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컴백한 이효리는 컴백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여자 솔로가수로서 이효리는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시켜 나왔다. 다소 부족한 가창력을 단순한 퍼포먼스 뿐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과 이미지로 적절히 커버할 줄 아는 현명함은 그를 10년 넘게 톱스타의 자리에서 군림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가 그런 위치까지 올라가는 데는 예능의 힘이 주효했다. 이효리는 여느 섹시 스타와는 다르게 시선을 주목하게 만드는 화술로 예능계 섭외 1순위로 올라섰다. 가수로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게 하는 데는 예능으로 쌓은 호감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효리는 여전히 예능계 섭외 1순위의 가수다. 여자 가수가 단순한 일회성이나 화제성이 아닌, 실질적인 예능인으로서 대우 받는 경우는 이효리 외에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그런 이효리인 까닭에 이효리는 컴백 후 이효리가 출연 가능한 거의 모든 예능에 얼굴을 비추며 그의 독특한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실제로 이효리가 출연한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이 소폭이라도 일제히 상승하며 이효리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효리는 일단 예능에 출연만 하면 대단한 주목도를 지닌다. 물론 이효리의 스타성도 이유가 되겠지만 더 큰 이유는 이효리는 사람의 귀를 집중시키는 화법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효리의 발언들은 다소 강하다. 직설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노골적이기까지 하다. 여자 스타의 입에서 ‘이진과 머리채를 잡고 싸웠다.’거나 ‘(강호동이 싫은 이유는)진부한 진행’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것은 굉장히 신선하다. 가끔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런 까닭에 이효리의 발언은 다소 아슬아슬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효리가 하는 발언들이 이효리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물론 예능에서 보여주는 캐릭터 역시 이효리의 실제 모습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이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이효리가 보여주는 화법은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지만 한 편으로는 남들을 깔아뭉개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효리의 화법은 MC나 다른 게스트에게 기죽지 않는 당당함과 자신감이 기본이 된다. 이 과정에서 면박을 준다거나 다소 독한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예능적인 재미는 충분하다. 그리고 예능과 이효리를 분리해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 또한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이효리에 대한 이미지가 그런 쪽으로 각인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감이 지나치다보면 때때로 도를 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처럼 나도 소중한 존재라는 모습으로 비춰질 때는 자신감으로 인정되지만 다른 이들보다 내가 우월한 존재처럼 행동할 때는 그 행동이 받아들여지는 범위가 더 좁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효리의 예능감은 빛을 발하고 있지만 ‘이효리와 친구들’ 특집을 한 <해피투게더>에서 조차 친구들이 이효리를 무서워 하거나 말을 조심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이효리에 대한 칭찬만을 늘어 놓을 때는 오히려 이효리에 대한 반감이 생긴다. 그것은 통쾌한 예능감 너머에 있는 어두운 이면이다.

 

 

이런 면은 배우 고현정에게서도 나타난다. 고현정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화법과 통쾌한 한마디로 호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연말시상식에 나와서 배우의 괴로움을 토로하던 때부터 분위기가 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 내용으로 보면 당연히 해도 될 말이지만 고현정의 태도와 말투에서 대중들은 반감을 느꼈고 고현정은 결국 ‘여배우의 어리광으로 생각해 달라’며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쿨한 사과로 일은 일단락 되는 듯 싶었지만 고현정의 이미지는 당당함과 거만함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얼마 전 고현정이 출연하는 새 드라마 <여왕의 교실> 제작발표회 장에서는 난데 없이 ‘고현정 버럭’이 검색어에 올랐다. ‘어린이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 최윤영의 말에 고현정이 ‘아이들에게 배울 것은 없다. 얼마나 넋놓고 사는 어른이면 아이들을 가르치진 못할망정 배우냐’며 독한 발언들을 쏟아낸 것이다. 이 발언은 자세히 살펴보면 고현정 특유의 유머에 가깝다. 고현정은 예전 영화 <여배우들>로 인터뷰하는 과정에서도 ‘최지우와 사이가 안 좋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영화의 내용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아이들을 몰아세우고 닦달하는 여교사 역으로 출연한 까닭에 이런 발언으로 주목도를 높이고자 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현정 특유의 화법으로 제작 발표회서부터 캐릭터를 확실히 설명하고 홍보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발언을 받아들이는 대중들은 고현정의 이미지를 이 발언에 대한 느낌과 동일시 한다. 앞 뒤 맥락은 대중들에게 그리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홍보의 맥락은 사라지고 ‘아이들에게는 배울 것이 없다.’는 다소 오만한 발언으로 후배를 짓누른 고현정만이 남는 것이다. ‘고현정이 분위기 메이커다.’ ‘고현정이 잘해 준다.’라는 다른 출연자들의 발언은 고현정의 너무나도 강하고 주목도 높은 한 마디 때문에 모두 묻힌다.

 

이효리와 고현정은 다소 강한 이미지로 그들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했다. 그러나 때때로 그 적정선의 경계가 무너질 때 그들에 대한 대중의 평가도 달라진다. 그들은 분명 멋있다.타인을 주목시키는 스타성도 가지고 있다. 그들이 말을 할 때는 이목이 집중되고 그들이 던지는 발언들도 상당히 재밌다. 그러나 그 재미 뒤에는 그들을 오해하게 만드는 불편함 역시 존재한다. 그들이 그런 당당함으로 대중들과 같이 호흡하면서도 대중들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그들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 과연 득일까, 실일까. 분명한 것은 그들은 아직도 대한민국 톱스타라는 사실이다. 그만큼 톱스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당연히 존재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선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는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이 타인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당당함을 표출 하려거든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세밀하고 체계적인 계산이 필요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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