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하 <무도>)> 식스맨 특집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상당한 화제를 몰고 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식스맨을 뽑는 과정이 생각처럼 흥미롭지는 않았다. 물론 <무도>의 새 맴버를 뽑는 것이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 식스맨이 진행될수록 식스맨에 어울리는 멤버와 그렇지 않은 멤버가 극명히 갈리면서 식스맨 특집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식스맨 특집은 일종의 오디션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인 <무도>에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기회이자 특권이다. <무도>에 자칫 잘못 발을 들였다가는 쏟아지는 비난과 논란을 감수해야 한다. 예전 길의 막무가내식 출연이 숱한 논란을 야기했던 것만 보아도 식스맨은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번 식스맨 특집에서는 후보들의 자질 검증을 위해 무한도전 원년 멤버와 짝을 이루어 각자가 기획한 특집을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동민은 박명수와 함께 연예계 최고의 주먹을 찾는 ‘전설의 주먹’을, 개그우먼 홍진경은 정준하와 함께 인맥을 통해 해외 스타와의 만남에 도전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가수 황광희는 정형돈과 함께 패션테러리스트 메이크 오버 프로젝트인 '패션황'을, 최시원은 하하와 함께 싸이클과 먹방의 조화 ‘뚜르드 서울’을, 가수 강균성은 유재석과 함께 '단발머리 특공대'를 기획하여 각각 기획력을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광희와 장동민은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나머지 기획은 다소 힘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이런 기획에서 주요 포인트는 기획 자체라기 보다는 기획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후보들의 개성이 얼마나 뚜렷이 드러나고 그들이 무도에 적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무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홍진경은 과한 욕심으로 <무도>의 분위기에 걸맞지 않는 예능감을 선보였다.

 

 

 

홍진경이 선보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인맥을 통해 해외 스타와 만난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헐리우드가 다소 무리한 면이 있었기 때문에 홍진경은 중국 스타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획 의도가 뚜렷이 드러나지 못했다. 대체 중국에서 유덕화를 만난다고 해서 어떤 의미가 있으며 그를 만나는 것에 재미를 동반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시청자가 유덕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도 아니거니와 굳이 그 곳에 가서 해외 스타를 만나 인터뷰에 성공하더라도 연예 정보 프로그램 이상의 흥미를 자아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더 있었다. 유덕화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중국에서 스타가 된 한국 배우 추자현에게 연락을 취한 홍진경은 처음 그와 통화한다면서도 자기소개도 하지 않고 다짜고짜 “유덕화 아느냐”고 물었다. 물론 예능적인 재미를 위한 화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소 과격하고 무례한 통화 방식에서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느꼈다. 홍진경이 가진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기획 과정은 공감도 흥미도 자아내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리 직설적이고 독살맞은 예능이 판을 친다 해도 그 안에는 맥락과 상황이라는 게 있다. 예능의 정도를 지키지 못하는 모습 속에서 시청자들은 그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것이다.

 

 

 

<무도>는 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통해 여기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도가 시행해 왔던 숱한 도전들은 얼핏 너무 무모하고 단순해 보여도 그 과정에서 멤버들의 성격이 드러나고 어떤 목표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 속에서 감동마저 있었기에 시청자들의 열띤 성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해외 스타를 만난다’는 것은 <무도>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바가 아니다. 더군다나 본인의 인맥을 활용한다는 설정은 그 과정을 쉽게 하기 위한 장치일 뿐, 그들의 도전에 의미를 부여하는 장치가 아니다. 말그대로 그들이 ‘나 이런 사람 안다’고 자랑하는 꼴 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다.

 

 

 

식스맨 특집은 15%까지 치솟았던 시청률이 다시 12%까지 떨어졌다. 여전히 동시간대 1위기는 하지만 원년 멤버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는 지점은 <무도>에서는 오히려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무도>에 어울리지 않는 기획이 나온다면 그 매력은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단순히 이번 특집을 통해 <무도>에 어울리는 멤버가 가려진다 해도 과연 그 매력이 롱런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아는 일이다.

 

 

 

과연 <무도>기 식스맨 특집으로 인해 최적의 멤버를 뽑을 수 있을까. 그들이 만든 기획보다는 그들이 보여준 캐릭터에 집중하여 뽑는 편이 보다 나은 후보를 뽑을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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