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에 출연한 오종혁이 담배를 들고 있던 장면은 얼핏 사소해 보이지만 <정글의 법칙>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기 충분한 사건이었다. 이미 한차례 조작논란을 겪은 터라 작은 불씨에도 큰 타격을 입었던 것이다. 실제로 방송 중에 불을 피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설정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설정을 배반하는 불붙인 담배가 등장한 것은 또 다시 조작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신기할 정도로 오종혁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적었다는 점은 생각해 볼 일이다. 각종 포털싸이트의 댓글에서 오종혁에 대한 비난 여론의 자정여론까지 일었다는 점에서 이런 반응은 신선할 정도였다.

 

 

이전에도 <1박 2일>등에서 흡연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영되어 논란이 인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비난은 물론 흡연한 연예인까지 비난여론을 피할 수 없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입장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종혁은 그런 논란을 피해가며 제작진의 부주의함만이 집중 포화를 맞았다.

 

다른 상황도 아니고 라이터 없이 불을 피우고 있는 상황에서 불붙인 담배를 들고 있었던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난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종혁에게는 오히려 이른바 ‘까방권 (까임 방지권의 준말로 비난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을 한 인물에게 네티즌이 부여한 권리)’을 네티즌 스스로 언급하며 오종혁의 비난여론을 스스로 자제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온전히 오종혁의 군생활 때문이었다. 오종혁은 연예인들이 좀처럼 택하지 않는 ‘해병대’에 자원입대하여 전역마저 미루고 훈련을 모두 마친 후 전역을 하는 강단을 보였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만 그를 보는 대중들은 이를 공적인 훈장쯤으로 받아들였다. 이유는 최근에 불거진 연예병사 사건 때문이었다.

 

군대는 꼭 갈 거라는 유승준이 미국 국적을 택한 이후, 연예인들의 군 문제는 끊임없는 화두였지만 최근의 연예병사 사건은 그 비난의 궤를 달리했다. 이전에는 병역의 의무를 회피하려는 연예인들의 문제만이 관심사였다면 연예병사 사건은 입대를 한 연예인들에 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사례였기 때문이었다.

일반 병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자유로움과 권리를 가진 것도 모자라 불법적인 행동까지 서슴없이 저지르는 모습을 대중들은 곱게 보아 넘길 수 없었다. 그것은 가진 자에 대한 또 다른 특혜요, 차별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연예인의 병역비리가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내면에는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터무니없는 이익을 얻는 불합리함에 대한 사회적인 공분이 있었다. 결국 상황은 연예병사 폐지라는 국방부의 결단으로 끝이 났지만 여전히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벗어 던지고 가장 힘든 훈련과정으로 유명한 해병대를 택한 것도 모자라 전역까지 연기한 오종혁의 행동은 단연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다. 더 편하고 좋은 자리로 가려는 일반적인 연예인들의 행동과 차별화되었음은 물론 가질 수 있는 특혜를 버린 모습으로까지 비춰졌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힘든 2년에 가까운 의무 속에서 누구나 다 쉬운 길을 가려 할 때 스스로 힘든 길을 택한 그의 행동이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군대 문제가 불거지자 해병대를 택한 현빈이나 역시 힘든 훈련으로 유명한 이기자 부대의 유승호, 국적을 바꾸면서까지 국방의 의무를 택한 앤디등이 갖는 것은 연예인으로서 쉽게 획득하기 힘든 대중들의 호감도다.

 

이제는 군 입대마저 연예인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논란거리가 되었다. 어쨌든 의무를 다하면 논란이 없었던 예전과는 달리 어떤 부대에서 어떤 식으로 군 생활을 하느냐가 또 다른 화두가 된 것이다. 대중들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게 결코 동조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성실한 군 생활은 오히려 더 큰 호감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어느새 군대는 연예인과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 하지만 연예인의 군생활이 화두가 되는 것 자체가 사실 연예인의 군생활이 그만큼 성실하기 여렵다는 현실에 대한 반증이다. 물론 성실한 군대 생활은 마땅히 칭찬받을 일이지만 그렇다고 ‘까방권’마저 운운하며 연예인을 감싸는 이면에는 연예인 군생활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이 존재할 만큼 망가져 버린 연예인 병사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기에 씁쓸하기도 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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