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산발을 하고 얼굴에는 빨간 홍조위에 주근깨를 덕지덕지 그렸다. 비굴하거나 망가진 표정은 덤이다. 바로 <그녀는 예뻤다>에 출연하고 있는 황정음의 이야기다. 예쁜 것은 전부 포기했다. 여배우가 더 이상 망가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실제로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속에서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황정음이 ‘못생김’을 연기할수록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황정음의 ‘변신’이다. 그것은 황정음이 사실은 ‘예쁜’ 배우라는 것을 알기에 가능한 기대다. <그녀는 예뻤다>라는 제목은 과거에 예뻤던 여자 아이가 소위 ‘역변’을 한 후, 더 이상 예쁘지 않아졌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역변’을 소재로 했다면, 실제로 예쁘지 않은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도 될 일이었다. 그러나 예뻐질 여지가 있는 황정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의 얼굴이 다시 예뻐질 것이라는 기대를 전반에 깔고, 시청자들이 그 포인트가 언제 나올지를 궁금해 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황정음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그 포인트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황정음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그가 선사할 반전에 대한 기대는 올라간다. 황정음은 시청자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여배우로서 꺼릴만한 분장은 물론, 어떻게 하면 더 망가질 수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같은 표정들은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부분에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은 황정음이 못생겼다는 사실보다는 이 역할을 연기하는 황정음에 대한 애정이다. 자신을 포기하고 드라마의 배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황정음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황정음은 이제까지 쌓아온 연기에 대한 내공을 바탕으로 역할을 120%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진지함은 물론, 코미디까지 되는 황정음의 연기 스펙트럼은 <그녀는 예뻤다>의 백미다.

 

 

 

<그녀는 예뻤다>의 결말은 뻔하다. 중간에 삽입된 사각관계는 포석일 뿐, 결국 첫사랑인 지성준(박서준 분)과 김혜진(황정음 분)이 이어지는 결말이 될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말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충분한 설렘을 느낀다. 과연 지성준이 변해버린 김혜진을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긴장감과 그 정체를 들켜서는 안되는 김혜진의 고군분투에 시청자들은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물론 그 과정을 풀어내는 스토리가 충분히 시청자들의 몰입을 자아낼 만큼 매력적인 까닭이 가장 크지만 그 스토리를 풀어내는 연기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흥행 포인트다. 여주인공 김혜진이 예뻐 보이려 하거나 덜 망가지려하면 이 드라마의 주춧돌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여자주인공의 캐릭터에 이 드라마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정음은 그런 우려 따위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냈다. 외려 필요이상의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 황정음의 열정은 시청자들에게까지 그대로 전해지고야 만다. 자신이 하는 연기의 포인트를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배우로서 엄청난 장점이다. 그가 아이돌출신이라는 꼬리표는 더 이상 생각나지도 않을 만큼 그는 충분한 이미지 변신을 해냈다. 아이돌 출신 꼬리표가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 따위는 황정음의 연기력 앞에서 무색하기만 하다.

 

 

 

이미 황정음은 장편 드라마를 이끌어 갈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도 남았다. 그는 <돈의 화신><비밀><킬미힐미>에 이어 다시 한 번 극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예뻤다>로 황정음은 그의 작품을 고르는 안목에 더불어, 그의 연기력까지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인정을 이끌어 낸 것이다.

 

 

 

똑똑한 선택으로 그는 확실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작품을 고르는 안목과 그 속에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할 줄 아는 연기력은 황정음을 믿고 보는 배우로 만들었다. 여배우가 드라마속에서 예쁘지 않아 보여도 괜찮다는 사실을 황정음은 증명했다. 역할을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표현력이 여배우에게 가장 필요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그녀는 예뻤다>속 황정음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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