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을 단 1회 남겨두고 있는 <프로듀사>는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점을 간과할 수는 없는 드라마다. ‘국내 최초 예능 드라마’라는 타이틀로 금 토요일 9시라는 생경한 시간대에 편성되었지만, 초반부에는 갈피를 잡지 못해 우왕좌왕 거렸고 후반부는 그동안 수없이 동어반복 되어온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드라마’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등의 톱스타와 박지은 작가라는 히트 메이커의 조합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에 남은 것은 바로 ‘캐릭터’다. 백승찬 역을 연기한 김수현은 전작 <별에서 온 그대>의 이미지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이미지의 전환을 완벽하게 이뤄냈다. 백승찬의 캐릭터가 아니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짙어지는 러브라인의 설득력이 현저하게 떨어 졌을 것이었다. <프로듀사>는 12부작 답게 러브라인은 빠르게 전개 되었지만 그 러브라인을 설명하는 과정은 다소 생략되어 있었다. 김수현은 연기력으로 그 생략된 설명을 메우는데 성공한다. 젊은 배우로서 단연코 눈에 띄는 연기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김수현이 연기한 백승찬조차 <프로듀사>에서 가장 신선한 캐릭터라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아이유의 신디가 <프로듀사>의 신스틸러로서의 활약을 톡톡히 해냈다.

 

 

 

애초에 아이유의 <프로듀사>출연은 숱한 우려를 안고 시작했다. 즐비한 톱스타들 사이, 가수 출신인 아이유의 조합은 다소 생경한 것이었고, 아이유가 다른 배우들의 경력과 인기를 등에 업은 모양새였다.

 

 

 

그러나 아이유가 연기하는 <프로듀사>의 신디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까칠하고 버릇없어 보이지만 종국에는 짝사랑에 눈물 흘리는 순수함을 지닌 톱스타 역할은 확실히 의외성이 있다. 신경쓰지 않는 척 하지만 자신에게 달리는 악플이 신경쓰여 자신의 안티카페에 가입하고 정기 모임에 모습을 드러낸다거나 겉으로는 당당해 보이려 하지만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굴욕을 당하는 모습들은 박지은 작가의 여주인공의 장점을 그대로 차용한 캐릭터다.

 

 

 

그동안 박지은 작가는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들어온 당신> <별에서 온 그대>등을 통해 당당하고 추진력있으며 강해 보이지만 결국 갑과 을의 관계가 전복되며 굴욕을 당하는 캐릭터로 의외성을 주며 캐릭터를 살려내는 능력이 탁월함을 증명했다. <내조의 여왕>의 천지애(김남주 분)은 예전에는 무시했던 친구에게 남편의 취직 문제 때문에 납작 엎드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넝쿨째 굴러들어온 당신>의 차윤희(김남주 분) 또한 갈등관계에 있어 막말을 일삼았던 집주인이 시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수난을 겪는다.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전지현 분) 역시 톱스타에서 루머로 나락에 떨어지며 굴욕을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이런 여주인공의 계보를 잇는 것이 바로 신디다. 신디는 톱스타에 까칠한 성격으로 모두 자신의 마음 대로 하면서 사는 것 같아도 결국 친구도 없고, 짝사랑도 제대로 되지 않으며, 회사 계약 기간이 끝나 갈 때쯤에는 회사 대표의 견제까지 받는다.

 

 

 

 

신디의 과거는 더 처참하다. 가수가 되어 서울로 상경한 후, 그를 보러 다녀가던 부모님이 차 사고로 돌아가셨고 어린 나이부터 고아가 되었다. 그는 정글같은 연예계에서 사랑 받을 사람 하나 없이 버텨 내야 하는 가혹한 운명에 놓인 캐릭터였다.

 

 

 

 

그의 사연과 캐릭터가 어우러지면서 그에게 쏟아지는 동정론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김수현에 대한 짝사랑은 마음이 아프고, 그가 처한 위기 상황은 긴장감을 몰고 온다. 최고 시청률이 1분 장면에 아이유가 등장하는 신이 심상치 않게 뽑힌다는 것은 이 캐릭터가 가진 스토리와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소심한 매니져 역을 맡은 최권과의 조합도 좋다. 감초 캐릭터가 신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신디의 존재감을 더 부각 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아이유에 대한 호감도 역시 올라간다.

 

 

 

 

물론 아이유의 연기력이나 배우로서의 커리어는 여전히 발전해야 할 부분은 있다. 그러나 신디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한 아이유에 대한 평가는 이 드라마 이후 변할 소지가 다분하다. 그가 보여준 가능성은 <프로듀사>가 건진 가장 큰 수확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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