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는 어느새 TV 속에서 익숙한 예능이 되었지만 <진짜 사나이>가 실제로 대세 예능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방송을 시작하고 단 6개월 만에 <진짜 사나이>는 일밤 시청률 1위를 견인하는 중심축으로 떠올랐고 그 속에서 군대 생활을 실제처럼 펼쳐나가는 예능인들은 대중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켰다.

 

 

예능 경험이 전혀 없고 심지어 인지도도 거의 없는 박형식조차 대세 아이돌로 주목 받게 한 것이 바로 <진짜 사나이>다.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대한 호기심, 혹은 추억에 기반한 그림 속에 나라를 지킨다는 장병의 이미지, 그리고 고되고 힘든 훈련을 소화하는 군인들의 모습을 대중들이 굳이 부정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서툴고 어리숙 하더라도 열심히 하려는 그들의 노력 속에서 응원과 격려의 근거를 찾는다. 완벽한 예능인이 아니라도 스타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진짜 사나이>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한명을 꼽으라면 뭐니뭐니해도 샘 해밍턴을 꼽을 수 있다. 샘 해밍턴은 누가 봐도 군대에 가장 적합하지 않은 인물 중에 하나다. 일단 국적이 외국 국적이고, 뚱뚱한 몸은 훈련이나 전투에 부적격이며 군대 용어 이전에 한국말 자체가 완벽하지 못하다. 명령을 수행하고 훈련을 소화하는데 있어서 결코 적절하다 여겨지는 인물이 아닌 것이다. 실제로 그의 별명은 ‘구멍병사’다. 외국식 사고방식에서 한국 군대 문화는 결코 합리적이지 못하다. 실제로 병사들의 프라이버시를 어느 정도 존중하는 외국 군대와는 달리, 한국은 아무리 불합리한 명령이라도 일단 복종해야하는 상명하복의 원칙이 사생활까지 적용되고 단체생활이 더욱 강조된다. 그런 한국식 문화는 샘 해밍턴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해군 편에서도 샘 해밍턴은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질문을 하며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며 질문한 것에 대한 문제점을 느끼지 않는다거나 잔반을 남긴 댓가로 얼차려를 받는 것에 대해 ‘억울했다’고 말할 정도다. 군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눈치’이기 때문에 실제로 샘 해밍턴 같은 군부대원이 있다면 그는 말이 좋아 구명병사지, 고문관이라는 이름의 문제병사로 찍히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러나 샘해밍턴은 그런 조건속에서도 가장 높은 주목을 받았다. 각종 예능에서 섭외가 되었고 광고를 촬영한 것은 물론 인지도가 상승하며 그에 대한 호감도 역시 증가했다. 군대라는 상황에서 악조건에 놓일 수밖에 없는 그였지만 그는 오히려 그 단점들을 모두 장점으로승화시킨 것이다.

 

 

여기에는 그가 ‘외국인’이라는 태생적인 특징역시 한몫을 담당했다.  한국의 문화에서 한국식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하는 행동과 외국인이 하는 행동은 처음부터 동일선상에 놓여 생각되지 않는다. 한국인이 하면 눈치 없는 행동들도 외국인이라는 조건 덕에 ‘잘 몰라서’라는 변명이 통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샘 해밍턴의 행동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그의 행동들이 모두 잘해보고자 하는 의욕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샘 해밍턴의 실수들은 그의 신체적 조건이나 한국 문화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나지만 그 안에서 샘 해밍턴은 최선을 다해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드러낸다. 이는 대중들에게 있어서 그가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자 하는 피나는 노력으로 받아들여지고 나아가 그가 한국을 ‘좋아한다’는 전제마저 생각하게 한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이나 사고방식들은 이해가 되는 한편, 그가 한국이라는 타지에 와서까지 고생스러운 훈련을 받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무리 그가 실수를 하고 훈련에 뒤처지더라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가 그 곳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전제가 깔리는 순간에는 잘하고 잘하지 못하고는 중요한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같은 구멍병사라도 손진영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샘 해밍턴의 그것에 비교할 수 없다. 인기 예능에 출연하면서도 사실상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거의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손진영이 실수를 하거나 훈련에 뒤처지는 모습은 샘 해밍턴의 경우와 동일선상에 놓여지지 않는다. 손진영은 이미 육군을 만기전역한 경험이 있다. 이미 군대 문화에 익숙한 그가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하거나 훈련에 뒤처지는 것은 결코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그의 행동들은 군대 생활의 ‘요령’ 이나 '눈치 없음' 쯤으로 해석 될 여지가 많다. 현실에서는 요령을 부리고 중간만 하는 것이 군생활의 비결일 수 있지만 <진짜 사나이>는 현실이 아니다. 예능이라는 측면에서 요령을 피우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실제로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청자들은 ‘중간만’하는 그의 모습에 시선을 주기 힘들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지 못한 손진영의 실패다.

 

 

손진영이 <진짜 사나이>속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군대 생활에서 보여줄 수 있는 특징을 살리면서도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전문분야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미 미숙하지만 열심히 하는 캐릭터는 박형식, 미숙하면서 웃음을 주는 캐릭터는 샘 해밍턴, 군대 전문가라는 이미지에 긍정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류수영, 특급병사라고 해도 좋을 장혁까지 더 이상 군대 내에서 나올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차라리 그가 완벽하게 사차원이거나 뭔가 군대 내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였다면 훨씬 더 주목도가 높았을 테지만 그는 지나치게 일반적이다.

 

 

군생활을 열심히 했다는 기반 위에서 예능감까지 뽐내야하는 미션이 <진짜 사나이>속에는 숨어 있다. 단순히 장난을 치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만으로 주목을 받기는 힘든 것이다. 오히려 선임에게 도가 지나친 장난을 친다거나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은 다소 건방져 보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손진영은 선임앞에서 방귀를 뀐다거나 선임의 팔굽혀 펴기 갯수를 실수 하는 등의 예능감은 부적절하다. 그러면서도 결코 어느 분야에서도 특출나지 않은 손진영의 군생활은 군생활을 배경으로 한 예능에서라면 패착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손진영의 캐릭터는 이미 샘 해밍턴과 지나치게 겹친다. 그러나 문제는 샘 해밍턴의 개성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손진영이 샘 해밍턴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결코 손진영은 똑같은 반응을 얻을 수 없다. 단순히 인기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매력과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예능인도 빛을 발한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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