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의 컴백은 성공적이었을까. <미녀의 탄생>시청률이 2회만에 10%를 넘긴데 이어 3, 4회 연속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경쟁작 <전설의 마녀>가 20%를 돌파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라 할 수 있다.

 

 

 

<미녀의 탄생>은 한예슬의 삼 년만의 복귀작으로 처음부터 주목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한예슬은 성형수술로 외모를 바꾼 후, 남편에게 복수하는 역할을 맡아 캐릭터적인 요소에 집중했다. <미녀의 탄생>은 드라마 전반적으로 코믹스럽고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한예슬과 주상욱의 과장된 연기에 설득력을 부과시키려 한다. 한예슬의 미모는 넋을 놓고 보게 될 만큼 아름답고 주상욱의 연기역시 호연이다. 그러나 <미녀의 탄생>은 근본적인 이야기에서 구멍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일단 드라마 전개 과정이 너무 쉽다. ‘드라마니까’라는 말로 이해를 받는 부분역시 드라마 안에서 개연성을 가질 때 만이 유효하다. 한예슬이 성형수술을 받고 미녀가 되는 것은 판타지로서 이해 받을 수 있지만 한예슬의 복수과정은 도저히 납득이 힘들다. 애초에 금사란(하재숙 분)이 남편에게 배신을 당하는 과정에 감정이입을 하기란 어렵다. 배신을 당하는 과정은 뻔한 몸 마음 다바쳐 충성했더니 성공해 바람난 남편 스토리고 그 안에서 금사란은 전형적인 피해자다. 그 전형성에 설득력을 얹으려면 드라마 안에서 금사란이 느끼는 감정을 좀더 세밀하고 밀도있게 그려내야 했다. 그러나 금사란의 억울함은 엄청난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 단순히 얄미운 시누이와 시어머니, 바람난 남편의 구도로만은 한계가 있다. 그 안에서 금사란의 억울함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지려면 금사란의 이야기에 좀 더 힘을 실어주어야 했다. 그러나 금사란은 꼭 복수를 감행해야 할만큼 감정적인 동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성형수술을 받고 예뻐지는 과정역시 이해는 되지만 완전히 설득력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해가되는 수준을 넘어 시청자들의 감정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나중에야 금사란 죽음을 둘러싼 비밀이 추가되지만 그것 역시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는 것이 결정적 문제다.

 

 

 

게다가 한태희(주상욱 분)은 그런 금사란을 너무 쉽게 도와준다. 전신성형은 물론 숙식제공까지 해주는 것에 타당성이 부족하다. 아무리 교채연(왕지혜 분)을 사랑하는 설정이 있다 하더라도 갑자기 ‘성형수술을 시켜달라’고 찾아온 여자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일에 대한 행동에 설명이 부족한 것이다. 차라리 한태희가 금사란에게 먼저 접근해 인생을 바꿔주겠다고 설득하는 장면이 있었다면 그가 금사란을 도와줘야만 하는 이유를 앞으로 전개시킬 여지가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은 단지 갑자기 도와달라고 찾아온 금사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연’에만 기댄 이야기 전개는 흥미를 떨어뜨린다.

 

 

 

그런 이야기의 구조를 해결하려면 코믹을 확실히 잡는 것이 답이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과장된 연기에도 불구하고 <미녀의 탄생>은 웃음 폭탄을 터뜨릴 만큼 코믹스럽지 못하다. 뚱녀에서 미녀로 변한 주인공의 행동은 전형적이고 복수라는 주제는 코믹스럽기 보다는 무겁게 다가온다.

 

 

 

 

더군다나 복수의 과정마저 어설프다. 사라(한예슬 분)가 전남편인 이강준(정겨운 분)을 유혹하는 과정은 단순하다 못해 너무 직접적이다. 이강준은 너무 쉽게 유혹에 넘어가고 사라는 너무 쉽게 그 가족들의 집에서 일하게 된다. 방송국의 대표이사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강준은 사라에 대한 의심 한 점 하지 않는 것이다. 컴퓨터로 바이러스를 보낸다든지 하는 식의 일차원적인 복수는 실소마저 머금게 한다. 이야기의 구조가 탄탄하지 못하니 복수의 과정도 흥미롭지 못하다. 그것은 이야기가 너무 쉽게 전개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고 이는 곧 공감대 형성의 실패라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코믹 드라마라 해도 이야기 구조의 개연성은 갖춰야 한다. 그 개연성이란 드라마 설정이 현실적이냐 그렇지 않냐가 아니라, 인물들의 행동에 그만큼의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인물들이 캐릭터가 정해지면 그 캐릭터가 하는 행동 역시 그 캐릭터에 맞추어 일관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캐릭터 자체가 흔들릴 때 <미녀의 탄생>처럼 캐릭터로 승부하는 드라마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게 되어있다.

 

 

 

한예슬의 복귀는 안타깝지만 아직 성공이라 부를 수 없다. 과연 경쟁작이 승승장구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한예슬이 다시금 비상할 수 있을까. 그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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