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에 대한 관심이 이 정도로 뜨거웠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쇼미더머니><언프리티 랩스타>는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디스라는 한국에서는 다소 생경한 문화지만 이를 언더가 아닌 오버로 끌어 올리는데 이 프로그램들이 중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언프리티 랩스타>가 시즌2 제작을 확정짓고, <쇼미더머니>가 시즌 4까지 제작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런 대중의 호응을 바탕으로 결정된 것이었다.

 

 

 

그러나 <쇼미더머니4>에 대한 평가는 예전 같지 않다. 초반부터 송민호의 가사등이 논란의 도마위에 오른 것은 물론, 진행 방식에 대한 문제점과 판정 번복 등, 엄청난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구조적인 문제다. <쇼미더머니4>는 지난 시즌들과는 다르게 첫 대결부터 팀이 탈락하는 형식으로 꾸려졌다. 본격적인 대결을 더욱 빨리 유도하려는 의도는 있었겠지만, 좀 더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는 래퍼들이 초반에 대거 탈락을 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실력자들끼리의 경쟁이 지나치게 초반에 시작된 탓에 점차 고조되어야 할 긴장감을 초반에 터뜨린 것 또한 아쉽다. 프로듀서와 합동 공연이라는 형식 역시, 프로듀서들의 실력을 보는 재미는 있지만, 프로듀서들끼리의 경쟁에 되어 참가자들 고유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부분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듀서인 버벌진트와 산이의 판정 번복이 나온 것은 결정적인 실수였다. 산이와 버벌진트는 한해와 블랙넛 중, 블랙넛을 탈락시켰지만 그 판정을 번복하고 블랙넛을 다시 합격시키고 한해를 탈락시켰다. 그 판정을 번복당한 한해도 한해지만, 한해를 상대로 생각하고 가사를 써 놓은 대결상대 송민호에게도 큰 민폐였다. 송민호는 제작진한테만 말하고 나한텐 미리 말해주지 않아도 되는거냐.”고 되물으며 소속사 얘기 많이 하는데 (YG출신인 자신보다) 거기가 더 갑질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다른 프로듀서들인 타블로와 박재범 역시 그런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정작 가장 피해를 입은 것은 참가자인 블랙넛이다. 블랙넛은 송민호와의 랩 대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그는 송민호가 랩을 하고 있는 도중 죽부인을 가지고 들어 눕는 등의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아무리 힙합에는 디스 문화를 뺄 수 없다지만 그래도 룰과 매너라는 것이 있다. 디스할 때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 해도 상대방이 랩을 할 때는 상대방의 랩을 주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다. 그들이 랩을 하고 있을 때조차 자신이 튀려는 행동을 하고 들어 눕는등의 제스쳐를 취한다면 상대방 역시 그들의 랩을 들어줄 필요가 없는 것이고, 그러면 디스는 성립되지 않는다. 힙합이 디스전이라 해도 최소한의 룰이나 매너를 보여주지 않는 것은 분명 마이너스다. 더군다나 한해가 가사를 버벅거렸다는 이유로 탈락한 와중에 블랙넛도 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범한 것은 더욱 일관성을 해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실수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판정번복으로 가져가야 하는 비호감 이미지다. 블랙넛은 판정 번복으로 일종의 특혜를 입은 셈이 됐다. 그들은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이미 시청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상황이고, 그들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할 수 없다.

 

 

 

그동안 일진 논란이나 태도 논란으로 화제가 된 출연자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비호감 낙인을 지우기 힘들었다. 한 번 고정된 시선은 오디션이 끝날 때까지 바뀌기 힘들다. 그들이 승승장구하면 할수록 비난여론은 거세질 수 있음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오디션의 주체는 출연자지만 그 오디션의 흥망성쇠는 관객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쇼미더머니> 역시, 아무리 강한 힙합 문화를 바탕에 깔고 있다고 있다 해도 오디션이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하고 갈 수는 없다. 어떤 방식과 상황에 맞춰진 실력있는 랩퍼들이 눈도장을 찍을 때, 그들의 다소 과격한 발언이나 강한 성격들이 힙합의 특징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공정하지 못한 그림은 오디션정정당당한 경쟁이라는 글자에 위배되는 행동이다. 그런 식으로 높이 올라간 참가자는 대중에 의해 그 생명력이 끊길 수도 있음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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