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 프로그램 Saturday Night Live의 한국 버전인 SNL Korea(이하 SNL)가 출범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과 풍자로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은 기존의 한국 코미디가 갖지 못한 색다른 이야깃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소 소극적으로 이루어지던 풍자와 해학이 19금의 꼬리표를 달고 보다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SNL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그리고 대선시즌을 맞아 SNL은 그 전성기를 맞는다.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대선 토론 패러디와 인물들의 특징을 그대로 흉내 낸 풍자는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화두마저 던졌던 다. 기존의 정치인 성대모사가 단순히 흉내 내기에 그쳤다면 SNL에서는 그들의 행동과 성격에 대한 해학과 풍자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시선이 갈 수 있었다. 대놓고 정치인들을 조롱하는 개그 콘셉트는 기존의 한국코미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SNL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유효할까. SNL은 여전히 1%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기는 하지만 점점 그 화제성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속시원했던 SNL의 풍자와 해학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몸을 사리는 SNL은 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SNL이 한국에 출범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일명 섹드립이라 일컬어지는 노골적인 섹시 코미디와 감히 공중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육두문자의 영향도 있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SNL을 아우르는 가장 큰 요소는 ‘공감’이었다.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패러디와 조롱은 통쾌한 감정을 선사하며 SNL에 시선을 고정하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여기다가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과거마저 희화화 시키며 기존에는 묻기에도 조심스러웠던 사건들마저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개그 프로그램이 이정도로 노골적일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한국 코미디의 진보된 방식으로까지 느껴졌다. 단순한 섹시 코미디나 욕설이 아닌, 각종 이야깃거리가 풍성해 질 때 SNL은 그 생동감이 더해 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SNL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신선하다고는 하지만 노골적인 섹시 코미디와  욕설이 전부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성은 초반에는 시선을 잡아끌지 모르지만 계속되면 식상하다. 이 밑바탕에 공감이라는 요소가 적절히 버무려졌을 때, 그 위력은 커질 수 있다. 최근 SNL은 정치에 대한 풍자는 거의 사라졌다고 봐도 좋다.여성과 남성의 신체를 이용한 코미디를 하고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정작 SNL의 특징 중 하나인 민감한 부분에서 몸을 사리는  모습은 SNL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그런 비판이 사라졌다면 그 간극을 또 다른 공감 코미디로 채워야 했다. 그러나 SNL은 그런 공감에 대한 고민을 하기 보다는 단순한 섹시 코미디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최근엔 섹시 아이콘으로 떠 오른 클라라마저 영입하며 섹시 코미디를 강조 했다. 그러나 뭔가 강력한 한 방이 부족한 느낌은 단순히 SNL이 정치 풍자를 하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사회 문제나 관심있는 주제를 한 번 꼬아서 개그로 승화시키는 것은 SNL만이 할 수 있는 코미디였다. 그러나 정치문제를 대체할만한 이슈를 SNL은 찾아내지 못했다.

 

 

 

 

대세인 영화나 드라마를 패러디하고 성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것 이상의 파급력을 가졌던 이유는 SNL이 가진 촌철살인의 풍자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몸을 사리는 풍자는 SNL에서 기대하는 풍자라고는 할 수 없다. 단순한 패러디와 섹시 코미디는 기존 코미디에서도 보였던 여러 장면들의 심화과정에 불과하다. 기존의 코미디를 뒤집어엎는 신선함과 독특함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는 최근 섹시함만을 강조한 채 주목 받았지만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지 못하며 비판의 중심에도 섰던 클라라와도 닮은 꼴이다. SNL이 가진 장점을 포기한 채, 오로지 노골적인 섹시 코미디와 욕설로 일관하려는 모습은 1차원적인 개그코드다. 결국은 지칠 수밖에 없다.

 

 

이런 모든 상황들을 극복할만한 타개책은 현재로서 보이지 않는다는 점 또한 SNL의 딜레마다. 아직 노골적인 표현 방식은 유효해 보이지만 점차 시들고 있는 관심의 끈을 붙잡고 또 다른 파급력을 SNL이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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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psia.tistory.com BlogIcon 일본시아아빠 2013.08.11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선정적이고 노골적 욕설이 난무하면, 아무리 재미가 있다고 해도 자녀가 있는 가정에선 보기가 힘들죠.
    적정선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웃음과 디스의 중간, 풍자의 적정선을...

    • Favicon of https://sinte.tistory.com BlogIcon sinte 2013.08.12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거 19금인데요.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도 자녀와 같이 보면 안됩니다.

    • Favicon of https://psia.tistory.com BlogIcon 일본시아아빠 2013.08.12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녀랑 같이 본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고 있는 자녀가 깨거나 할 수도 있으니 눈치보여서 못보겠다는 의미였습니다 ㅋ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됐나 보네요 ㅎ
      자녀가 화장실간다고 나왔다가 부모가 야한거 보고 있을때만큼 민망할때가 없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