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가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20%를 넘나들던 시청률이 15%떨어졌다. 최근 몇 주 동안 5% 이상 시청률이 빠지며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든 모양새다.

 

 

2011년부터 2년 넘게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프로그램답지 않은 성적표다. <개그콘서트>는 왜 이런 난관에 봉착하게 된 것일까.

 

 

 

 

강력한 한 방이 없는 개그콘서트

 

 

2011<개그콘서트>가 절정의 인기를 누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대박코너와 신예스타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애정남’‘비상대책위원회’‘감수성’‘풀하우스’‘생활의 발견’‘용감한 녀석들’‘꺾기도’‘멘붕스쿨’‘희극 여배우들’‘정여사’‘거지의 품격등의 코너들이 바통을 이어가면서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했고 최효종, 정범균, 김원효, 정태호, 김준현, 허경환, 신보라, 김기리 등의 깜짝 스타들도 연달아 탄생했다.

 

 

그러나 최근 <개그콘서트>가 처한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장수 코너들의 식상함이 가중되고 있는데다가 새로 론칭한 코너들이 예전의 개그 코드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개그콘서트> 특유의 신선함과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다. 이미 패턴이 정해진 개그 스타일로 시청자들을 웃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시청자 이탈이 눈에 띄게 가속화 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결정적 한 방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코너들이 하향평준화 되다보니 소위 대박코너들이 보이질 않고 있다. ‘미필적 고의’‘나쁜 사람정도가 분전하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전체적으로 힘이 달리는 모양새다. 자잘하고 소소한 웃음도 좋지만 애정남정도의 파급력 있는 코너가 두 개 이상은 있어야 새로운 시청자 층을 유입할 수 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코너를 만들어 내야 하는 이유다.

 

 

주목할 만한 신예스타의 부재 역시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현재 <개그콘서트>를 이끌어 가는 개그맨들 대부분은 KBS 공채 개그맨 22기부터 25기들이다. 이들은 2011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2년 넘게 <개그콘서트> 무대를 장기집권하고 있다. 이제는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생각해야 할 때다. 식상함이라는 벽에 부딪힌 <개그콘서트>로서는 새로운 얼굴을 최대한 발굴해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나쁜 사람의 이문재를 비롯해 서태훈, 정승환, 이상훈, 김수영, 김혜선, 홍나영 등 KBS 공채 개그맨 26기들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개그맨들이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프로그램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 넣고, 여태껏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의 개그를 다양하게 시도해야 한다. 2년 전보다 훨씬 강력한 물갈이만이 시청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있다.

 

 

 

부담 되는 경쟁작들의 선전

 

 

위에서 거론한 문제들이 <개그콘서트>내우(內憂)’라면, 타 방송사 경쟁작들의 선전은 외환(外患)’이다. <개그콘서트>가 방송되는 일요일 밤 915분부터 1055분 동안 타 방송사에서는 주말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다. <개그콘서트>로서는 1시간 40분 내내 방송사에서 사활을 걸고 만드는 주말 드라마와 경쟁해야 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9시대 SBS <내 사랑 나비부인>MBC <아들녀석들>과의 경쟁은 그나마 수월한 편이다. <아들녀석들>은 시청률 한 자릿수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내 사랑 나비부인> 역시 톱스타 염정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10% 초반대 시청률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하기는 하지만 이 시간대 만큼은 <개그콘서트>가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종편을 중심으로 한 비지상파 채널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 중 JTBCC <무자식 상팔자>의 선전은 충격적이다. 지난 17, 4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릴 때까지 <무자식 상팔자>1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의 입지를 위협했다. 그 결과 <내 사랑 나비부인><아들녀석들>은 물론이고 <개그콘서트> 역시 시청자 이탈을 감수해야만 했다. 지상파가 점유하고 있는 시청률 파이가 적어지게 되면서 <개그콘서트>의 시청률 또한 손해를 보게 된 셈이다. <무자식 상팔자>가 종영한 만큼 추후 <개그콘서트>9시대 시청률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게 됐다.

 

 

10시대로 접어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MBC <백년의 유산>20%대 시청률을 굳건하게 기록하고 있는데다가 SBS <돈의 화신>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다. <개그콘서트>로서도 밤 10시대는 각종 인기 코너들이 대거 등장하는 프라임 시간대. 한 마디로 프로그램의 명운을 걸고 포기할 수도, 양보할 수도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17일 기준으로 <개그콘서트>는 시청률 15.8%(닐슨 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시청률 20.8%<백년의 유산>에 밀려 동시간대 2위로 주저앉았다. 15.3%를 기록한 <돈의 화신>과의 격차도 겨우 0.5%에 불과하다. 마땅한 시청률 타개책이 없는 <개그콘서트>로서는 사면초가의 입장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칫하다간 동시간대 3위라는 전례 없는 굴욕을 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결국 <개그콘서트>는 대박코너 실종, 신예스타 부재, 경쟁작 선전이라는 ‘3중고속에서 시청률 하락이라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최근 2년 동안 누려온 절정의 인기세가 한 풀 꺾이면서 대대적인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13년간 한결 같이 자리를 지켜온 <개그콘서트>는 과연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밑바닥부터 완전히 갈아엎겠다는 필사의 각오가 아니라면 작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현실 안주는 이제 그만 두고, 자존심 회복을 위한 혁신에 나설 때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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