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적으로 말해서 유재석이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유재석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했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나는 남자다>에서 특별한 포인트를 찾기 힘들었다. 남자들의 토크쇼라는 콘셉트도 그다지 특별하지 못하고 오히려 분위기만 칙칙해졌다. 수지의 등장으로도 그 분위기는 해결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배려심 넘치는 유재석의 진행은 분명 장점이지만 ‘남자’이야기를 적나라하게 꺼내는 자리에서라면 보다 독살맞고 익살스러워질 필요가 있다. 결국 시청률은 4%대로 그다지 주목할 만한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유재석이라는 걸출한 진행자를 데려다 놓고 제작진의 안일한 구성 방식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JTBC썰전에서 강용석, 김구라, 허지웅이 강도높게 이 프로그램을 비판하자 오히려 <니는 남자다>에 대한 옹호론이 대두되었다. 물론 그들이 유느님이라고까지 불리우는 국민 MC 유재석을 비판했다는 것도 한 몫 했겠지만 그 안에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썰전>은 주로 방송 프로그램과 연예 전반에 대해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사실상 <썰전>에는 전문가적인 분석이나 시청자들이 미처 알아채지 못한 예리한 시선이 존재한다기보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TV를 보면서 사람들이 고개를 흔들며 한 마디씩 내뱉는 수준의 이야기만 오고 간다.

 

 

 

더군다나 김구라는 말할 것도 없고 허지웅 역시 이제는 기자의 신분이라 할 수 없다. <마녀사냥>이나 <썰전>으로 이미 예능인의 이미지를 갖게 되고 자신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프로그램에 이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들은 방송인이고 연예인이며 예능인으로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 비판하는 이들과 별다를 바 없는 예능인이라면 그들에 대한 평가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평론가들도 대중의 의견과 상반되는 자신만의 의견을 지나치게 밀어붙이는 경우에 입을 수 있는 타격이 크다. 더군다나 예능인이라면 단순히 대중들의 날 선 비판에 직면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근간, 즉, 그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까지 비난의 목소리가 미칠 수 있다.

 

 

 

그들도 완벽한 예능인이 아니다. <썰전>역시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놓고 비난을 내쏟는 것은 누구나 한다. 그에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통한 비판이라면 시청자들은 공감할 수 있지만 단순히 ‘재미없었다. 유재석이라서 못 건드리는 것이냐.’는 식의 비판은 비판이 아닌 비난에 가깝다. <썰전>이라는 프로그램 자체에서도 동일한 비판은 언제든지 쏟아질 수 있다.

 

 

 

김구라는 여기에 대고 ‘경쟁프로그램인데 시청률 보고 안심했다.’는 식의 사심까지 드러내며 화룡점정을 찍는다. 비판을 위한 비판에 가까운 것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보여줄 걸 다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제 변해야 한다’는 비판 역시 김구라 본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비판이다.

 

아직도 유재석 강호동은 등장만으로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김구라는 비난의 수위를 높였을 때만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예능인이다. 자신의 브랜드 자체가 아니라 독설로만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김구라가 <힐링캠프>에 출연했을 때, 김구라는 ‘김성주 보다는 (시청률이)잘 나와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오히려 시청률이 떨어진 것만 봐도 김구라라는 브랜드 자체에 사람들이 관심이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구라는 시청자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예능인으로서 대중성을 확보한 유재석 강호동보다 김구라가 변해야 할 시점이다. 누구나 다 자신만의 강점과 무기가 있다. 게다가 어느 예능인이든지 정점을 찍은 후 내려 올 수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여야 한다. 강호동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것만 봐도 그것은 증명되는 것이다. 그들의 스타일을 버리고 다른 스타일을 무리하게 시도했다가 얻을 수 있는 단점들은 무시한 채, 무조건 변화만을 외치는 것 또한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김구라는 전혀 변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상황에서라면 더욱 그러하다.

 

 

 

 

예능인들이 같은 예능인을 비판할 때는 그들 자신은 물론, 그들이 맡고 있는 프로그램이 자신들이 하는 비판에 자유로운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과연 김구라의 <라디오스타>나 허지웅의 <마녀사냥>은 단점이 없는 완전무결한 프로그램인가. 그들은 왜 그 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놓고 평가하지는 못하는가. 그리고 그들과 같이 진행하는 신동엽이나 윤종신에 대한 평가는 왜 마음놓고 늘어놓지 못하는가.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의 생업이 걸린 프로그램들의 제작진을 함부로 평가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그들의 딜레마다. 모든 프로그램을 놓고 이렇게 다른 잣대를 들이 대는 것 자체가 이미 <썰전>의 존재가치에 의문이 드는 지점인 것이다. 그들이 정녕 그렇게 똑똑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단점과 장점을 제대로 분석할 줄 안다면 <썰전>부터 분석하여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볼 일이다. 평론가의 입장도 아니고,  지나가는 일반인의 입장도 아닌, 이미 예능인이 되어버린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비판들은 모두 다 그들에게 되돌아가고 있다. 과연 <썰전>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그들이 같은 예능인들에게 하는 날 선 비난들이 거세질수록 <썰전>에 흥미를 잃는 시청자들이 많아질 수도 있음을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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