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상>과 표절시비가 붙었던 <왕의 얼굴>에 결국 방송 결정이 내려졌다. <관상>측이 주장한 표절건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며 <아이언 맨>후속으로 방송에 차질이 없게 되었다.

 

 

 

사실 표절이라는 행위에 대해서 명확한 기준이 없는 만큼, 표절이라는 명확한 꼬리표가 붙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나 표절시비에서 방송사를 상대로 성공을 거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빼도 박도 못할 증거, 이를 테면 문장이나 대사를 그대로 차용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단순히 스토리가 비슷하다거나 소재가 비슷하다고 하여 표절이라고 결정지을 근거는 부족한 것이다.

 

 

 

사실 소재나 이야기 줄거리가 비슷한 것은 표절로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이 ‘하늘아래 새로운 이야기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미 나올 수 있는 모든 구조의 이야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미 다른 작품에 영감을 얻어 제작되는 작품도 상당하다. 다시 재창조를 거쳐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이야기들을 단순한 표절로 몰아붙일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도의적 책임’이다. 아무리 표절 혐의가 없다 하더라도 <관상>측의 주장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영화 <관상>의 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은 2012년 '관상'의 드라마화를 위해 KBS와 KBS미디어를 만나 협의를 하면서 당시 시나리오 '관상' 및 드라마 기획안을 KBS미디어에 넘겨주었지만 이후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KBS는 이에대해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는 주장을 폈지만 주피터 필름이 이메일이 오고간 정황등을 증거로 제시한 것에 미루어 보면 이 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관상’이라는 소재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왕의 얼굴>이 <관상>과는 다른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재판 과정에서도 밝혀졌다. 단순히 소재만 같다고 표절을 인정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왕의 얼굴>의 도의적 책임이다. ‘관상’을 소재로 영화 <관상>측과 접촉을 하고도 무조건 ‘표절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표절이 아니니 무대포로 방송하겠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정말 우연히 소재가 겹쳤다 하더라도 표절 의혹을 피해가기 어려울 만큼 아직 영화 <관상>의 잔상은 가시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 영화 제작사와 접촉한 정황이 있다면 더욱이나 핵심 아이템을 차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KBS는 그동안 예능에서도 표절논란이 수차례 있었다. <무한도전>과 <1박 2일>, <꽃보다 할배>와 <마마도>,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등이 그 예능이다. 이 예능들은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 표절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같은 아이템을 변형하여 동시간대 혹은, 황금시간대에 방송하는 것은 도의적인 문제다. 한 아이템이 성공하면 우후죽순 그 아이템을 차용해 예능을 만드는 식의 행태는 아직까지 <비정상 회담>과 <헬로, 이방인>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소한 그 프로그램이 종용할 때까지는 기다리는 것이 예의처럼 보이지만 시청률 싸움에서 그런 예의는 찾아 볼 수 없다.

 

 

 

<왕의 얼굴>의 ‘관상’이란 소재 역시 영화 <관상>의 후광을 입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물론 <관상>측 제작진과의 접촉이 표절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관상’을 이용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그에 따른 도의적 책임은 질 줄 알아야 옳다. 정황이 의심스러운데도 무조건 제작을 강행하는 것은 갑의 횡포에 불과하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 모두 헐리우드나 일본등에서 넘어온 드라마들의 표절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영감을 얻는 정도가 아닌, 아예 영화 제작사측과의 말이 오간 정황이 분명한데도 이런 뻔뻔한 행위를 좌시하는 것은 안타깝다. 단순히 ‘표절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행동은 씁쓸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만일 <왕의 얼굴>의 시청률이 높게 나오면 이런 행태는 점차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다. ‘시청률 지상주의’도 좋지만, 좀 더 양심적이고 품위 있는 공영방송의 태도를 기대하는 것은 단지 욕심에 불과한 것일까. 갑자기 늘린 수신료를 그런 양심과 도덕을 지키면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면 시청자들에 대한 기만이 아니라 할 수 없을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