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밥을 직접 해 먹는 그림이 재미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tvn의 <삼시세끼>가 8%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나영석 PD는 <1박 2일> <꽃보다 시리즈>에 이어서 삼연타석 홈런을 쳤다.

 

 

 

나영석은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으로 활약한 이서진을 다시 불러들이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나영석과 이서진의 조합은 <꽃보다 할배>에 이어 <삼시세끼>에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툴툴거리거나 장난스럽게 곤란한 상황을 만들 때, 시청자들은 이서진의 투정을 짜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개그 요소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서진이라는 인물이 이런 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측하긴 어려운 일이었다. 이서진에게 특별히 뛰어난 개그감이나 예능감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능으로 넘어온 이서진은 그 자체로도 웃기는 그림을 완성하며 <삼시세끼>의 주인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실 <삼시세끼>안에서도 이서진이 대단한 예능감을 보여준다고 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본인의 성격을 날것으로 보여주는 리얼리티를 더 살리고 있다. 그러나 그 리얼리티는 편집과 자막, 분위기로 예능에 가장 적절한 그림이 되고 있다.

 

 

 

이는 이서진이라는 캐릭터를 발견한 나영석 PD의 혜안 때문이다. 나영석 PD는 시골에서 밥을 지어먹는다는 다소 지루한 소재에 이서진과 아날로그적 감성이라는 색을 입히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시청자들이 집중하게 만들었다. 이서진이 투덜거릴수록, 그들이 고생할수록 이야깃거리는 산다. 특별히 극한 상황까지 몰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성격이나 행동이 날것 그대로 보여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리얼리티를 더하고 소소한 웃음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는 국민MC라는 유재석을 내세운 <나는 남자다>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나는 남자다>는 무려 100명의 일반인 게스트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깃거리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유재석 및 다른 진행자들이 어디까지나 진행자의 역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100명의 남자들의 사연에 사족을 붙이고 공감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 현재 예능에서는 캐릭터가 중요하다. <비정상 회담>이 성공한 요인 역시 외국인 패널들이 매주 출연해 풀어놓는 이야기 속에서 그들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뛰어난 예능감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각기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던 탓에 시청자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는 것을 뛰어넘어 그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들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는 일반인 100명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을 제외하면 평범한 토크쇼에 다름아니다. 현재 한국에서 예능이 꾸준한 호응을 얻으려면 그 안에서 현실감있는 캐릭터가 발현되어야 한다. <무한도전>이 꾸준히 유재석의 대표작일 수 있는 이유역시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캐릭터가 형성되고 그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이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남자다>에서 유재석은 유려한 진행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램내에서 특별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것은 포맷상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남자다>가 <무한도전>이 되지 못한 이유는 결국 유재석의 활용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분위기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제작진의 역량이 크다.

 

 

 

이제 예능에는 절대 강자가 없다. 이서진도 예능의 중심이 될 수 있고 유재석이라 해도 실패를 경험한다. 예전처럼 스타 MC하나로 굴러가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기발한 기획을 하고 그 기획을 제대로 실현시켜 프로그램내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PD의 역량이 중요한 것이다. 예능은 점차 진행자가 아니라 PD의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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