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쓰리데이즈>는 초반부터 화려한 자동차신에만 2억원이라는 제작비를 투입하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블록버스터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실제로 <쓰리데이즈>는 드라마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100억이라는 자금이 투입된, 상당한 규모의 드라마였다.

 

 

내용부터 기존의 평범한 드라마와는 차원을 달리했다. ‘사라진 대통령을 쫒는다’는 설정은 긴박함과 스릴을 제공해 줄 거라는 기대를 높였고 영화같은 스토리를 예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조건에도 불구하고 <쓰리데이즈>는 높은 시청률을 담보할 수 없는 스타일의 드라마였다. 첫 회부터 이야기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중간에 유입되기 힘든 추리 형식의 스토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웰메이드 드라마를 기대하게 하는 측면은 분명히 있었다. <사인><유령>등으로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김은희 작가의 필력과 손현주등의 연기파 배우의 활약을 궁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지막회로 다가갈수록 <쓰리데이즈>에게 남은 것은 기대의 충족보다는 실망에 가까웠다. 마지막회에서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대사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와 맞물려 감동을 자아냈지만 드라마 자체에 대한 관심에서 촉발된 화젯거리는 아니었다. 드라마에 열광하는 매니아층 역시 두텁지 못했다. <별에서 온 그대>의 후광을 입은데다가 100억이라는 자금이 투입되었지만 시청률을 결국 첫회에서 1%가량 상승한 13%대로 종영했다. 그렇다고 체감인기가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드라마는 100억이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시청률도, 열광하는 매니아도 탄생시키지 못한채 종영한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

 

 

드라마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군데군데 허점과 빈곳을 드러낸다.

 

대통령이 납치 되었다는 긴박한 상황속에서도 상황은 허술하게 흐른다. 대통령과 대치되는 악인인 김도진(최원영)은 쉽게 탈옥을 하고 헬기를 타지만, 군병력이 즐비한 곳에서조차 검문 한 번 당하지 않는다. 대통령 경호원들은 훈련을 받은 뛰어난 정예요원들임에도 맥없이 악인의 세력에 무너진다. 아무리 드라마의 흥미를 위해서라지만 김도진쪽의 세력은 항상 대통령에게 먼저 도착을 한다. 군부대는 늘 모두 사망하거나, 현장뒷정리를 위해서만 필요하다. 한 나라의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보호 장치가 너무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테러를 위해 폭탄이 터지면 군부대나 경찰에서 비상이 걸릴 상황임에도 김도진은 공권력의 제제를 피해 너무나도 평화롭고 자유롭게 행동한다. 지휘본부에서는 이미 cp장인 문성민(김정학 분)이 배신자임을 알고있음에도 군부대 수색 하는인원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그에게 속아넘아간다. 아무리 증언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도 그정도 사안이면 당연히 수배가 내려졌어야 하는 일이다.

 

 

대통령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한다. 군데 군데 허점을 드러내며 대작이라는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 것이었다.

 

물론 수확은 있었다. 드라마는 정의가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내세웠고 국민을 위하는 이상적인 대통령상을 만들어냈다.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정의의 실현’이라는 메시지는 묵직한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생각해 볼 거리는 충분히 던져주었다. 한국에서 만든 장르물의 한계를 극복해 보려는 노력만은 인정해 줄만하다.

 

하지만 동시에 <쓰리데이즈>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미 미드 등으로 수준이 높아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전체적인 설정이 촘촘하지 못했고 확실한 임팩트를 남기는데도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적인 장르물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는 느낌은 주지만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는 내릴 수 없다.

 

드라마는 선과 악의 대립을 보여주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인물들과 이야깃거리가 허술함을 뛰어넘을 만큼 매력적이고 몰입감이 높았는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리데이즈>의 시도만은 높이 살만하다. 다양한 스토리의 드라마들을 만들고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한국 드라마가 지향해야 할 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쓰리데이즈>가 보여준 한국형 장르물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만은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