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으로 아시아는 물론 중동에까지 파급력을 행사하는 여배우가 되었던 이영애가 <대장금>의 속편 <대장금2>의 출연을 최종 고사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영애의 <대장금2>의 출연 고사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물론 [대장금] 은 누가 뭐래도 한류의 '킬러 콘텐츠' 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을 휩쓸다 못해 광풍을 일으켰고, 이영애가 한류스타로 등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이병훈PD 특유의 롤플레이식 스토리 전개, 김영현작가의 필력, 한국 특유의 음식과 한방치료 또한 [대장금] 을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영애는 그 중심에서 ‘유일한 주인공’으로서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당시에도 일부에서  ‘나이와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어쨌든 <대장금>을 논할 때, 이영애말고는 다른 주인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런 이영애가 <대장금2> 출연을 한다면 <대장금>의 성공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된다. 그러나 이미 해피엔딩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며 종영한 <대장금>에 다른 이야깃거리가 나올 수 있느냐는 미지수다.

 

 

 


 

 

<대장금> 때만해도 착한 주인공이 역경을 헤쳐나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이야기가 통했지만 지금 그런 구조는 이병훈 PD에 의해서 <이산> <동이> <마의>등으로 수없이 되풀이 되었다. 김영현 작가역시 박상연 작가와 콤비를 이루어 <선덕여왕> <뿌리 깊은 나무>등으로 단순히 주인공의 역경 극복 스토리에서 벗어나 매력적인 악역을 보여주고 추리형식을 도입하는 등, 변신을 꾀해왔다.

 

 

 

사실 <대장금>의 성공은 김영현 작가의 아기자기하고도 치밀한 스토리 구성에 힘입은 바 컸다. <대장금>뿐 아니라 <선덕여왕>이나 <뿌리 깊은 나무>로 까지 이어진 김영현 작가의 필력은 작가의 능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영현 작가는 <대장금>의 원작자로서 처음부터 드라마 제작에 ‘희박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저작권자인 나를 배제하고 몇년 전 부터 계속 논의가 되는 것도 괴롭다"며 초반에는 집필 계획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그러나 결국, 방송사의 끈질긴 설득으로 김영현-박상연 콤비가 <대장금2>를 집필할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김영현 작가가 난색을 표한 것 역시 <대장금>에서 더 할 이야깃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의녀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대장금이 <대장금2>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펼칠 수 있을까. 이미 ‘서장금’에서 ‘대장금’이 된 주인공은 그 타이틀에 표현된 모든 것을 다 이뤄냈다. 그렇다면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대장금이 아니라 다른 인물들에 맞춰질 수밖에는 없다. <대장금2>역시 대장금의 딸 역할로 이연희. 김소현등 주목받는 신예들이 거론되며 스토리의 중심이 ‘대장금’에게만 쏠리지는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 것 자체가 이미 대장금이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장금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줄어들면 굳이 제목이 <대장금2>일 까닭이 없다. 한마디로 <대장금2>는 <대장금>의 성공에 편승해 억지 스토리를 짜내는 방식으로 흐를 염려가 크다. <대장금> 이 워낙 파괴력 있는 콘텐츠이기는 하지만 후속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한국인의 특성 상 국내 성공률이 불투명하고, 국내에서 자존심을 구긴다면 해외 판매 역시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대장금2>가 <대장금>의 성공에 먹칠을 할 경우, 오히려 좋은 추억을 훼손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영애의 고사는 오히려 현명하다.

 

 

 

또한 중국 자본이 투입되어 만들어지는 것도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중국자본이 유입되면 스토리는 중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틀어질 위험이 있으며 중국에 대한 각종 협찬 역시 드라마에 끼워 넣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한국적인 스토리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대장금>이 그 정체성마저 흔들릴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결국 드라마의 성공은 아무리 좋은 작가와 연출이 고군분투 하더라도 100%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더 좋은 킬러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그러나 여전히 <대장금>의 환영에 사로잡혀 제작을 강행하는 방송사의 태도는 실망스러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대장금은 54부작으로 웬만한 미드의 두 시즌 분량을 넘어섰다. 스토리 역시 궁녀에서 의녀가 되는 장금이를 보여주며 시즌 2격의 이야기를 모두 완성해 냈다.

 

 

 

그런 대장금을 다시 리바이벌 하겠다는 것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이라기 보다는 욕심이고 집착에 가깝다. 더군다나 이젠 이영애가 빠졌다. <대장금>의 대표 인물인 이영애가 사라진 <대장금2>가 해외 팬들에게 단순히 이름만으로 먹힐 수 있을 것인가. 작품의 최종 성적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영애의 출연만으로도 해외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가능성은 훨씬 더 증가한다. 그러나 이영애가 빠진 <대장금>이 얼마나 해외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가는 모호한 지점이다. 결국 이영애의 출연이 무산됨으로써 <대장금>이라는 제목을 갖다 붙인 드라마 역시 그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대장금이 없는 대장금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굳이 <대장금2>라는 제목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김영현-박상연 콤비는 대장금이라는 콘텐츠가 아니라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내는 작가다. 작가의 창조성을 무시한 채, 방송사의 욕심만으로 무리하게 <대장금2>를 진행시킨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군다나 이제는 이영애가 없다. 방송사로서는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과연 이영애 없는 <대장금2>로 얼마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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