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이 좋은 반응을 얻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꽃청춘>에 출연하는 유연석, 손호준, 바로의 조합이 신의 한 수 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돈을 빼앗고 준비 없이 비행기에 태워도 구차해지지 않는 젊음을 무기로 내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소 짜증이 날 상황에서 조차 그 상황을 유쾌하게 만들 줄 아는 그들의 성격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준다. 자신의 본 모습이 어느정도 드러날 수밖에 없는 여행과 가난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기려는 모습 속에서 그들에 대한 호감도는 형성된다.

 

 

 

 

그러나 그 호감도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편집은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끼친다. <꽃청춘> 2회에서도 유쾌한 에너지가 분출되는 그들의 젊음에 시선을 고정할 때, 갑작스럽게 불편한 장면이 끼어들었다. 문제는 그들의 장난에 있었다. 그들은 자전거 대신 제작진의 오토바이를 빼앗아 타는 장면이 연출되었고 제작진은 할 수없이 자전거를 타야 하는 굴욕을 선사 받았다. 예능적인 장면으로 얼마든지 가치 있게 흘러갈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제작진은 실수를 한다. 그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가지 못하고 결국 그들이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으로 몰아갔다는 게 문제였다. 제작진은 이후, ‘힘들어서 못찍겠으니 알아서 찍으라’며 꽃청춘들에게 카메라를 넘겼고 꽃청춘들은 자신들이 너무 심한 것 같다며 반성하고 의기소침해지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다.

 

 

 

 

이후 제작진은 그들에게 자유시간을 주려고 한 것이라며 기분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한참 다운된 뒤였다. 정말 자유시간을 주려고 한 것이라면 분위기를 그렇게 몰아가선 안됐다. 사람은 인과관계를 생각해 행동할 수밖에 없고 말투와 분위기로도 상황을 파악한다. 하필이면 장난을 친 바로 뒤에 지치고 짜증나는 말투로 ‘힘들어서 못 찍겠으니 알아서 찍으라’고 말하는 것을 그들이 기분 좋게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이 장면은 예능적으로 가치가 없었고 오히려 프로그램 분위기가 강압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제작진이 그들 우위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꽃보다>시리즈는 언제나 프로그램 출연진들의 ‘여행’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힘든 여행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 보려는 출연진들과 제작진의 기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기싸움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동등한 관계라는 인식에서 출발할 때 재미가 있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언제나 출연진들에게 패널티를 주려하고 출연진은 그런 패널티를 피해가려고 고군분투하는 그림이 웃음을 창출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이 웃음을 던져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서로 힘의 관계가 대등하고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다는 측면에서였다. 제작진은 물론 출연진에 비해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듯 보여도 출연진은 당당히 그에 맞설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제작진은 그들의 여행을 어디까지나 관조하며 그들이 제작진과의 기싸움을 원할 때만 간섭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장면은 제작진을 골탕먹이는 꽃청춘의 모습까지는 좋았으나 그 이후의 분위기에 제작진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데 그 문제가 있다.

 

 

 

 

꽃청춘들은 기분이 상한듯한 제작진의 행동에 어쩔 줄 몰랐고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며 침울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감정이 아니라 꽃청춘들의 감정에 따라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꽃청춘들에게 이미 긍정적인 감정이입을 한 시청자들 입장에서 제작진이 자신들의 기분에 따라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된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제작진이 실수로 그런 행동을 했든 고의로 그런 행동을 했든간에 꽃청춘들의 자유로움을 억압하는 행동처럼 비춰진 것은 명백한 실수였다. 이승기나 이서진, 혹은 유희열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어도 그들은 똑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을까. 제작진이 출연진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이번 회에서 만큼은 도를 넘었다.

 

 

 

그들은 캐릭터로서 이미 충분히 가치가 있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젊음’을 만끽하는 그들에게 집중하는 한, <꽃청춘>에게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뽑아낼 수 있다. 그런 그들의 여행에 타인의 불친절한 간섭은 편집이 되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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