시청자를 핑계 삼아 파업 전선에서 빠져나왔다는 것은 그의 인격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이후 배 아나운서는 MBC의 메인 앵커자리를 다시 꿰차며 MBC 뉴스의 얼굴이 되었다. 문제는 배 아나운서의 얼굴이 MBC 뉴스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동안 파업에 동참한 다른 얼굴들은 MBC에서 모두 사라져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사실상 좌천이나 다름없는 인사이동이 결정난 아나운서들도 생겨났다. 시청자가 과연 이런 결과를 원했을까. 시청자이외에 어떤 것에도 끌려가지 않겠다던 배 아나운서는 오히려 파업으로 자신의 위치와 입장을 공고히 하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특혜를 입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시청자의 몫이라면 시청자들은 그 몫을 다 하기를 거부했다. 결국 배 아나운서는 그토록 파업 철회의 이유라 주장했던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시청자들은 공명정대하고 정의로운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길 원한다. 실제로 그들이 속물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겉으로는 그들의 모습을 존경할 수 있길 바란다. 그래야 그들이 전하는 소식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자신은 소신이라 포장하지만 결국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시청자를 핑계 삼은 아나운서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일구 아나운서나 김주하 아나운서가 뉴스의 간판 얼굴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배현진 아나운서는 시청자를 위해 복귀했다는 그의 발언과는 상관없이 ‘욕 배설하지 말라’며 시청자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MBC의 ‘시청률 지상주의’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핏대를 세우는 배현진 아나운서일까.

 

<MBC 뉴스데스크>는 40년 넘게 9시에 방영되던 뉴스데스크의 편성을 갑작스레 8시 대로 옮기며 3%대 까지 떨어진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썼다. 그 덕에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결국 시청률은 다시 반 토막이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단순한 방영 시간대의 문제가 아님이 증명된 것이다.

 

이는 MBC자체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증거다. 방송 삼사 중에 가장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뉴스 데스크는 시청률 1위가 아니면 사퇴할 뜻까지 밝혔던 김재철 사장의 막다른 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신뢰가 아닌 안티만 양산하는 아나운서가 공명정대한 MBC의 얼굴이 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자못 의심스럽기만 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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