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톱스타 커플의 결혼 소식이 잇달아 보도되면서 스타의 결혼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최근 몇 달간 결혼소식이 전해진 커플만 보더라도 기성용-한혜진 커플을 비롯해 서태지-이은성, 이병헌-이민정 최근에는 이효리-이상순 커플까지 화제성 있는 커플들의 결혼 소식의 향연이 이어졌다.
이들에게 쏟아진 관심 역시 당연했다. 이 중 기성용-한혜진 커플은 아예 2주 동안 한혜진이 진행하는 힐링 캠프에 게스트로 출연, 그들 결혼의 풀 스토리를 풀어놔 동시간대 1위라는 성과를 냈다. 그 뿐이 아니었다. 결혼 전부터 그들이 결혼할 예식장에서부터 입게 될 드레스, 그리고 얼마의 결혼 예식이 어느 정도 가격에 진행 되는지까지 보도가 된다.
서태지-이은성 커플 역시 16살이나 나는 나이차이로 한 번 충격을 준데 이어 그 커플이 살게 될 평창동의 집의 외경까지 공개가 되었다. 가격대 역시 부동산의 도움을 받아서 친절하게 명시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병헌-이민정 커플 역시 이와 비슷한 수순을 겪었다. 결혼식에 협찬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보도까지 상세하게 기사화 됐다. 또한 최근 결혼 소식이 전해진 이효리와 이상순 커플은 정확한 예식 날짜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결혼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사에 이어 이효리의 제주도 별장에서 식을 올릴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는 물론, 이상순의 부모가 운영하는 김밥집까지 카메라를 비춰 인터뷰를 감행했다. 물론 모자이크 처리가 되기는 했지만 공중파에서 지켜보기엔 지나친 보도행태가 아닐 수 없었다.
문제는 이런 결혼 소식들을 일반인들이 정말 알아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대형 커플들의 결혼식인 만큼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것은 어느정도 감안이 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결혼식을 보도하는 매체의 포커스는 단순한 그들의 결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이 꿈도 꾸지 못할 억 소리 나는 그들의 결혼식의 비용이나 수 천만원에 달하는 신부의 드레스, 신혼집의 가격 등, 자극적인 내용이다.
기성용-한혜진 커플이 출연한 <힐링캠프>역시 그 커플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는 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2주 연속으로 방영되는 바람에 그들 커플의 이야기가 다소 늘어진 데 대한 지적이 일었다. 2주 연속 방영될 만큼 그들의 이야기가 밀도 있고 감동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화제성을 위해 2주 편성으로 간 것은 오히려 그 커플에 대한 호감도를 갉아먹었다. 사실 결혼 과정이라는 것이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될 수는 없다. 그들의 속마음을 꺼내놓으며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콘셉트인 <힐링캠프>에서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결혼의 다짐만이 전부일 수밖에 없는 커플들의 이야기는 한계가 있다. 비록 그 속마음이 진실이 아닐지 모르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오갈 때 <힐링캠프>는 건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힐링캠프>의 기성용-한혜진 커플 특집이 성공적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연예인 본인들에게 쏟아지는 관심도 버거운 판국에 연예인의 주변인이나 가족들에게 쏟아지는 인터뷰 역시 공해에 가깝다. 항상 결혼 소식은 연예인 본인의 입장보다 먼저 누군지 알 길이 없는 ‘최측근’의 입을 통해서 전달이 된다. 아무리 연예인이지만 결혼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결혼 기사들은 연예인들의 공식 입장 발표로 이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사실상 연예인들의 결혼식이 어느 정도 화제가 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들의 결혼 소식이 굳이 스타들의 입장보다 먼저 보도되어야 할 만큼 중대 사안은 아니다. 그들이 준비가 되고 입장이 정리가 되었을 때 대중들에게 발표되는 것이 오히려 보기 좋다. 결혼 사실이나 열애 사실이 보도 될 때마다 연예인들의 가족들에게까지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하는 것은 더욱 더 지양되어야 한다. 연예인의 가족이라고 해서 그들이 대중 앞에서 낱낱이 입장 표명을 해야 할 의무는 없다. 가뜩이나 떠들썩한 연예인 결혼에 굳이 그들의 입장까지 보도되는 것은 일종의 공해다.
연예인들의 결혼은 물론 화제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결혼에 대한 정보가 낱낱이 공개되는 것은 대중들의 관심을 넘어선 지나친 간섭에 불과하다.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스타 커플들이 호화로운 결혼을 한다고 해서 새로울 것도 없거니와 반감을 가질 일도 아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결혼을 하고 어느 시기에 대중들에게 그 사실을 공표하느냐는 그들에게 맡겨도 될 일이다. 결혼 소식을 특종으로 잡았다면 그 이후에는 그들의 결혼에 축하를 해주면 그걸로 된 것이 아닐까. 대중들은 생각보다 그들의 열애나 결혼에 관심이 없다. 헐리웃의 황색 언론처럼 끝까지 파고들어 사생활을 낱낱이 까발리는 보도 행태는 한국의 정서와는 맞지 않다. 결혼 사실이 알려졌다면 단지 축복의 말 한마디면 충분하지 않을까. 대중들의 ‘알권리’를 빙자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디테일까지 파고드는 것은 이제 피로감이 몰려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