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걸그룹의 홍수 속에서 예쁘고 귀엽고 섹시한 걸그룹은 판을 쳤지만 디소 천편 일률적인 느낌은 지워버릴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걸그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 바로 ‘크레용 팝’이다. 걸그룹 포화상태 속에서 더 이상 걸그룹이 시선을 끌기 어려운 속에서도 크레용 팝은 예쁘고 섹시한 대신, 추리닝 위에 치마를 입고 헬멧을 썼으며 다분히 남성을 의식한 노래보다는 유치하더라도 개성적인 노래를 선보였다.

 

역설적으로 이런 크레용팝의 시도는 통했다. 남성을 의식하지 않은 듯 했지만 털털한 그들의 이미지는 오히려 남성들의 관심을 촉발했고 나아가 여성들의 시선마저 사로잡았다. 그들의 춤을 흉내 낸 유튜브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독특한 감성에 대중들은 반응했고 그들은 꽤 단 시간내에 관심의 중심에 섰다.

 

 

끝도 없는 고급화 전략과 물량공세를 할 수 없다면 차라리 반대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킨 전략이 먹혀 든 것이다. 지금까지 크레용팝의 ‘빠빠빠’는 각종 음악 차트에서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상당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까지 보자면 걸그룹의 또다른 성공공식이다. 유튜브 패러디가 확장되었다면 원더걸스의 ‘텔미’같은 인기도 기대해 볼 수도 있었다.

 

 

예전 원더걸스의 ‘텔미’가 전 국민적인 히트를 쳤을 때 각종 패러디가 확장되는 방식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원더걸스는 처음부터 주류로 시작했고 크레용팝은 신생 기획사의 약한 지원 속에서 성장해야 했지만 그 관심도는 감히 원더걸스의 전성기를 떠 올리게 했다는 점에서 크레용팝은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데뷔를 치러낸 것이었다.

 

 

그러나 그 호감도의 상승에 제동이 걸리게 되는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원더걸스의 텔미가 한창 인기 있을 당시에는 비록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 비난은 단순히 인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봐도 무방했다. 그러나 지금 크레용팝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다소 거칠다. 크레용팝은 극우사이트인 ‘일베’에 연관이 되며 대중들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여전히 크레용팝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일베’의 이미지는 매니아층을 넘어 대중의 지지기반이 절실한 크레용팝에게 있어서 결코 도움이 될 수 없었다. 소속사 대표가 트위터에 직접 일베 관련 트윗을 올리고 ‘절뚝이’ ‘노무노무’같은 표현을 멤버 스스로 하게 되면서 그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비록 그들의 말이 일베와 관련이 없는 우연의 일치라고 쳐도 타이밍이 지나치게 안좋았던 것이다.

 

 

논란이 확장되자 소속사 대표는 해명글을 올리며 “일베 뿐 아니라 다수의 사이트에 가입 했다”며 “특정 목적을 가진 게 아닌데 사과해야 되면 하겠다. 우리가 미워서 마녀사냥 하는 것이라면 달게 받겠다.”며 억울한 감정을 드러냈다. 아마도 이 발언은 진심일 것이다. 걸그룹 홍보에 있어서 인터넷 반응은 좋은 수단이고 여러 가지 사이트에 들어가 반응을 체크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베는 단순한 홍보용 사이트로 치부하기에는 그 폐단이 너무 컸다. 대중들에게는 일베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화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고인을 함부로 비난하며 일본 식민시대를 정당화 하고 여성 인권에 대한 의견마저 70년대로 회기한듯한 모습에 수많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없는 일베에 대한 이미지를 비난했다. 일베를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일베충’이라는 단어는 굉장한 욕처럼 쓰일 정도였다.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은 단지 ‘민주화 시키지 않는다’는 단어를 사용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전효성 역시 큰 의미를 두고 그런 단어를 사용했으리라 보기 어렵지만 그런 무지함이 더 큰 비난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 사건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일베를 출입한 것 자체는 우연이었을지라도 그 사실에 대한 비난을 억울하다 여기는 해명은 해서는 안됐다. 홍보를 위해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닌 것은 인정하되, 국민감정을 읽지 못해 죄송하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식의 해명이 있었어야 했다. ‘우리가 단지 미워서 하는 마녀사냥이라면 어쩔 수 없지’라는 억울함은 대중의 감정을 잘못 읽은 대처였다.

