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 한다.


아무리 인기가 좋다고 하더라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과유불급'.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 지금 그 상황이 딱 맞는 사람이 있다.


바로 손연재다.

 

 

 

 

손연재는 아시안 게임에서 '얼짱 선수'로 주목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여리여리한 몸매에 귀여운 얼굴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시안 게임이 낳은 스타들 중 외모로 따지자면 단연 빛났다. 게다가 동메달도 땄다. 인기가 없을 수 없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고, 그녀를 둘러싼 여러 인터뷰가 가십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 때만 해도 국제대화가 끝나면 으레 벌어지는 해프닝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손연재'라는 이름이 운동선수인지, 연예인인지 헷갈릴 정도로 언론지상에 쏟아져 나왔다. 김연아를 잇는 국민여동생이라고 호들갑을 떨었고, 일거수 일투족이 기사거리가 됐다. 그녀의 커리어에 비해 언론이 너무 과열되어 있었다. 재밌는 건 이 과열된 분위기를 손연재 측에서 조장하고 즐겼다는 데 있다.



손연재와 관련된 기사거리를 보고 있노라면 헛웃음부터 나온다. 본업인 리듬체조에 관련된 이야기는 별로 없고 어디서 무슨 CF를 찍었다는 둥, 좋아하는 이상형은 누구라는 둥, 사귀고 싶은 연예인은 누구라는 둥 하는 별 시덥지도 않은 얘기들만 가득하다. 대중들은 크게 궁금해 하지도 않는데 앞다퉈 기사를 내며 찬양 일색이다. 손연재 측의 인기몰이 언론플레이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귀엽게 봐줄만 했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손연재 타령에 학을 뗄 정도다. 왜 매번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것도 훈련이 아닌 CF 촬영 같은 일들을- 일일이 언론지상에서 보고 받아야 하는지 의아해지기까지 한다. 이 정도 수준이면 웬만한 대중 연예인 못지 않다. 아니, 웬만한 대중 연예인보다 더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녀의 언론플레이가 더욱 거북스러운 것은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돈냄새'가 너무 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손연재의 행보는 자금력과 너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그녀는 어느 순간 돈을 벌기 위한 하나의 소잿거리로 전락해 있다. 끝도 없는 CF 촬영과 화보 촬영, 인터뷰를 보노라면 말만 운동선수일 뿐이지 하등 연예인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이건 주객전도다.


 

물론 운동선수가 CF를 찍지 말라는 법 없다. CF 찍어서 돈 많이 벌고, 제 능력껏 사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운동선수면 운동선수답게 본업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손연재는 운동선수로서 그리 대성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변변한 성적을 거둔 적도 없다. 최근 나간 대회에서도 사실상 높은 국제 무대의 벽만 실감하고 돌아왔다. 언론이 아무리 찬양을 해도 객관적 시각에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녀가 이번에 수상했다던 볼 무분 동메달은 사실상 종목별 메달로 큰 의미를 두기 힘든 성과다. 그것도 1등이었던 선수가 갑자기 기권을 하는 바람에 4등이었다가 3등으로 올라간 것이니 더더욱 그렇다. B급 대회에 나가 종합 9등을 한 것이 잘한 성적이라고 볼 수 없다. 컨디션 난조와 부상을 탓하는 것도 한 두번이다. 발가락 부상 당했다며 높은 하이힐 신고 광고 찍고, 리듬체조 선수라면 당연한 체중 조절을 갑작스럽게 시도한다며 호들갑을 떠는 건 아무리 봐도 비상식적이다.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운동선수가 CF만 주구장창 찍어대며, "나 이쁜 얼굴로 CF 찍었어요" 가 요지인 기사만 하루가 멀다하고 내보낸다면 이건 누가봐도 이상한 일이다.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자본주의의 추악한 단면이다. 이럴거면 아예 연예인으로 전향을 해 정정당당하게 평가를 받든가, 그렇지 않을거면 운동선수로서 자신의 기량을 확인시켜 줘야 한다. 계속 이런 식으로 어정쩡한 언론플레이를 하는 건 한때나마 그녀를 주목했던 대중들에 대한 잔인한 기만이다.

 

 

 

 

혹자는 손연재의 최근 행보가 김연아와 닮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교하기조차 껄끄럽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감히' 누구와 누구를 비교하나. 손연재는 국제 대회에서 여전히 변두리에 있는 중하위권 선수지만 김연아는 이야기부터가 다른 인물이다. 한 마디로 세계 최고 선수다. 재능과 열정으로 악조건을 뛰어넘어 당대 최고의 슈퍼 피겨스타가 됐다. 미셸 콴 등 전설적인 피겨 선수들조차 혀를 내두르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 시대 진정한 피겨 여제다. 급수부터가 다르다.

 

 

김연아가 CF를 찍을 수 있었던 건 예쁜 외모 때문이 아니라 국민적인 호응과 호감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대회에서도 흔들림 없이 금메달을 따내는 그녀에게 우리가 바칠 수 있었던 건 무궁한 찬사와 존경의 박수 뿐이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CF를 10개를 찍든, 20개를 찍든 대중은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진짜 실력으로 딴 정당한 댓가, 그녀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연아는 손연재와 같이 '나 CF 찍어요'라며 보기에도 지겹고 민망한 언론플레이를 끊임없이 도모하지 도 않았다. 김연아에 대한 소식은 거의 대부분이 훈련과 시합에 관련된 내용이었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이슈와 뉴스거리가 됐다. 광고 촬영 현장을 일일이 내보내지 않아도, 이러쿵 저러쿵 가십거리를 쏟아내는 인터뷰를 하지 않아도 김연아는 그 자체로 이슈메이커였고 화제의 중심이었다. 이건 손연재와 확실히 다른 행보다.

 

 

이제 제발 손연재와 관련된 기사 좀 인터넷 포탈과 언론지상에서 그만 봤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하고 짜증나는 광고 촬영 뒷이야기, 가십성 인터뷰로만 손연재를 만나야 하는 것일까. 7등을 해도 좋고, 12등을 해도 좋다. 순위가 문제가 아니라 운동선수로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재능만 보이면 얼마든지 박수쳐 줄 준비가 되어 있다. 불행한 건 지금 그녀에게 '운동선수'라는 본업이 그리 중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잘한 성적도 아니면서 조작과 왜곡을 서슴지 않고, 마치 톱 클래스 선수인 것마냥 행동하는 건 짜증을 넘어서 역겹기까지 하다.


인기를 얻어 돈을 벌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운동선수라는 직업을 내려 놓고 연예계로 들어오면 된다. 그런게 아니라면 제발 실력으로 모든 이들이 감탄하고 무릎 꿇을 수 있게 당당히 증명해 보여라. 그게 무수히 많은 기사들과 광고 뒷이야기보다 손연재라는 이름을 더욱 빛나게, 그리고 그녀를 더욱 멋들어지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녀의 짜증나는 언론플레이, 심지어 그녀를 망치고 있는 언론플레이를 이제는 제발 그만 보고 싶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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