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에 아이비가 출연했다. 그러나 아이비가 던진 농담에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아이비는 한 때 이효리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섹시 여가수였다. 그러나 지금 아이비는 그만한 주목도를 이끌어 낼 수 없고 오히려 자신을 털털하고 재밌는 이미지로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만 보더라도 아이비는 예능계에서조차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다. 아이비의 성공은 어느 시점부터 무너졌을까. 그리고 아이비는 왜 아직도 완벽하게 재기하지 못했을까.

 

 

‘유혹의 소나타’를 부르던 시절 아이비는 이효리의 ‘톡톡톡’보다 훨씬 더 큰 반응을 이끌어 내며 솔로 여가수로서의 계보를 이어가는 듯 했다.

 

 

 

아이비는 기존의 섹시 여가수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을 한꺼번에 가진 가수였다. 기존의 섹시 여가수들이 가진 시원한 이목구비와 육감적인 몸매, 그리고 춤 력은 물론,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아이비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졌다. 그 결과 아이비는 ‘고급스러운 섹시’라는 콘셉트를 지향할 수 있었다. ‘유혹의 소나타’를 부르면서도 아이비는 노출을 감행하기 보다는 긴 팔과 긴바지로 오히려 몸을 가렸다. 그 전략은 먹혀들었다. 아이비에게는 단순히 섹시가 아니라도 뛰어난 노래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비의 무대는 아이비라는 가수 하나로도 꽉찰 수 있었다. 다른 가수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지점을 아이비는 적절히 찾아낸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상종가를 치던 아이비의 스캔들은 아이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여기서 대중들이 아이비에게 느끼는 이율배반적인 잣대가 부각되었다. 아이비는 섹시가수였지만 결코 문란해 보이는 이미지나 남자가 많을 것 같은 이미지를 지향하지 않았다. 여기다 아이비 역시 ‘집안이 엄하다.’는 등의 말을 보탬으로써 그 이미지를 강화시킨 측면이 있었다. ‘섹시함’은 가지고 있지만 그 섹시함을 ‘고급화’시킨 전략은 여기서 문제를 드러냈다. 아이비의 스캔들은 대중에게 다소 충격적인 것으로 다가왔다.

 

 

더 큰 문제는 아이비의 스캔들이 노출 사진이나 비디오등의 다소 과격한 형태로 점화되었다는 점이다. 협박을 받은 쪽은 아이비였지만 여성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의 추락은 아이비가 다 감당해야 했으며 논란은 삼각 스캔들로 비화되며 아이비에게 더욱 상처를 남겼다.

 

 

 

아이비는 이 사건으로 인해서 꽤 긴 휴식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차라리 더 빠른 복귀로 대중들의 뇌리에서 그 사건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만드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아이비는 긴 공백기를 택했고 결국 사건은 아이비에게 각인되는 효과를 낳았다. 이 공백기에 아이비의 또 다른 열애 사실이 공개되었다. 문제는 더 이상 대중들이 아이비의 순수성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평범한 열애사실에도 대중들은 자연스럽게 스캔들을 떠 올렸다.

 

 

이 시점에서 아이비가 들고 나온 ‘touch me’와 ‘눈물아 안녕’은 이런 대중의 감정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선택이었다. ‘touch me’는 지나치게 노골적이었으며 ‘눈물아 안녕’은 마치 아이비가 사건의 희생양인 것처럼 묘사된 느낌이 강했다. 아이비는 분명 피해자일 수 있었지만 대중들이 아이비에게 갖는 감정은 안타까움이 아니었다. 이런 대중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한 아이비는 타이틀 ‘touch me'로는 오히려 삼각관계 스캔들을 더욱 부각시켰고 ‘눈물아 안녕’으로는 대중들의 공감보다는 반감을 일으키며 컴백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게 컴백이 성공적이지 못한 이후, 아이비는 콘셉트를 변경했다. 각종 예능에서 엽기 표정을 지어보이거나 솔직하고 독한 발언들로 털털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와중에 SNL의 출연은 그나마 긍정적이었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못했다.

 

 

아이비는 <라디오 스타>에서 박칼린과 박진영에 대한 이야기로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비가 한 이야기들이 결코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박칼린에게 말 대꾸 하면 뮤지컬계에서 사라지는 줄 알았다’, ‘박칼린 등에 문신이 있다’거나 ‘박진영은 이빨 빠진 호랑이’같은 이야기는 상대방의 개인적인 신상과 이미지에도 영향을 끼친다. 물론 아이비가 부정적인 뉘앙스로 이야기를 이어간 것은 아니지만 말 자체에 웃음 포인트가 없다면 농담은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단순히 독한 말을 쏟아낸다고 해서 예능감은 아니다. 그 독한 발언들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웃음을 담보할 때에야 예능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남의 신체를 폭로하고 자신의 프로듀서를 깎아 내리는 뉘앙스는 결코 환영받을 수 없다.

 

 

아이비는 결국, 예능에서도 아직은 미숙하다. 아이비가 재기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결국 아이비의 콘셉트가 철저히 대중의 기대와 어긋나 있고 그 어긋난 기대감을 또 다른 매력으로 채우지 못한 탓이다. 과거의 사건은 족쇄가 아니다. 그 사건을 극복하고 또 다른 매력을 만드는 것은 온전히 아이비의 몫이었다. 그러나 아이비는 대중들이 그에게서 찾을 수 있는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비의 인간적인 매력도 좋지만 그 인간적인 매력이 대중 소구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남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더라도 끝내는 자신의 에피소드가 되는 편이 낫다. 지금으로서는 아이비의 예능감에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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