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도 mnet의 <댄싱9>은 상당한 화제성을 담보한다. 그 이유는 춤이라는 역동적인 예술에서 오는 강렬함도 한 몫 하지만 뛰어난 실력을 가진 매력적인 참가자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이 생긴 탓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흥행세에 고무되어 <댄싱9>의 첫 생방송 무대가 펼쳐졌다. 그러나 처음부터 불협화음이 일었다. 일단 특정 팀에 너무 유리하게 편성된 가산점과 애매한 심사기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너무 큰 가산점 덕택에 굳이 끝까지 경연을 지켜보지 않고도 결과가 결정지어져 버린 탓에 긴장감이 현저히 떨어졌다. 게다가 아무리 예술이 객관적일 수 없다지만 제멋대로의 심사기준 역시 시청자들이 동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 생방송의 진행을 맡은 오상진 아나운서의 진행 역시,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오상진은 생방송 무대에 전혀 적응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반감을 더욱 부채질하는 역할을 했다. 아무리 생방송 프로그램 진행 경험이 부족하다지만 <위대한 탄생>등의 경연 프로그램 진행 경험이 있는 ‘프로 아나운서’에게 기대하는 진행 스타일에 오상진은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일차적으로 목소리 발성부터 아쉬웠다. 오상진은 진행하는 내내 수차례 음이탈이 나며 특유의 매끄러운 발음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진행자가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한 감정을 시청자에게 선사했다면 그 자체로 성공적인 진행이라 평가하기는 힘들다. 프로그램 전반적인 분위기에 안정감을 심어 줄 책임이 있는 진행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한 셈이다.

 

둘째로 오상진은 긴장감 조율에 실패했다. 물론 프로그램 자체의 설정에서 긴장감 조율을 실패한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오상진은 목소리의 강약 조절, 감정의 높낮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진행을 펼쳤다. 경연에서 패배한 팀을 발표하면서도 목소리에 묻어있는 웃음기는 상황에 전혀 적절치 못했고 패배한 팀을 ‘진 팀’이라 칭하는 태도도 분위기에 어긋났다. 물론 패배한 팀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침통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 분위기에 맞는 위로는 건넬 줄 알아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최소한 객관적이고 명료한 진행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오상진의 진행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단지 본인의 흥분되고 긴장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중구난방식으로 뻗어나간 진행에 다름 아니었다.

 

오상진의 무리한 진행을 살펴보면 같은 방송사에서 프리선언을 한 김성주의 진행 스타일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김성주는 프리 선언 이후 다소간의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화성인 바이러스> <슈퍼스타K>같은 케이블 프로그램은 물론, 결국은 본인이 사표를 던졌던 MBC의 <아빠 어디가>에도 캐스팅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자세하 살펴보면 이것은 단순한 행운만은 아니다.

 

김성주는 <슈퍼스타K>에서도 긴장감을 자아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1분 후에 공개됩니다.”라는 멘트는 결과가 궁금한 시청자들에게 있어서는 짜증을 유발하는 한마디일 수 있지만 결코 부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 김성주는 그 멘트를 감정이 최대한 고조된 시점에서 뱉었다. 오상진의 “1분 후 공개 됩니다”가 김성주의 멘트와 달랐던 이유는 그가 그 멘트를 감정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뱉었기 때문이었다. 감정이 고조된 시점에서의 “1분 후 공개 됩니다.”는 짜증은 날지언정 그 뒤가 궁금해지기 마련이지만 감정의 높낮이 없이 활기차고 밝은 동일한 멘트는 단순한 짜증만 유발할 뿐이다.

 

김성주는 착실하게 자신만의 진행 세계를 구축했다. 그것은 그가 각종 구설에 오를 때도 그의 위치에 치명타를 입히지 않는 강력한 무기였다. 설령 대중과 김성주 사이에 다소간의 불협화음이 있었을지언정 ‘그래도 진행은 잘한다.’는 평가는 그의 진행자로서의 본질을 대변해 주는 것이었고 그것은 김성주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였던 것이다.

 

오상진은 이제 공중파 방송국의 그늘에 있지 않다. 그가 프리선언을 했을 당시, 수많은 대중들은 응원을 보냈다. 잘나가던 김성주가 사표를 던졌을 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그러나 오상진의 진행 능력의 한계가 뚜렷할 때, 그가 전직 인기 아나운서로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을 수도 있다. 단순히 훈남 아나운서로서의 이미지만으로는 진행자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대중과의 소통, 프로그램의 전반을 아우르는 강약 조절을 오상진만의 스타일로 해낼 수 있을 때. 그를 찾는 방송은 늘어날 것이다. 초반의 실패를 딛고 그가 진정한 진행자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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