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작가 임성한 드라마가 막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개연성 없는 전개, 극단적인 인물 설정, 황당하고 뜬금없는 에피소드 등장,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연장등 임성한 드라마는 막장의 종합 선물세트같은 드라마다.

 

그러나 단 한차례도, 임성한 드라마는 실패한 역사가 없다. 가장 시청률이 저조했던 MBC 일일극 <아현동 마님>조차 20%를 넘기며 임성한 월드가 무너지지 않음을 증명하곤 했던 것이다. 아무리 드라마에서 병을 깨며 친 아버지를 위협하거나(인어아가씨) 개그 프로그램을 보며 웃다가 목숨을 잃고(하늘이시여) 귀신이나 빙의라는 소재(신기생뎐)까지 등장하며 황당한 전개를 보여도 임성한 드라마는 언제나 승승장구하며 시청률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한 성과를 내곤 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오로라 공주>역시 임성한 막장극의 종합선물세트같은 느낌을 준다. 다소 예전보다 그 분위기가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황당한 설정으로 채워지는 장면 장면은 변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람도 아닌 개의 관상을 보러 점집을 찾는다거나 몸에서 영혼이 유체이탈을 경험하는 장면, 승승장구하던 재벌가가 한 번에 망해 좁은 빌라로 들어가는 설정, 동성애를 그리면서도 동성애자와 트렌스젠더의 구별마저 모호한 성소수자의 등장등, 동성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희화화에만 급급한 모습 등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전개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소재들이 ‘임성한’이라는 한마디로 설명될 수가 있다. 임성한의 전개 방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치밀하고 잘 짜인 드라마 구성방식 때문이 아니라 너무도 황당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황당함을 즐기는 시청자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오로라 공주>는 첫 회가 11%를 기록한데 이어 이후 9%대로 떨어졌지만 두 자릿수 시청률을 회복하는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침내 최고 시청률에서 수도권에서 14%, 전국 시청률은 13%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시청률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시청률은 10~13%정도로 들쭉날쭉 하지만 결국 시청률이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것만은 부인하기 힘들다.

 

임성한의 가장 큰 강점은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포인트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오로라 공주>에서는 기존 임성한 작품과는 다르게 삼각관계를 주요 관전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희한한 것은 삼각관계를 다루는 인물들 간의 관계가 뻔한 설정임에도 왠지 모르게 시선을 잡아 끈다는 것이다. 그것은 임성한 작가의 캐릭터를 그려내는 방식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임성한 작품에서 인물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것은 주인공들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다. 여주인공은 성공해야한다는 열망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신인배우로서 감독과의 일을 작가에게 고자질 할 정도로 당돌하다. 그런 당돌함은 여기저기 트러블을 만든다. 그 트러블과 갈등은 짜증스러울 때도 있지만 동시에 이상하게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여주인공을 좋아하는 설설희(서하준)이나 황마마(오창석) 역시 여주인공에게 끌리는 이유는 정확히 설명이 되지 않지만 ‘이상한데 끌리는’임성한식 화법처럼 그들 역시 여주인공의 매력에 이상하게 끌려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 이상한 설정에서 유발되는 갈등 상황은 황당하게도 시선을 잡아끄는 설정이 되고 있다.

 

사실 구체적으로 내용을 파고 들어가 보면 별다를 것이 없다. 발랄하고 가정교육 잘 받은 부잣집 여주인공이 집안이 망하자 배우의 길을 걸으며 삼각관계에 휩싸이는, 임성한 드라마 치고는 상당히 무난한 수준의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임성한은 이 드라마 곳곳에 황당한 캐릭터 설정과 예상치 못한 전개방식으로 헛웃음을 짓게 만들면서도 그 황당함을 적절히 이용하며 시청자들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임성한 드라마가 더 대단한 것은 드라마에 톱스타나 인기 스타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고도 성과를 낸다는 점이다. 이것은 스타마케팅으로 인한 드라마 제작비에 대한 부담감이 올라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송국에서는 더할 수 없는 장점이다. <오로라 공주>만 해도 드라마 주인공들은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상승기류로 돌아서게 만드는 임성한의 힘은 방송가에서 손뼉을 칠만큼 강력한 임성한의 힘이다.

 

결국 <오로라 공주>의 화제성은 다른 일일극보다 현저히 높다. 시청률은 굳건히 동시간대 1위다. 임성한이 보여주고 있는 그만의 세계는 더욱 공고해 졌고 그 세계가 공고해질수록 어쨌든 시선이 간다. 막장이라고 아무리 비난을 퍼부어도 특유의 임성한식 화법에 시선이 고정되는 한, ‘임성한 월드’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전망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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