 

 

더군다나 크레용팝 멤버 중 한명은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돼지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뜻)’이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오해가 있었다면 그 오해에 대한 해명을 하되, 감정을 건드린데 대한 보상이 있었어야 한다. 비록 그들이 억울할지라도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장사란 그런 것이다. ‘우리는 떳떳하니 잘못 생각하는 너희들이 문제다’는 식의 해명은 논란의 불씨만 지폈다. 이미 트위터에서 ‘일베 용어를 알아듣는 멤버가 있었다’는 소속사 대표의 인증이 있었던 마당에 이런 발언은 참으로 아쉬운 대처였다.

 

 

물론 크레용팝의 비호세력도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실수며, 이런 반응은 마녀사냥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예정되었던 시축이 취소되고 그들이 광고 모델이었던 사이트에서는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마녀사냥은 근거 없는 비난이 있을 때 적용될 수 있는 단어다. 그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일베’라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고 ‘우린 억울하지만 사과 하라면 하겠다’는 식의 태도에 있었다. 크레용팝의 독특하고 우스운 분위기에 대중이 반응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런 작은 태도에도 대중들은 반응할 수 있었다. 사안이 민감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일베용 팝’이라는 오명을 쓸 때까지 그런 분위기를 못 읽었다는 것은 심각한 미스다. 대중의 정서를 읽지 못한 걸그룹은 결국 이미지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대중 지지기반이 아직 견고하지 않은 신생그룹으로서는 크나큰 실책이다.

 

 

여기다 일본 그룹 모모이로클로버z와 크레용팝과의 콘셉트가 상당부분 겹치면서 터진 ‘표절논란’은 그 이미지에 쐐기를 박았다. 헬멧을 쓴 것부터 추리닝을 입고 후레쉬맨 포즈를 흉내내며 커다란 이름표를 다는 것까지 도저히 참고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는 콘셉트의 유사성은 또 다시 대중들의 반감을 자극했다.

 

크레용팝의 소속사인 크롬엔터테인먼트 황현창(35) 대표는"왜 걸그룹은 다 똑같을까, 왜 새로운 시도는 안 할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다. 밉지 않은동네 여동생 같은 느낌의 그룹을 만들려다 보니 크레용팝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SM이나 YG가 강자(强者)이기 때문에 못하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 체면이나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며 성공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표절논란은 이런 그의 발언에 상반되는 것이었다.

 

 

 

 

일베 논란이 있기 전이라면 이런 표절논란을 좀 더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한차례 홍역을 겪은 그들에게 있어서 2연타 논란은 치명적이었다. 더군다나 극우 세력으로 알려진 일베에 이어 일본 그룹을 그대로 카피했다는 논란은 그들의 이미지에 지울 수 없는 생채기를 남겼다.

 

크레용팝의 성공은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그 열기를 이어가려면 신선함이 사라지고 그들이 익숙해 질 시점에서 또 다른 콘셉트와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 신선함이 줄어들기도 전에 일베와 표절 논란을 일으킨 그들에게 있어서 대중들이 그들을 마냥 귀엽고 유쾌하게 봐주길 바라는 것도 무리다. 사랑을 준만큼 그 사랑을 거둬가는 속도도 빠른 대중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논란에도 그들을 비호해줄 매니아층을 탄탄히 쌓았어야 했다. 이도저도 아닌 크레용팝에게 있어서 이번 논란은 결국 그들을 갉아먹고 있다.

 

크레용팝은 신생 기획사에서 신예 아이돌로서의 성공적인 데뷔라는 것 자체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한가지 간과한 것은 대중들의 심리를 읽는 능력이었다. 논란을 최소화하고 그들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켰어야 함에도 논란은 극대화 시키고 이미지는 타락시키는 전략을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사용한 그들의 관리미숙이 이런 사태를 불러왔다. 억울하다 하더라도 대중들의 시선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 대가는 결국 너무 컸다. 단순한 ‘마녀사냥’이라 볼 수도 없다. 설사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 마녀사냥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지경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또 다른 대책이 그들에게 있을까. 그들의 고민이 깊어질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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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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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iana.tistory.com BlogIcon 샷타이거 2013.08.21 1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초에 이들의 성공이 고무적이지도않다고보는데......

    마냥 현재 가요계아이돌의 역효과를 괴이하게 표현해준게 다라고보지...

    마침 사건터지고 사라지길 바람

  2. BlogIcon 티스토리 운영자 2013.08.21 1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TISTORY 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크레용팝'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Favicon of https://realpoliticia.tistory.com BlogIcon 클라인하트 2013.08.21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일베에서 일본 식민지 정당화를 했다는 건 또 처음 듣네요. 정확한 글 링크라도 걸어주실 수 있을까요?

