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재는 1992년 대뷔 후,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대중의 곁에 머무른 진행자다. 그가 그토록 오랜 시간 대중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능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신기할 정도로 대중들은 이휘재에 대한 호감도가 낮다. 그렇다고해서 이휘재 자체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다. 그가 최근 화제가 됐을 때는 그의 화법에 대한 대중의 논란이 일었을 때 뿐이다.

 

 

물론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가는 예능인도 있다. 그러나 이휘재의 경우는 다르다. 그는 대중의 시선에서 결코 호감형 MC가 아니다. 오랜시간동안 그의 장점이 부각되기 보다는 오히려 퇴색되었다. 이휘재는 신선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편안하지도 않다. 대중들은 왜 이휘재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지 못하는 것일까.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에서도 그는 가장 경력이 많은 예능인이지만 가장 존재감 없는 출연진 중 하나다. 물론 이휘재의 아이들은 <슈퍼맨>에서 너무 어려 캐릭터를 갖기 힘들다. 아이들의 매력이 절대적인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의 개성을 살리기 힘들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핸디캡임에는 분명하다. 잠시 통화를 했던 차태현조차 “그 나이 때 아이들은 기억도 못한다. 왜 출연했냐?”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그 농담에는 새겨 들어야 할 뼈가 있다.

 

 

 

이휘재의 쌍둥이들은 물론 지나치게 어리기도 하지만 이휘재가 그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아이 하나도 힘든 마당에 아빠 혼자 쌍둥이를 보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 분명하지만 <슈퍼맨>은 예능이다. 추사랑 같은 캐릭터가 주목 받는 이유도 <슈퍼맨>이 예능이기 때문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휘재가 쌍둥이를 보는 방식은 전혀 예능스럽지 않다. 이휘재는 시종일관 힘든 표정과 지친 기색으로 아이들을 대한다. 단지 그가 지치고 힘든 ‘육아’에 뛰어들었다는 모습만 끊임없이 강조된다. 그런 모습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휘재가 그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거라곤 쌍둥이들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고생스러운지 피력하는 것에 불과하다. 가끔씩의 감동의 순간은 있지만 그 감동을 위해 예능이 아닌 다큐멘터리 식의 구성에 시청자들이 눈길을 줘야 할 이유는 없다. 한마디로 이휘재의 이야기에서 시청자들이 같이 웃고 즐거워 할만한 포인트가 없는 것이다. 단순히 쌍둥이가 귀여워서 시선이 고정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나머지가 짜증과 불만으로 채워진다면 시청자들이 그 모습을 참기 힘들어진다. 

 

 

이휘재가 ‘예능’이라는 자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그 안에서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나 부각된 것은 육아와 아이들에 대한 스토리가 아니라 뜬금없는 ‘고부간의 갈등’같은 것들이었다. 이는 <슈퍼맨>의 기획의도와 전혀 부합되는 그림이라고 할 수 없다. 적어도 예능인이라는 책임감이 있다면 그 안에서 예능의 그림을 뽑아낼 노력은 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그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다면 이휘재가 적극적으로 예능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안된다면 굳이 출연하지 않는 편이 낫다. 이휘재는 이 프로그램으로 이미지의 전환도, 색다른 이야깃거리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예능인으로서는 결코 맞고싶지 않은 결말일 것이다.

 

 

결혼 전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할 당시에도 이휘재의 스토리 운영능력은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이휘재는 그 안에서도 자신의 캐릭터 자체를 고루하고 답답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조기 하차라는 수모를 겪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휘재는 그 캐릭터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것이다.

 

 

토크쇼에서도 이휘재는 결코 호감형 인물이 아니다. 이휘재가 상당히 오랜 시간 예능계에서 버틴 것만으로도 그의 능력은 물론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이휘재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대중앞에 선보인 것에 반에 이휘재에게 대중이 기대하는 부분은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다.

 

 

이휘재의 문제점은 이미지의 변화가 지나치게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의 이미지인 '바람'은 아직까지 젊은 시절에는 '신선함'으로 통했던 '롱다리' '잘생김'이라는 단어의 확장에 불과하다. 외적인 요소에 한정된 이미지만을 가지고 가는 것은 결코 긍정적이라 할 수 만은 없다. 그마저도 결혼과 동시에 사용할 수 없는 이미지로 변모하고 말았다.

 

 

 

그럼 남은 것은 이휘재의 ‘말솜씨’다. 그러나 여기서도 이휘재는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다. 이휘재의 대화 스타일은 ‘폭로’에 있다. <해피 투게더>에서 모든 이들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꺼내며 남의 발언마저 가로막는 모습은 재미있기 보다는 불편한 느낌을 자아냈다. “내가 입만 열면 여러 사람 다친다”는 식의 강압적인 모습은 웃음을 담보해야 하는 예능에서 결코 반갑지 않은 모습이다. 예능에서는 모자라고 어설프더라도 진솔한 모습이 더 통한다. 이휘재는 자신의 스토리 대신 남의 스토리를 내세운데다가 그마저도 ‘농담’이 아닌 ‘무기’로 사용하는 우를 범했다. 방송 후 이휘재에 대한 비난여론이 형성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 후 출연한 <힐링캠프>를 통해서도 그러 경향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휘재는 빈약한 자신의 스토리를 매우기 위해 이경규, 성유리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물론 그런 식의 이야기 진행은 다른 출연자들 역시 사용한 방법이지만 문제는 그런 이야기들이 사이드메뉴가 아닌 메인디쉬가 된다는 것이다. 남에게 치명상을 입히며 웃음을 전달하는 방식은 반짝 주목받을 그의 개그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도 열애설을 유도하거나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지며 남을 깔아뭉개는 경향이 짙다. 그가 그럴 의도가 없다하더라도 남들이 볼 때는 그의 개그는 강압적이다. 거침없는 그의 개그로 인해 창출되는 웃음이 불편함을 무마시키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휘재가 대중의 지지기반이 약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없으면서도 폭로전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예능인은 환영받기 힘들다. 그가 굳건히 버틴 세월동안 쌓아온 기반이 약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휘재는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친화적인 자신만의 화법과 캐릭터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그가 이미 성공한 예능인이라도 오늘의 TV안에서 그 미션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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