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토크쇼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효리를 앞세운 <매직아이>, 이경규의 <힐링캠프>, 강호동의 <별 바라기>, 유재석의 <나는 남자다>조차 끊임없는 위기론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케이블 토크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마녀사냥>과 <비정상 회담>등이 호평을 받으며 토크쇼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지상파 토크쇼보다 훨씬더 ‘신선하다’는 평을 받으며 관심끌기에 성공했다.

 

 

 

<매직아이>는 이효리를 제외하고는 전혀 화제성이 없고 <힐링캠프>역시 게스트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별 바라기>는 강호동의 강심장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했으며 <나는 남자다>는 유재석이라는 호감형 MC라는 특장에도 콘텐츠가 전혀 새롭지 못해 외면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들 방송의 특징은 방송 안에서 주목할만한 캐릭터가 없는 것이다. 기존 토크쇼들은 메인 진행자와 게스트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제 예능에서 캐릭터를 찾는다.

 

 

 

<진짜 사나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등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살아남고 있는 것은 캐릭터의 탓이 컸다. 박형식-헨리-여군으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캐릭터의 발굴은 <진짜 사나이>가 각종 군대 내부의 논란으로 방송 위기에 처했을 때조차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게 만들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역시 마찬가지다. <아빠 어디가>의 아류라는 비판과 다소 어설픈 편집에도 추사랑-대한 민국 만세 등으로 이어지는 캐릭터는 시청률 고공 비행을 이끌었다. <1박 2일>역시 캐릭터를 살리는데 중점을 둔 이후 포맷을 크게 변화 시키지 않고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에 가장 많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무한도전>역시 마찬가지다. <무한도전>은 캐릭터들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지금 껏 달려올 수 있었다.

 

 

 

이런 경향은 이제 토크쇼 에서도 드러난다. <마녀사냥>의 경우 신동엽의 19금 캐릭터가 극대화되고 시니컬하고 직설적인 성시경이나 허지웅의 일갈마저 캐릭터화 되었다. 그들의 캐릭터가 19금과 잘 맞아떨어지자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비정상 회담>은 아예 지상파를 능가하는 시청률을 보인다. 그 이유는 호감형 외국인들이 다수 등장한 데 있다. 그들은 유명한 인물들은 아니었지만 각각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터키 유생이라고 불리는 에네스는 전형적인 외국인 얼굴을 한 채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인 같은 말투로 보수적인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 한다. 미국패널인 타일러는 똑똑하고 지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으로 호감으로 돌아섰고 중화사상이 보이면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가진 장위안이나 그런 장위안에 당황하는 일본의 타쿠야까지, 토크쇼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창출되며 그들에 대한 호감도는 증가했다. 외국인들이 여러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생각을 말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그 안에서 캐릭터를 찾아가는 과정은 신선하고 흥미롭기까지 하다.

 

 

 

허나 지상파 토크쇼들은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장수하는 토크쇼인 <힐링캠프>는 게스트에 따라 부침이 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어느 순간 연예인들의 신변잡기가 주를 이루며 힐링보다는 해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직아이>는 이미 여러번 캐릭터가 소비된 이효리를 제외하고는 포맷 자체에 문제가 크다. 김구라의 캐릭터는 <라디오 스타>와 전혀 다를 바 없고 문소리역시 화제성이 약하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한주간의 이슈를 다루는 것이지만 화제가 되는 것은 이효리의 개인사 고백 뿐이다. 시청자들이 집중할만한 요소가 없는 것이다.

 

 

 

국민MC를 섭외한 <별 바라기>나 <나는 남자다>도 마찬가지다. 이 프로그램은 각각 콘셉트가 있지만 그 안에서 나오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다. <별 바라기>는 팬들을 섭외하며 포맷에 변화를 주려 했지만 출연하는 스타의 팬이 아니라면 이야기에 집중하기 힘든 구조다. 보다 넓은 시청층에 어필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남자다>역시 마찬가지다. 그 곳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의외성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토크는 유재석이 아무리 고군분투해도 늘어지고 만다.

 

 

 

결국 토크쇼의 포맷도 달라져야 한다. 유재석이나 강호동만을 믿고 갈 수 없다는 얘기다. 그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발휘하면서도 다른 캐릭터를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로 선회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지상파 토크쇼는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이는 더 이상 새롭지도 신선하지도 못하다.

 

 

 

지상파의 한계상 수위가 높은 이야기 거리를 꺼내들기는 힘들다. 뭔가 다른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다면 뭔가 색다른 인물의 발견을 하는 재미라도 있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시청자들이 연예인 신변잡기나 평범한 이야깃거리에 반응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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