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크로아티아의 ‘골드 스핀 오브 자그레브’대회에서 부상 이후, 첫 복귀 무대를 치렀다. 쇼트 프로그램인 ‘send in the clown'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대중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그 관심을 반영하듯, 김연아 경기는 전국 시청률 13%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김연아 역시 부상의 우려 따위는 말끔히 씻어버린 채, 시즌 최고점인 73.73점으로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마쳤다.

 

 

그러나 문제는 mbc의 중계 행태에 있었다. mbc는 김연아의 경기를 중계 하면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행태로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인 ‘send in the clown’은 여배우가 지난날을 회상하며 그리움과 애절함으로 부르는 뮤지컬 삽입곡으로 알려져 있는데 해설자들은 ‘아버지를 그리면서 만든 곡’이라며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아디오스 노니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선수에 대한 사전 조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었다.

 

 

 

 

이 정도는 실수로 넘어간다고 해도 중간에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 무용수가 등장하여 피겨의 한 동작을 선보이며 ‘땅 위에서도 힘든 동작’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코미디에 가까웠다. 발레랑 피겨는 엄연히 다른 종목이다. 발레 동작에서 파생된 동작이 피겨에도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종목을 동일 선상에서 놓고 비교를 하는 것은 스포츠 중계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나 나올법한 장면이었다. 스포츠가 물론 무조건 엄숙하고 진중할 필요는 없지만 굳이 다른 종목과 집적적인 비교를 하는 뉘앙스를 줄 필요는 없었다. 그런 비교 없이도 충분히 피겨선수들의 몸짓은 아름답다. 유치한 비교는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또한 해설자들은 안도미키등 다른 참가자들의 경기에서 끊임없이 김연아를 언급하며 김연아와의 차이점들을 비교하는등의 무례를 범했다. 자국선수를 아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선수들을 자국선수와 비교해서 깎아내리는 것 같은 행태는 공정한 심사가 우선되어야 하는 스포츠에대한 중계의 기본중의 기본을 망각한 부분이었다. 다른 선수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뿐더러 김연아선수에 대한 존중도 아니다. 김연아가 대단하다면 김연아의 경기 내용에 대한 칭찬으로 충분하다. 다른 선수들이 등장하는 와중에 김연아를 계속 언급하면서 ‘(김연아를 빨리 봐야 하는데) 점수가 늦게 나온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꺼내는 방송사의 중계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속도가 느려서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식의 상식이하의 발언마저 수차례 등장했다. 피겨스케이팅은 속도를 겨루는 대회가 아니다. 스케이팅 스킬과 스핀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하나의 작품이 되는 피겨스케이팅에서 속도에 대한 문제를 거듭 강조한 것은 그 종목의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한 중계 태도다. 스피드가 아무리 뛰어나도 다른 부분이 취약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김연아 선수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뛰어난 스피드를 지녔고 그 때문에 연기가 훨씬 역동적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는 스피드 뿐 아닌 다른 요소까지 하나 하나 완벽하게 소화해 내기 때문에 스피드라는 부분마저 장점으로 소화 시킬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스피드가 느려서 표현력이 없다는 식의 발언은 수준이하의 발언일 뿐이다. 또한 김연아의 기준에 다른 선수들을 맞춰서는 안 된다. 김연아는 피겨 역사상 최초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선수다. 대한 민국은 물론, 피겨스케이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그런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의 열악한 피겨스케이팅 환경에서는 기적에 가까운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천재’라고 까지 불리는 선수와 다른 선수들을 비교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군다나 모두 고된 훈련을 통해 그 자리에 섰을 선수들에게 다른 선수들은 김연아를 보기위해 빨리 지나가야 하는 하나의 과정처럼 묘사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요, 창피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김연아와의 인터뷰마저 실망스러웠다. 김연아를 인터뷰하는 기자는 끊임없이 실수에 대해 물고 늘어지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며 수차례 김연아에게 실수를 상기시켰다. 이 뿐이 아니다. 다소 논란이 있었던 의상에 대한 언급마저 꺼내며 ‘의상에 대한 관심이 컸다. 어떻게 선택한 것이냐, 콘셉트가 무엇이냐?’ 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다소 불편한 질문을 이어나갔다. 김연아의 평정심을 흔들려는 방해공작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의 미심쩍은 실격 처리 해프닝 후, ‘왜 실격 처리가 된 것 같냐?’며 선수의 마음을 헤집던 그 인터뷰가 떠 오를 지경이었다.

 

 

 

 

 

이런 중계 내용에 김연아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김연아의 성공적인 복귀식에 먹칠을 하는 수준 낮은 중계였던 것이다. 김연아 경기에 대한 중계는 전 국민의 관심사지만 단순히 중계권을 따오는 것이 목표일 수는 없다. 그만큼 충분한 준비와 사전조사, 그리고 다른 선수들에 대한 존중까지 겸비했을 때 만이 완벽한 중계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태도와 스포츠에 대한 존중이 없이 무조건 화제성만을 위시한 mbc의 보도는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남겼다. 이어질 프리스케이팅 에서는 이런 재앙에 가까운 실수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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