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한 <라이어 게임>과 다음 주 종영하는 <내일도 칸타빌레>는 공통점이 있다. 이 두 드라마 모두 원작은 만화이고 일본에서 이미 한 차례 드라마로 만들어 졌다는 점이다. 특히 <노다메 칸타빌레>는 한국에서 일본 드라마 입문작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라이어 게임>역시 시즌 2로 이어지고 극장판까지 개봉할 정도로 일본에서 흥행한 드라마다.

 

 

 

원작의 인기를 타고 한국에서도 드라마화까지 되었다는 점은 원작의 콘텐츠가 그만큼 뛰어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두 드라마들이 일본에서 방영될 당시의 특징은 일본의 정서에 맞춰 만화적인 요소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제작된 <노다메 칸타빌레>와 <라이어 게임>모두 원작의 스토리 라인과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캐릭터들은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기 보다는 과장되고 극적인 연기를 했으며 그로 인해 두 드라마 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형성이 되었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분위기를 한국으로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한국 정서상 부담스러운 일이다. 또한 최소 16부작으로 기획되는 한국 드라마와는 달리 11부작 정도에서 마무리되는 일본 미니시리즈를 한국판으로 옮길 때는 각색이 불가피하다. 이 두 드라마가 어떤식으로 한국의 취향에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방영전부터 여러 논란을 딛고 kbs에서 방영되었으며 <라이어 게임>은 tvN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내일도 칸타빌레>의 초반에는 원작의 느낌을 가져가려는 시도가 보였지만 캐릭터 설정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 드라마 전체의 분위기가 만화적이지 않음에도 여주인공 혼자 지나치게 오버하는 연기는 드라마의 분위기와 겉돌았고 결국 심은경의 연기력 논란까지 불러 일으켰다.

 

 

 

초반의 시선몰이에 실패한 <내일도 칸타빌레>는 원작을 파괴하고 윤후(박보검 분)의 비중을 늘렸다.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는 삼각관계와 사랑이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원, 심은경등의 배우들의 호연과 신예 박보검의 연기와 분위기는 칭찬해 줄만하지만 이야기는 뻔한 구조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다. ‘클래식’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도 클래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이야기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오히려 삼각관계의 이야기가 전개된 지금, 초반보다는 호평을 쏟아내는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너무나도 아쉬운 드라마다. 일본판 <노다메 칸타빌레>는 코믹 드라마 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여운이 남을 수 있었던 것은 피아니스트로서의 여주인공의 성장과 남자 주인공의 지휘자로서의 고뇌가 큰 중심축이었던 까닭이다. 그들은 클래식을 중심으로 모여들었고 연주를 하고 공연을 했으며, 그 안에서 자연스러운 사랑을 싹 틔웠다.

 

 

 

그러나 <내일도 칸타빌레>는 사랑을 위해 클래식을 도구로 사용한다. 여주인공은 종영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야 콘테스트에 참가하고 천재성은 단순히 이야기의 곁가지로 활용된다. 남자 주인공역시 러브라인에 초점이 맞춰진 채, 지휘 대결등은 이야기의 중심에서 밀려난지 오래다. 건진 것은 배우뿐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비록 삼각관계의 이야기가 어느정도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잡았지만 여전히 시청률은 저조하다. 과연 <내일도 칸타빌레>가 과연 명작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대답을 미리 내리기에는 섣부르지만 시청률에서도 작품성에서도 그런 평가를 받게 되기는 힘든 상황이 되었다. 전형적으로 한국드라마의 고질병이라 평가받았던 ‘음악하면서 연애하는 드라마’가 된 것이다.

 

 

 

 

반면 <라이어 게임>은 일본 드라마 길이와 비슷한 12부작의 짧은 호흡으로 드라마를 제작했다. 허나 <라이어게임>은 일본판을 그대로 따라하는 대신 새로운 설정을 추가했다. 원작에 없던 캐릭터인 강도영(신성록 분) 캐릭터를 추가하고 ‘방송’이라는 설정을 가져왔다. 원작에서도 <라이어 게임>은 리얼리티 쇼고 쇼 호스트들이 존재하지만 존재감이 전파를 타는 방송이라는 설정이나 쇼호스트의 존재감으로 극을 전개시키는 상황은 없었다. 원작을 똑같이 재현하기 보다는 상황을 바꾸어 같은 드라마지만 다른 느낌을 추구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야기 전개는 원작과 비슷하지만 신성록은 <별에서 온 그대>이후, 다시 한 번 어둡고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를 맡아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냈다. 강도영이라는 캐릭터 덕분에 드라마의 긴장감은 상승했고 신성록의 연기도 다시 한 번 호평을 받았다.

 

 

 

사실 최근 케이블 드라마의 시청률이 10%에 육박하는 가운데 <라이어 게임>의 1%대의 성적이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이야기 구조에 대한 호평과 매니아층의 지지는 이 드라마가 건진 커다란 수확이다. 이 드라마는 마지막 회에 시즌2에 대한 기대마저 남겼다. 일본 원작을 그대로 따라하지는 않았지만 원작을 크게 훼손하지도 않고, 이야기를 유려하게 풀어나간 깔끔한 전개가 돋보였다.

 

 

 

<내일도 칸타빌레>나 <라이어 게임>모두 일본드라마 인기의 힘을 얻고 한국에 상륙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호평과 악평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이 두 드라마가 증명했다. 일본 원작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리메이크에 대한 고민 역시 깊어져야 한다고 이 두 드라마의 결과가 말해 주고 있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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