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대 장희빈이 김태희로 결정난 후,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제/ 이하 장옥정)>에 쏟아지는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하나 둘 씩 베일을 벗어갈수록 기대보다는 우려스러운 지점이 발견되고 있다. 장옥정이 극복해야 할 세가지 지점은 과연 무엇일까.

독하지 않은 장희빈의 스토리 과연 시청자에게 먹힐까?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제/ 이하 장옥정)>이 표방하는 장희빈은 기존의 독을 품은 팜므파탈의 장희빈이 아니다. 철저히 승자의 입장에서 써졌던 기존의 장희빈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진취적이고 당당한 새로운 여성상을 그리겠다는 취지다.

원작에서도 장희빈은 독한 팜므파탈이 아니라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된 캐릭터로 묘사된다. 기존의 강한 악녀 이미지라기보다는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표현된 것이다. 물론 기존의 장희빈을 그대로 모방하지 않겠다는 의지만큼은 긍정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기존 장희빈의 흥행 포인트는 바로 그 장희빈의 악랄함에 있었다. 장희빈이 사람들을 조종하고 마음대로 휘두르며 점점 파멸해가는 모습이 더 카리스마 있게 그려질수록 장희빈의 시청률 곡선도 따라 상승했다. 1대 김지미부터 8대 김혜수까지 장희빈의 모습은 항상 강렬했고 독살스러웠으며 죽음마저 자신이 끌어들이는 주체적인 캐릭터였다.

 

 

8대 장희빈이었던 김혜수 역시 서구적인 마스크와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 연기톤 등으로 미스캐스팅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지지부진한 스토리로 장희빈을 맡은 김혜수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초중반까지 김혜수는 표독스럽기 보다는 고고하고 우아했다. 어떤 면에서는 새로운 장희빈이었지만 시청자가 기대한 모습은 아니었다. 급기야 KBS측은 작가를 교체하기에 이르렀고 김혜수가 악독해지고 독해지는 후반부에 가서야 3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고 김혜수는 연말에 연기대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

<장옥정>이 새로운 장희빈을 그리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시청자가 그 장희빈을 얼만큼이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원작에서는 장희빈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원작대로라면 그동안의 장희빈보다는 다소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야기 거리들이 풍성해야만 제 9대 장희빈의 성공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기존의 장희빈의 캐릭터를 잃어버리고도 과연 더 나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스럽다.

배우들의 불안한 연기

 

 

그동안 장희빈을 연기한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은 뛰어난 연기력이었다. 장희빈이라는 희대의 팜므파탈을 연기하면서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던 것은 장희빈을 연기한 김지미, 윤여정, 이미숙, 정선경, 전인화, 김혜수등의 뛰어난 연기력이 한 몫을 했다. 하물며 연기력 논란이 없던 김혜수도 초반에 연기력 논란이 일었을 정도니 장희빈이라는 캐릭터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김태희는 국내 최고의 미녀 배우 중 한 명인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현대극에서도 연기력 논란이 있을 정도로 아직 그 연기력의 진가를 인정받은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연기력을 절대 필요로 하는 장희빈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타이틀롤인만큼 그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다가 장희빈이라는 캐릭터는 그 중요도가 다른 타이틀롤보다도 훨씬 더 무게감이 있다. 주변 인물들이 아닌 장희빈 본인이 빛나지 못하면 드라마 자체의 매력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더군다나 숙빈최씨의 역할을 맡은 것은 아이돌가수 카라의 한승연이다. 물론 한승연의 연기를 아직 보기 전이라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그가 뛰어난 연기를 할 것이란 기대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장희빈이 나오는 역사 속에서 숙빈최씨는 인현왕후보다는 약하게 표현되는 캐릭터지만 엄연히 장희빈과 대립구조를 만들고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이다. 숙빈최씨 역시 매력적인 인물인 까닭에 <동이>라는 드라마로 재조명되기도 했다. 그만큼 쉽게만 볼 수 는 없는 캐릭터다. 이 캐릭터에 일본에서 드라마를 찍어봤다고는 하나 정극 연기경력이 전무한 한승연을 캐스팅한 것은 다소 의외다.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할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숙종역의 유아인만이 유일하게 연기를 기대할 수 있는 배우다. 허나 유아인 역시 현대극에서 연기력으로는 호평을 받았지만 사극에서는 아직 그 능력을 검증받은 적이 없다. 다소 현대적인 이미지의 유아인이 숙종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군다나 <장옥정>은 다른 장희빈에 비해 숙종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크다. 원작에서 숙종이 장희빈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역할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원작의 스토리 속에서 숙종은 다소 이기적이고 나약하게 그려진다. 이런 캐릭터의 매력을 어떻게 살리는가 하는 것이 유아인이 가진 고민거리다. 더군다나 아직 소년같은 반항아 이미지마저 있는 유아인이 임금의 근엄함을 어떻게 자기것으로 만드느냐가 큰 숙제로 남아있다.

드라마 작가가 아닌 소설작가가 극본을 쓴다?

드라마와 소설은 명백히 그 분야가 다르다. 드라마는 소설보다 더 압축적이어야 하고 극적일 필요가 있다. 소설 원작 드라마들이 각색될 때 소설 작가 본인이 아닌 각색하는 드라마 작가가 따로 붙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 둘은 비록 원작을 근간으로 각색을 한다 해도 전혀 다른 장르다. 차라리 드라마나 영화 작가들이 극적인 구성으로 소설을 내서 성공한 사례는 있다. 미국의 시드니 셸던이 그렇고 우리나라에도 김수현같은 대작가의 소설이 있다. 그들의 작품들은 문학적인 가치는 제쳐두고 일단 재미가 있기에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 그러나 소설을 쓰던 사람이 시나리오를 써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그들은 문어체와 소설형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까닭에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하는 드라마적 구성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소설작가는 드라마작가와 같아질 필요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의 영역은 드라마 작가에게 맡기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장옥정>은 원작자인 최정미가 직접 극본을 맡았다. 물론 아직 그 능력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드라마 구성을 얼만큼 이해하고 제대로 된 시퀀스로 대본을 그려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소설이 아닌 드라마 판에서 위에 열거한 단점들을 극복할만한 획기적인 대본이 나올지도 의문이다. 과거 기태영과 유진을 맺어준 드라마, <인연만들기>역시 원작자가 직접 대본을 썼지만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를 무조건 원작자의 한계라고 부르기는 힘들지만 드라마의 세계와 소설의 세계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과연 이러한 문제점들을 모두 극복하고 <장옥정>이 성공작이라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판단은 이르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들을 충분히 염두해 두고 타계책을 만들지 못한다면 <장옥정>은 역대 장희빈 시리즈 중 유일한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드라마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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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angjin2618.tistory.com BlogIcon 모르세 2013.02.06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즐거운 시간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