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연예인이나 다소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연예인들이 예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는 경우 그들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예능이 단순한 해명의 장이 되거나 비호감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라디오 스타>는 진행자들이 게스트들을 배려하고 들어주는 콘셉트가 아니라 비난하고 물어뜯는 콘셉트로 성공한 예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디오 스타>의 게스트들은 상대적으로 강자가 아닌 약자의 입장에서 받아들여졌고 진행자들의 공격을 받는 게스트들에게 시청자들이 알게 모르게 게스트들에게 어떤 측은함이나 친밀감이 형성되는 상황이 잦았다. 그렇기 문에 <라디오 스타>의 게스트들은 다른 예능에 출연하는 게스트들 보다 상대적으로 더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고 잘만하면 예능감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런 라디오 스타에 안선영, 김준희, 정주리, 박재범이 등장했다. ‘연하남 사용 설명서’라는 콘셉트로 연하남과 교재중이거나 실제 연하남이 등장해 토크를 풀어 낸 것이다. 콘셉트는 좋았다. 시청률역시 상승했다. 그러나 출연진들에 대한 호감도는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라디오 스타>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게스트들이었다며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안선영을 비호감 만든 '잘난척 토크'

 

그 중에서도 특히 안선영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그 수위가 높다. 안선영이라는 예능인은 질문에 제대로 대답했고 시종일관 솔직했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말하는 방식에서 시청자들과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안선영은 코미디언이지만 뛰어난 외모로 배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뛰어난 외모라는 것이 시청자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인 경우라기 보다는 안선영의 강요에 의해 생겨난 이미지라는 인식이 강하다. 안선영은 시종일관 자신의 외모와 몸매, 인기를 강조하고 코미디언으로서 자신이 망가지고 우스워지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토크를 극복하려는 성향이 짙다. 자신의 얘기를 할 때는 언제나 자신감있고 당당한 태도를 고수한다. 물론 이는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 이만큼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자신이 떠벌리기 시작할 때 그 사람이 정말 그만큼 긍정적인 사람이 되느냐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겉으로는 겸손하고 온화한 사람에게 끌린다. 자기 PR시대지만 자기 자랑도 현명하게 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랑을 자랑처럼 보이게 해서는 반감만 키울 수 있다. 특히 예능에서라면 기본적으로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에게 대중들이 거부감을 느낀다. 솔직하고 솔직하지 않고를 떠나 말하는 방식에 있어서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한 것도 좋지만 예능에서는 올바른 태도가 필요하다

 

안선영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솔직한 이야기일 수는 있지만 대중이 원하는 스타일의 토크라고는 할 수는 없었다. 안선영은 “12살 어린 아이돌에게 대쉬를 받았다.” “나는 속물이라 나보다 100만원이라도 연봉이 높지 않으면 남자로서 존경할 수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은 얼마든지 오고갈 수 있다. 그리고 개인의 사생활이나 개인의 가치관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안선영이 말하는 방식에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안선영의 이야기에는 항상 ‘안선영은 대단한 사람’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12살 이하의 대쉬를 받을만큼 안선영은 멋있는 여자고 내 연봉이 높은 만큼 사귀는 남자의 연봉이 높지 않은 것은 싫다는 것은 좋게 보면 자신감이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자랑에 불과하다. 이런 얘기를 할 때는 코믹 요소나 자신의 결점을 적절히 섞어서 대중들이 거부감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그 연하가 내가 정말 좋아서 그랬겠냐.” 라든가 “나보다는 연봉이 높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다. 자신의 힘으로 나보다 연봉이 높은 사람들은 얼마나 노력을 했다는 것이냐. 돈이 아니라 그 노력이 멋있어 보인다.” 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면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안선영의 토크는 ‘나는 이정도 되는 사람이다.’라는 전제가 은연중에 깔려있다. “12살 연하가 나를 꼬시기 쉬울줄 알았겠지만 어림 없다.”라는 뉘앙스나 “나보다 연봉 높기 쉽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는 자신의 위치를 은연중에 강조하는 스타일의 토크에 불과하다.

 

 

안선영은 물론 대단한 여성일 수 있다. 연봉도 높고 몸매도 뛰어난 여성인 것도 맞다. 그러나 그런 사실들을 대중이 알아서 인정하기 전에 자신의 입으로 강조하고 확인받으려 하는 것은 일종의 강요다. <세바퀴>같은 프로그램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통할지 모르지만 <라디오 스타>에서는 그런 토크는 독이다.

 

안선영에게는 아직 그런 자신감을 대중들이 받아들일만한 기반이 없다. 아직 대중들이 그의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만한 단계도 아니다. 그런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안선영의 ‘자신감 토크’는 ‘자기자랑 토크’가 되어 버렸다. 똑똑한 화법은 대중과의 소통을 이루지만 똑똑하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화법은 결코 환영받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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