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상어>가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와 <구가의서>의 종영으로 시청률 반등의 기회를 잡았지만 아직도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시청률 1위의 자리는 새로 시작한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차지했다. <불의 여신 정이>가 아직 아역 분량이란 점을 감안해 보면 성인 연기자들의 등장과 더불어 아직 시청률 반등의 여지는 더욱 크다. 시청률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이미 중반을 넘어선 <상어>측으로서는 시청률 반등의 기회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아쉬울 터다.

 

이 모양새는 얼마 전 조영한 드라마 <장옥정>과 비슷한 패턴이다. <장옥정>은 타이틀롤이 김태희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구가의서>는 물론 <직장의 신>에서도 밀리며 고전했다. <직장의 신>의 종영과 더불어 동시간대 2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마지막 회까지 10% 초반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 했다. 김태희와 유아인이라는 스타 캐스팅이 무색한 순간이었다.

<상어> 역시 손예진과 김남길이라는 스타를 캐스팅 해 시선몰이를 도모했지만 시청률면에있어서 만큼은 톱스타 효과는 없었다. <상어>는 보면 볼수록 빨려드는 스토리 전개를 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상어>제작진의 전작, <부활>이나 <마왕>에 비해서 더 뛰어난 작품성을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점차 이야기가 고조될수록 흥미로워지는 점과 기존의 막장 드라마들과 차별화되는 스토리 라인은 인정할 만하지만 이제 다소 식상해져 버린 복수의 패턴과 복선을 까는 과정의 지루함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장옥정> 또한 톱스타 김태희의 출연과 실패한 역사가 없는 ‘장희빈’이라는 소재로 화제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그 화제성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드라마 전개 방식에 있어 숱한 문제점을 드러내며 시청률은 점차 하양 곡선을 탔다.

 

손예진과 김태희 모두 ‘시청률’이라는 문제만 놓고 봤을 때는 결코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두 톱스타 여배우에게 쏟아지는 평가는 같지 않다. 손예진은 <상어>의 시청률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반면 김태희는 <장옥정>의 시청률 책임론을 결코 피해갈 수 없었다. <장옥정>의 시청률을 오로지 김태희의 탓 으로 돌릴 수는 없었지만 김태희는 다른 주인공들에 비해 비난을 견뎌야 하는 무게가 더욱 컸던 것이다.

 

손예진 역시 이제까지 출연한 드라마 작품을 살펴보면 시청률이 호쾌하게 좋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그 중에는 <연애시대>나<스포트라이트>처럼 한자리 수가 나온 드라마도 많았다. 그러나 손예진은 그 낮은 시청률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김태희는 시청률이 안 나올 때면 의례히 거품 논란과 연기력 논란이 따라 붙었다. 그것은 그들의 연기력 차이와 더불어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 달랐기 때문이다.

김태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뛰어난 미모에 지성까지 갖춘 학벌이 중요 포인트였다. 김태희의 이미지를 설명하는 키워드든 ‘지성미인’이었다. 완벽하리만치 견고한 얼굴에 뛰어난 두뇌까지 갖추고 있다는 이미지는 긍정적인 것이었고 김태희는 그런 매력을 적절히 살려 비교적 단시간 내에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김태희는 스타에서 배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실패했다. 연기한지 10년이 넘도록 아직도 나오는 연기력 논란이 그 실패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김태희는 아직도 대중들에게 배우로서 인지되어 있지 못하다. 김태희를 논할 때 대중들이 떠 올리는 것은 여전히 완벽한 얼굴과 서울대라는 학벌이다. 그의 연기에 기대를 걸고 주목하는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그 이미지는 김태희를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 주는 데는 주효했으나 김태희가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 오는 실망의 간극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한 마디로 ‘스타’인 김태희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뛰어난 미모와 높은 화제성에 따른 높은 시청률이었다. 그러나 김태희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김태희의 가장 큰 문제는 연기의 패턴에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연기력은 좀 부족할 수 있다. 당대 톱스타였던 김희선 역시 연기력 논란은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김희선은 특유의 화려한 매력과 이미지, 그리고 시청률로 연기력 논란을 덮은 케이스였다. 김태희는 김희선 못지않게 화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연기 패턴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하지 못한다. 김태희의 표정은 일관되어 있고 장면 장면에서 보이는 감정선은 언제나 틀에 박힌 듯 일정하다. 연기를 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런 문제를 노출한다는 것은 연습의 문제라기보다는 타고난 감성의 문제다.

 

드라마 안에서 매력을 뽐내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김태희만의 독보적인 이름값으로 드라마의 화제성을 몰고 와야 함에도 김태희는 이 지점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스타이면서도 스타성을 위시한 시청률도 잡지 못하며 김태희 책임론은 다시 대두됐고 다시 한 번 혹독한 평가를 들어야 했다.

반면 손예진의 연기에는 불평이 나오고 있지 않다. <상어>에서 손예진의 감정선은 그 자체로 상당한 매력이 있다. 손예진은 깜짝 놀랄만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는 않아도 언제나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머물 줄 아는 배우였다. <상어>에서는 손예진과 김남길의 연기만으로도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의 능력은 높게 평가된다.

 

손예진은 결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20대 초반부터 이혼녀에서 화장을 지운 기자를 연기했음은 물론, 영화에서는 두 번 결혼하겠다고 떼쓰는 아내등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역할을 도맡아 했다. 데뷔 때부터 주목받은 청순한 이미지로 밀어붙였다면 결코 맡지 않았을 역할이었다.

 

김태희 역시 도전을 했다. 굳이 이번 <장옥정>까지 갈 것도 없이 영화 <싸움>이나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등에서 이미지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상당한 고심을 한 흔적을 보였지만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김태희는 서울대와 미모의 벽을 뛰어넘을 변신을 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것은 김태희의 연기력이 손예진만큼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김태희는 아직도 스타다. 스타는 언제나 빛이 나야 산다. 그 스타를 탈피하지 못한 것은 결코 대중들이 김태희에 갖는 편견 때문만이 아니다. 김태희가 본인의 이미지를 바꿀만큼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각인시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손예진은 지금 배우의 길을 가고 있다. 시청률은 낮지만 손예진의 작품 속에서 손예진은 그 시청률에 상관없이 찬사를 들을 줄 아는 영리함을 가지고 있다.

 

김태희는 이미지로 자신의 가치를 높인 스타로서, 손예진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이 인식의 차이는 결국, 드라마 시청률이 낮을 때에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게 만들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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