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거나 미치거나(이하<빛미>)는 SBS <펀치>의 종영 이후 줄곧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월화극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시청률 파이가 작아진 현 시점에서 10%를 꾸준히 넘기고 있다. 비록 10%를 넘긴 <풍문으로 들었소>에 바짝 추격을 당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드라마 시청층에게 호평을 받으며 창작사극의 가능성을 다시한 번 증명하고 있다.

 

 

 

빛미를 떠받치고있는 가장 큰 주춧돌은 바로 로맨다. 남자주인공인 왕소(장혁 분)가 고려의 광종을 롤모델로 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역사적인 사실에 기인한 드라마가 아닌만큼 역사적 고증이나 실존인물의 재해석등의 빈자리를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채우는것이다. 시대적 배경은 그들의 로맨스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저주의 별인 파군성을 타고났다는 왕소와 나라에 빛을 가져오는 자미성을 타고난 신율(오연서 분)은 처음부터 운명의 고리로 묶인 연인이다. 운명적인 사랑과 서로에게 치유가 되는 존재라는 설정은 사실 다소 진부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빛미>는 이런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남녀 주인공의 케미스트리를 극대화 하며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것이 바로 여자 주인공인 신율이다. 신율역을 맡은 오연서가 각인된 것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방말숙 역할을 맡으면서 부터다. 방말숙은 갑자기 생긴 시누이를 교묘한 방법으로 괴롭히는 역할로 드라마의 감초 역할이었다. 그러나 방말숙은 묘하게 현실감있는 캐릭터로 단순한 악역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러나 문제는 시청자들이 이 인물에 대해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 감정이입을 했다는 점이었다. 드라마속의 인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는 역할에 대한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고 그에 따른 비호감 지수 역시 수직 상승하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이후 터진 오연서의 <우리 결혼했어요> 하차 사건 역시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우습게도 이런 오연서의 이미지를 확정짓는 역할을 하고야 말았다.

 

 

 

이후 오연서는 <왔다! 장보리>에서 주연을 맡아 착하고 희생적인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오히려 역풍이었다. 문제는 캐릭터가 지나칠 정도로 답답하고 미련하게 그려진 것이 문제였다.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은 악역 연민정 역할을 맡았던 이유리였다. 오연서는 다시 한 번 이미지 전환에 실패하고야 만 것이다.

 

 

 

그러나 <빛미>의 신율은 다르다. 신율은 방말숙처럼 얄밉지도, 그렇다고 장보리처럼 미련하지도 않다. 현명하고 진취적이며 애틋한 사랑을 가슴에 품은 캐릭터다. 오연서는 이 역할을 맡으며 장혁과의 로맨스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연기력과 외모를 모두 인정받기에 이른다. 역할에 대한 호감은 연기자에 대한 호감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드라마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오연서만이 아니다. 사랑의 라이벌인 이하늬 역시, 악역을 연기하며 그간 시청자들이 알 수 없었던 의외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하늬는 <빛미>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섹시스타였다. 미스코리아 출신에 미스 유니버스 4위라는 화려한 성적으로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그에게 기대되는 것은 연기력 보다는 뛰어난 몸매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하늬는 <빛미>를 통해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자신의 성공을 위한 삶을 사는 여인을 연기한다. 감정을 배제한 그역시, 결국 자신의 삶의 희생자였음을 표현하며 오열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을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이하늬는 어떤 면에서 볼 때, 여자주인공인 신율보다 훨씬 더 존재감이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극중에서 신율을 사랑하는 동생과 대립각을 형성하고 남자 주인공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는 것은 이야기 전개에 가장 핵심적인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황보여원의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에 이야기는 더욱 활기를 찾을 수 있다. 중요한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처절한 여인의 감정의 진폭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데 성공한 이하늬에 대한 연기력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빛미>의 여주인공들은 이렇게 성공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시청률이나 화제성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끌 만큼 폭발력이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 만큼 앞으로 그들 활동의 운신의 폭이 훨씬 더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과연 <빛미>로 만들어 낸 기회를 그들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다음 행보에 더욱 주목이 되는 시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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