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종영하는 <오자룡이 간다(이하 <오자룡>)>는 20%를 넘기는 높은 시청률로 MBC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일일드라마다. 이런 높은 시청률은 물론 <오자룡>의 재미에서 기인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장면들과 선악구도가 뚜렷한 이야기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 결과, <오자룡>은 시청률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는 방송계에서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자룡>은 시청률보다 더 큰 숙제를 남겼다. 바로 이야기의 전개 방식에 있어서 허점을 곳곳에서 드러내며 ‘욕하면서 보는’ 대표적인 작품이 되고야 만 것이다. 그 와중에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은 오히려 더 호감도가 떨어지는 기이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타이틀롤을 맡은 이장우의 캐릭터는 결코 배우 커리어에 있어서 플러스라고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장우는 드라마의 초반부터 지금까지 드라마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 어필되기 보다는 상대역 오연서와의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인 지금까지 오연서와의 결별설이 대두되는 것은 이장우에게 반가운 일일 수 없다. 그러나 이장우가 드라마 자체보다 사생활로 더 주목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오자룡은 일단 긍정적인 캐릭터다. 착한데다가 한 여자만 바라볼 줄도 알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안다. 그러나 그 ‘착함’은 드라마 안에서 응원하고 싶은 매력이 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주인공으로서 오자룡이 너무나도 수동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작가는 이 오자룡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불구덩이에서 사람을 구해내고 왕찰스(길용우)회장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등의 상황을 만들어 냈지만 이것은 오자룡이 사업적인 역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가정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데 대한 보상에 불과했다. 다른 지점에서 오자룡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바보처럼 당하기만 하는 것을 상쇄하고자 우겨넣은 억지스러운 주인공다운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자룡에게 더 필요했던 것은 뛰어난 결단력과 능동적인 행동력이었다. 의심스러운 장면을 보고도 아닐 거라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바보스러움이나 악역인 진용석(진태현)에게 계속 당하는 와중에서도 반격을 시도조차 못하는 답답함이 아니었던 것이다.

 

 마지막 일주일을 남겨놓고서야 오자룡은 결국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오자룡이 행동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 장백로(장미희)는 자신을 배신한 사위를 다시 대표로 앉히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증거가 담긴 USB는 없어지는 등의 답답하고 뻔한 전개가 펼쳐지면서 다시금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꼭 드라마가 현실적일 필요는 없지만 드라마 안에서 설득력 없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전개 방식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엄청난 실책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구세주로 나타난 오자룡은 전혀 매력적이지 못했다. 게다가 속 시원하게 진태현을 단죄하지도 못했다. 오자룡은 점점 이해할 수 없고 바보 같은 캐릭터로 변모하고 있었다. 

 

  오자룡은 결국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었다. 그에게는 착하다는 것 말고는 어떤 능력도 없다. 그러나 이 착하다는 것조차 이해할 수 없는 바보스러움으로 변모하면서 주인공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오자룡은 어떤 사건의 해결의 실마리도 제공하지 못했다. 모든 사건은 우연의 남발로 해결점을 제공했다. 그것이 과연 착한 것인가. 자기가 하는 일 없이 다른 사람에 기대서 성공하는 주인공은 착한 게 아니라 운이 좋을 뿐이다.

 

 왕찰스 회장에게 투자를 받기 위한 전략도 결국 끈기 있게 설득하는 것만이 전부다. 어떤 특별한 전략도 전술도 찾아볼 수가 없다. 투자를 받게 되는 과정도 필연적이라기 보다는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서의 드라마 전개방식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그 투자자는 오자룡의 친부다. 결국 핏줄을 잘 타고나지 않으면 성공조차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오자룡이 성공을 위해서 이제까지 자신의 두 발로 뛰어다닌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결국 뒤에서 착한‘척’만 하다가 모든 걸 잃어버릴 뻔한 답답한 캐릭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만큼 오자룡은 능력이 없다. 제목을 <오자룡이 간다>로 지은 이유조차 궁금하다. 오자룡은 언제나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오자룡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뒤에서 뒷짐 지고 서 있던 그는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민폐 캐릭터에 가까웠다. 결국 <오자룡>이라는 인기 드라마의 타이틀 롤을 맡고도 이장우는 오히려 더 인기가 떨어지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오히려 오연서와의 열애설 대처법에 그를 힐난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그것은 그만큼 오자룡이 이장우를 덮을 만큼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차라리 악역이라도 맡았다면 연기력에 대한 평가정도는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진용석역을 맡은 진태현의 연기만은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오자룡에게는 전혀 시선이 가지 않는다. 오자룡은 그렇게 매력없는 주인공은 악역보다 더 못하다는 씁쓸한 진실만을 남겼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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