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걸 춘향> <마이 걸>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 <최고의 사랑> <빅>등을 집필한 홍정은-홍미란 자매는 홍자매란 애칭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의 스타 작가다. 내놓는 작품들마다 ‘홍자매’의 타이틀이 붙으면 어느 정도의 흥행성마저 담보할 정도니 그들의 이름값은 다른 스타 작가들 못지않게 유명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다가 톱스타인 소지섭과 공효진의 주연은 그 화제몰이를 톡톡히 했고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흥행세 여파까지 합세하며 이 드라마는 최고의 조건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그 관심을 방증하듯 <주군의 태양>은 압도적인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2회는 시청률이 상승하여 14%까지 치솟았다. 잘만 하면 올해 최고의 시청률도 가능한 모양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일단 소지섭과 공효진의 시너지는 합격점이다. 연기력도 나쁘지 않고 비주얼적으로도 잘 어울린다. 둘의 사랑이야기가 기다려진다는 것은 이 드라마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캐릭터와 독특한 설정으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것에 비해 서사구조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귀신을 보는 여자라는 설정을 활용하여 귀신의 사연이 등장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설정으로 가고 있지만 그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통통 튀고 긴장감있기 보다는 늘어지고 지루한 느낌이 든다.

 

사실 서사가 없다는 것은 홍자매 드라마의 특징이었다. 항상 홍자매의 드라마는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주가 되는 경향이 짙었다. 촘촘하고 치밀한 구성은 없지만 군데군데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낸다든지 독특한 캐릭터로 시선을 고정시키며 그동안 많은 작품을 히트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군의 태양>은 홍자매의 전작들보다 훨씬 더 서사가 중요하다. 다소 단순했던 기존의 홍자매 드라마 설정에서는 얼마든지 캐릭터와 에피소드로 서사구조의 빈공간을 채우는 일이 가능했지만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완성도로 직결되는 <주군의 태양>에서는 그 이야기 구조를 보다 완성도 높게 가져가야 한다.  주인공인 태공실(공효진 분)이 해결하는 사건 하나하나의 서사 구조가 탄탄할 때, 시청자들은 더 쉽게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자매는 그 하나하나의 사건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첫 회때는 축구선수의 첫사랑이라는 에피소드로, 2회 때는 죽은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두 이야기 모두 급작스러운 전개를 보이며 ‘홍자매 식’ 드라마 전개의 특징을 그대로 따랐다. 홍자매 드라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그동안 에피소드 중심의 사건을 급하게 마무리 지으려는 전개를 보인다. 발랄했던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에서 눈물과 갈등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한 회 안에서 기승전결을 가져야 하는 <주군의 태양>의 사건들 속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결혼식 후, 갑작스레 이별을 고하는 설득력 없는 여자친구라든지, 분신사바같은 과거에 유행하던 놀이를 끌어들이며 갈등의 해결을 위해 다소 뜬금없거나 올드한 장면들이 등장했던 것이다.

  

무서웠던 귀신들이 사실은 사랑이나 우정같은 가치로 교훈을 주는 모습은 다소 진부하고 얼기설기 짜인 전개 속에서 설득력을 잃고야만다. 그동안 흔히 들어왔던 귀신 얘기보다 신선할 것이 전혀 없는 것이다. 홍자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사건의 해결을 위해 도식적인 행동을 하고야 만다. 조금 더 그럴듯한 설정과 설득력있는 전개가 필요하다. 

 

 

 

아직 시청률은 만족스럽지만 언제까지 이런 시청률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만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야기 전개 자체에 신선함이나 특별함을 부여하지 못하고 진부한 설정속에서 연기자들의 매력이나 단순히 독특한 설정을 통해 무마하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캐릭터마저 귀신을 본다는 설정만 제외한다면 <최고의 사랑>에서 공효진, 차승원이 맡았던 역할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착한 여주인공과 까칠한 남자 주인공이라는 다소 진부한 설정속에서 연기자들의 호연은 빛나지만, 드라마에 대한 전체적인 기대감은 낮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끝까지 홍자매가 이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홍자매의 전작 <빅>에서도 홍자매가 가진 장점은 사라지고 다소 뜬금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실망시킨 전례가 있다. 홍자매가 가진 장점을 유지하되,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좀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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