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이효리의 결혼식은 철통보안 속에서 치러졌다. 경호원들과 출입금지 표지판으로 일반인은 물론, 기자들의 출입마저 철저히 막힌 탓에 틈새로 살짝 보인 얼굴만이 이효리 결혼식에서 공개된 전부였다. 그마저도 언론이 집요하게 쫓은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이효리의 결혼식의 여파는 그 다음날까지 지속되었다. 결혼식은 어떤 식으로 치러졌을까에 대한 궁금증부터 하객이 누구였냐는 문제까지 화제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이효리의 결혼식에 핑클 멤버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효리의 인간관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런 저런 설왕설래까지 오갔다. 이효리는 비공개 결혼식을 했지만 그렇게 여전히 대중의 관심에 서 있는 톱스타였다.

 

 

그간 이효리만큼 수많은 화제와 여론을 몰고 다닌 가수도 드물었다. 핑클로 시작해 솔로 활동에 이르기까지 이효리는 15년 이상의 세월동안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했다. 그만큼 구설수도 많았다. 각종 열애설은 물론, 거품 논란, 표절 논란, 채식 논란등 수많은 논란을 양산해 냈다. 그러나 동시에 그런 논란은 ‘이효리’라서 가능했다. ‘섹시’와 ‘소박’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며 재치있는 입담과 무대에서의 카리스마를 모두 성공적으로 발현시킨 케이스는 이효리 말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예능과 가요계에서 이효리의 이름이 끊이지 않았고, 이효리는 명실공이 가장 핫한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대중들은 이효리의 재능과 능력에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면서도 이효리라는 엔터테이너 자체로 그를 받아들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엄청난 인기에 이효리 역시 <힐링캠프>에 출연해 “자아도취에 취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 이효리가 결혼을 했다. 상대는 재벌가의 아들도 같은 톱스타도 꽃미남도 아니다. 이상순이라는 다소 생소한 뮤지션이었다. 이들의 열애 사실이 처음 공개될 때만 해도 많은 대중들은 악플을 쏟아냈다. “이효리의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라는 다소 황당한 의견마저 있었다. 그동안 이효리가 하는 일들은 그렇게 오해를 받아왔다. 그가 유기견을 돕고 모피를 반대하는 일은 표절논란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키려는 전략으로, 이효리가 하는 채식은 그가 모델이었던 한우 농가에 대한 배신쯤으로 해석되는 목소리도 컸다. 물론 이런 논란들은 이효리의 신중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효리가 하는 일이 그만큼 대중들의 시선을 잡아끌었기 때문이었다. 관심이 없다면 논란도 없다. 이효리의 행동 하나하나는 점차 변해 갔지만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이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혼식의 하객이 누가 오고 오지 않았느냐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것 역시, 이효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아직은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많은 대중들은 이효리의 결혼식에서 핑클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했다. 심지어는 이효리의 인간성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효리는 <라디오 스타>에서 “핑클 멤버 중 옥주현을 제외하고 이진, 성유리와는 자주 만나지 않는다”며 “그때 리더로서 좀 더 멤버들을 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라며 핑클 멤버들과 각별한 사이가 아님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90여명만이 모인 조촐한 자리에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은 핑클 멤버들을 부르는 것이 이효리에게는 어색한 일일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효리가 보여주기식 결혼을 했더라면, 아니, 최소한 남들이 그러하듯 서울의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면 핑클 멤버들이 굳이 방문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이효리의 결혼식은 찾아가기 편한 서울이 아니라 제주도에서 열렸다. 그마저도 장소는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관광지가 아닌 그의 별장이었다. 가려면 최소 1박 2일의 일정정도는 예상해야 하는 곳이다. 이효리 측에서 초청을 하려면 비행기 티켓을 마련해줘야 할 정도다. 그런 부담감을 지우기에 이효리는 충분히 그들과 친하지 않았을 터다. 그리고 그것은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무조건 많이 부르는’ 결혼식이 결코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인맥을 자랑하는 듯한 결혼 하객 명단역시 보여주기에 다름아니다. 이효리는 그런 것을 마다하고 자신을 진심으로 축복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결혼식에 불렀다. 1박 2일이라는 시간을 이효리를 위해 기꺼이 내어 줄 수 있는 사람들로. 그런 결혼식에 인간관계가 온전치 못하다는 비난을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오히려 결혼식에는 특정 인물이 와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편견이다.

 

이효리는 가식일지라도 직접 유기견과 유기 고양이들을 수마리나 입양해 키우고 모피나 가죽백을 사용하지 않으려 하며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제품에 대한 광고를 찍지 않는다. 전략적인 연애라는 상대와는 결혼까지 감행했다. 이효리가 가식과 전략만으로 수십억을 받을 수 있는 광고를 포기하고 인생을 담보잡힌 채, 결혼까지 한다는 생각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그는 진심으로 자신이 생각한 대로 살아가기로 결정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

 

이효리도 인정했다. 자신이 오만방자했음을. 그리고 자신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보여지는 것에 치중했음을. 이효리는 <이효리의 X언니>에서 어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꺼내며 이런 말을 했다. “그 때의 너는 그 나이에 맞는 고민을 하고 있었던 거야. 네 잘못이 아니야.”. 이효리는 여전히 이효리지만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한층 더 부드러워졌고 조금 더 편안해 졌다. 섹시하거나 당당한 노래만 부르던 이효리는 어느새 ‘미스코리아’나 모두 힘내라는 메시지를 담은‘Holly Jolly Bus'도 부른다. 그래도 여전히 이효리는 ‘bad girl’을 부르며 대중에게 자신이 보여주어야 할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그렇게 그는 이효리라는 껍질을 깨지 못하는 자신조차 이효리의 일부분임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타 이효리도 이효리고 유기견을 사랑하고 이상순과 결혼했으며 핑클 멤버들과 친하지 않은 이효리도 이효리다. 그래서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자신만의 결혼식을 올리며 ‘인간 이효리’로서의 삶도 중요하다고 간접적으로 외쳤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대중들이 아직도 스타 이효리의 행동에 설왕설레를 하더라도 이효리는 옛날보다는 조금 더 담담할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은 대중들이 원하는 스타 이효리의 영역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삶의 영역임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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