    • Favicon of https://rinte.net BlogIcon dyeworks 2013.08.22 1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비판을 해도 근거있는 비판을 해야지
      이건 비판이아니라 도를 넘어선 비방이고
      일베를 딱히 하지도 않지만 사람들이 뭐든지 일베일베그러니까
      역으로 미쳐보이네요

  4. Favicon of https://cimia.tistory.com BlogIcon ::다람쥐:: 2013.08.21 1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씁쓸한.. 이게 가요계 현실이네요..

  5. 2013.08.21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Favicon of https://ttikki1188.com BlogIcon 랭이a 2013.08.21 2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과한답시고 SNS에 뭐눈에는 뭐밖에 안보인다는 사자성어?를 썼다죠..티비에서 보기싫고 이름도 듣기싫은 그룹입니다.

  7. Favicon of http://maker.so BlogIcon sky@maker.so 2013.08.21 2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섹시를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나름 스타일은 신선했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걸그룹이 이번엔 나타나자마자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8. Favicon of https://lkj3732.tistory.com BlogIcon 츄롱 2013.08.21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괜찮던데요.. 일본을 따라하든 안하든 제가 보기엔 매력이 있는 그릅이더군요. 컨셉을 조금 흉내낸것 같은데 표절도 한게 있나요? 노래는 많이 다른 것 같던데용..

  9. Favicon of https://chyafox.tistory.com BlogIcon ddddddddddddddddd 2013.08.21 2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쟤들 좀 나가 죽었으면 좋겠네요.일베에선 여자를 ㅂㅈ라고 부릅니다. 개만도 못한 놈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 Favicon of https://rinte.net BlogIcon dyeworks 2013.08.22 14: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시다시피 사이트별 기본성격은 다있습니다
      남초 사이트이기도 하고 여성들은 이용할수 없게끔 되어있으니
      그런 단어들도 거리낌 없이 사용되곤하죠
      그렇다고 나가 죽으라는거면 '다음'도 폭파해서 없애야죠
      종북들이 판을 치는 곳이니까요^^

    • Favicon of http://dalmannada.tistory.com BlogIcon 달만나다 2013.08.22 23: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종북이란다! 종북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는 거 자체가 ㅄ인증!
      아 빡쳐! 머리에 뇌가 있으면 북한을 찬양할까? 왜 쌍팔년도 인식을
      지금까지 이용해 먹는건지!!! 개넘들

  10. Favicon of https://sallam.tistory.com BlogIcon 살람 2013.08.22 0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안견.. 저거 현재 고소 진행중이랍니다. 아이디 탈퇴하고 나서 안티가 재가입해서 남긴 글이라고요

    뭐 하나 검증된 것 없이 심증만 넘치는 글이 진실인양 떠도는게 불편합니다

  11. Favicon of https://rinte.net BlogIcon dyeworks 2013.08.22 14: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민지 시대를 정당화 했다라.. 어디서 그런 글을 찾아볼수있죠?
    비판과 비방은 엄연이 다른 단어입니다
    링크타고 흘러들어와서 글을 읽어보았지만
    아쉽게도 정확한 진실로 이야기 하는 글은 아닌듯보이네요

  12. Favicon of http://first-0430.tistory.com BlogIcon 젓가락코 2013.08.23 0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베에 안들어가봐서 잘 모르지만 분위기를 읽지않고 대중의 시선을 무시 혹은 간과했다는 표현에 동감합니다. 해명했다고 해서 먹혔을거라고 장담은 못하겠지만 해명의 시기를 놓쳤죠.
    개인적으론 그냥 노래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합니다...이건 개인의 취향이죠.
    라이브도 최악이더군요..일베가 아니었더라도 라이브로 충분히 욕먹을만한 수준입니다. 라이브를 못하는것보다 더 기분나쁘게 노래 자체를 안하던데 무대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대체 뭘 하는건지 괘씸하기도 합니다. 컨셉이 그러면 그럴수록 실력은 진지해야 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걸스데이같이 처음에는 못하는 이미지로 이목을 집중시키려는 전략이 아니라면요.
    노래에 성의가 있고 라이브라도 잘했으면 일베를 동원해서 논란을 일으켜야할 만큼 아이돌 시장이 참 힘들구나 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을겁니다.
    제목은 텔미에 대한 모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