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극장에 12역을 도맡은 여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월화드라마 <후아유>에서는 김소현이 쌍둥이 역할을 맡아 12역에 도전했고 수목드라마 <가면>에서는 도플갱어라는 설정으로 수애가 12역을 맡았다. 아직 정확한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화 <암살>의 전지현 역시 쌍둥이 역할을 맡아 최초의 12역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후아유>의 김소현과 <가면>의 수애는 1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암살>의 전지현 역시, 그동안 엽기녀혹은 허당녀로 대표되었던 자신의 이미지를 씻고, 진지한 연기력을 인정받을 기회를 얻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전지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와중에 영화 <암살>이라는 선택은 전지현이 지향하는 바가 단순한 스타보다는 배우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12역은 배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장치중 하나다. 서로 다른 인물을 같은 배우가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탓에 그만큼 연기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섣불리 도전하기 힘든 설정인 것이다. 수없이 반복되어 온 설정 탓에 흔하게 보이지만 섬세하게 감정선을 바꿔 다른 인물처럼 보이게 연기하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2역의 캐릭터는 대부분 서로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 설정된다. 예를 들면 소심한 캐릭터와 대응하는 당당한 캐릭터나, 까칠한 캐릭터와 대응하는 순수한 캐릭터 같은 식이다.

 

 

 

이같은 공식은 <후아유><가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후아유>의 김소현은 왕따까지 당하며 자신의 표현에 약한 이은비와 어디서든 당당하고 자기 표현이 확실한 고은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12역을 소화하고 있다. <가면>의 수애는 부자로 태어났지만 사랑에 목마른 채, 삐뚤어진 인물로 성장한 서은하와 밝고 가정적인 변지숙이라는 인물을 동시에 연기했다.

 

 

 

 

김소현과 수애는 이 12역을 소화하면서 그들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를 한 층 더 끌어 올렸다. 이들은 모두 타인의 삶을 살아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놓여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설정은 그다지 새롭다고 할 수 없지만 이들이 맡은 캐릭터가 까다로운 이유는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연기력이 여실히 탄로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사람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켜야 한다. 대사의 톤과 표정은 물론, 분위기까지 모두 다른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것이다.

 

 

 

김소현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캐릭터를 설득시키는데 성공했다. 쌍둥이의 다른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며 그들의 각각의 캐릭터에 사실성을 불어넣은 것이다. 아역때부터 다져진 연기력과 발성은 김소현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하며 드라마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수애는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12역에 대한 높은 이해를 보여주었다. 사실상 3회 부터는 서은하가 사망함으로써 변지숙이라는 캐릭터만 등장하지만, 서은하의 그림자에 두려워하는 변지숙이라는 캐릭터를 수애는 완벽하게 설명해 낸다. 수애는 각각의 캐릭터는 물론, 더 부각될 수밖에 없는 변지숙이라는 인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었다. 수애 특유의 낮은 톤과 깨끗한 발성,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은 수애의 연기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만드는 종합 선물세트와도 같다.

 

 

 

 

 

<암살>12역에 도전하는 전지현 역시 영화의 완성도와 캐릭터 소화력에 따라 이런 찬사를 받을 확률을 무시할 수 없다. 여배우들은 12역이라는 설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연기력을 각인 시키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12역으로 여배우들의 연기적 역량을 확인하는 일은 상당히 흥미롭다. 단순히 두 가지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뛰어넘어 여배우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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