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아이돌이 연기 겸업을 선언하고 나섰고 가수 출신 연기자들 역시 판을 치는 마당에 보아의 연기 도전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한 때 아시아의 별이라는 보아마저 연기를 해야 하냐는 의견 역시 무시할 수는 없었다. 최근에야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이미 가수로서 정점을 찍은 경험이 있는 보아의 커리어에 굳이 연기라는 스펙을 더하는 것은 어쩌면 욕심 같아 보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 분위기는 반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연기와 무대의 영역은 분명히 다르다. 그리고 사실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던 걸그룹 출신 아이돌들도 브라운관에서 실패를 한 번쯤은 경험한다. 아무리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지고 가더라도 가수 출신 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은 쉽지 않다. 연기력 논란은 덤이다. 가수 출신이 확고한 배우로 인정받은 사례는 엄정화 정도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봐도 좋다. 엄정화 조차 메이저 시상식의 수상자 명단에서 번번이 이름이 빠져있을 정도다.

 

 

가수출신으로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흥행성마저 보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단지 화제성은 있다. 인기가수였던 그들이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어떤 작품에 출연할지에 대중들은 포커스를 맞춘다. 그러나 그 포커스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로의 주목도는 1화, 아니, 혹은 10분. 딱 거기까지다.

 

 

 

<연애를 기대해>역시 인기가수 보아를 주연으로 하는 드라마가 어디까지 매력이 있을까하는 점에서 화제성은 있었다. 보아의 연기가 어떨까 하는 점에서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예상외로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잘 맞아 들어갔다. 또한 보아는 마냥 예쁘기만 한 역할을 선택하기 보다는 연애를 못하는 주연애 역을 맡아 초반부터 낙지를 던지고 중후반까지 남자를 미행하는 등, 불안한 연애 심리를 가진 여성을 연기했다. 이는 플러스 요인이었다.

 

 

감각적인 영상과 꽤 현실감 있는 스토리는 드라마에서 보아의 향기를 지우는데 일조했다. 단순히 보아가 출연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적인 연애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은 상당히 흥미를 끄는 부분도 존재했다. 보아 혼자서 드라마를 이끌어가기 보다는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에 신경 쓴 티가 역력했다.

 

 

전반적으로 보아의 선택은 현명했다. 보아라는 이야깃거리에 기댄 드라마가 아니라 상당히 완성도 있는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내며 어느 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인 것이 강점이었다. 보아가 드라마 속에서 어색하고 튀어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아의 첫 연기 도전은 합격점을 줄만 하다.

 

 

2부작이라는 길이감도 보아에게 있어서는 플러스다. 아직 미니시리즈 길이의 드라마를 장악할 능력이 되는지 파악이 안 되는 보아에게 있어서 2부작의 드라마 출연으로 일단 반응을 체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보아의 연기는 2부작을 지켜볼 만큼은 안정적이었다는 점도 보아에게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보아가 과연 주인공으로서 가치가 있나 하는 점에서는 아직 확실한 대답을 내리기 어렵다. 보아의 출연으로 시청률이 반등하는 기적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굳이 보아를 써서 드라마를 이끌어 가야 할 만큼의 매력도 아직 찾기 힘들다. 보아는 분명 기대한 것 이상을 해냈지만 연기자로서는 평범했다. 보아라는 타이틀이 없었다면 주연을 맡길 만큼의 장점이 없는 것이다.

 

 

 

보아라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점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보아이기 때문에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오히려 특권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차라리 상대역으로 연기를 펼친 임시완의 경우, 가수보다는 연기로 주목을 받은 경우이기 때문에 훨씬 더 그 어색함이 덜 하지만 보아의 경우는 가수 보아라는 타이틀이 너무도 강렬하다.

 

 

보아는 자신이 보아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회가 적었다고 말했지만 <연애를 기대해>속 주인공 보아 역시, 가수 보아로서 가질 수 있었던 기회다. 가수 보아를 뛰어넘어 한 사람의 연기자로서의 보아가 평가 되었을 때, 보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로서의 매력이 무엇일까 하는 지점에서 보아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그 지점을 뛰어넘지 못하면 보아는 영원히 가수 보아를 뛰어넘을 수 없다.

 

 

처음 보여준 보아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히 ‘나쁘지 않은 것’에서 벗어나 연기자로서의 커리어 역시 성공적으로 해내고 싶다면 앞으로도 그가 맡는 캐릭터에 있어서 심사숙고가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주인공이 아니라도 보아의 ‘연기자로서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날 때만이 보아를 연기자로서 인정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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