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무려 세 명의 아이돌 가수가 등장한다. 걸그룹 원더걸스의 유빈, 시스타의 효린, 포미닛의 전지윤이 그들이다. 여기에 YG 연습생인 수아를 합하면 네 명이 아이돌인 셈이다. 아이돌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쇼미더 머니3>에서 1위를 한 바비도, <쇼미더 머니4>에서 2위를 하고 가장 큰 화제성을 가져갔던 송민호도 아이돌 그룹의 일원이다. 그러나 <언프리티 랩스타>에 등장하는 아이돌들은 유독 논란의 여지가 많았다. 그 이유는 효린은 실질적으로 래퍼보다는 보컬에 가까웠고, 포미닛의 전지윤 역시 래퍼로서 인식되어 있는 아이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이 의외의 뛰어난 실력을 겸비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때로는 민망할 정도의 실력을 보이기까지 한 아이돌 출신 래퍼들은 화제성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여성 래퍼들의 저변이 좁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예다.

 

 

 

 

아이돌 그룹의 여성 래퍼들을 끌어 모아야 할 정도로 여성 래퍼들의 폭은 좁기만 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랩스타들을 뽑는 것 자체가 그들로서는 고역인 것이다. 더군다나 이미 시즌 1에서 제시나 치타 같은 실력자들이 등장한 상태다. 가뜩이나 여성 래퍼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아이돌 래퍼들은 화제성과 인원 보충을 동시에 잡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언프리티 랩스타>를 이끌고 있는 것은 트루디와 예지다. 트루디는 초반부터 윤미래를 연상캐 하는 랩 스타일과 미션 1위를 차지하며 급부상했다. 확실히 귀를 자극하는 실력을 가진 것만은 확실하다. 그 트루디가 태도 논란으로 대중의 따가운 눈청에 직면한 후에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것이 바로 예지다. 예지는 뛰어난 실력으로 우승후보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이돌 래퍼들은 사실상 이들의 들러리에 가깝다. 그들이 관심을 받는 부분은 랩 실력 자체라기 보다는 인성이나 캐릭터에 있다. 확실히 차분하고 수더분한 유빈이나 귀여운 전지윤의 캐릭터는 ‘디스’가 난무하는 래퍼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띈다. 아이돌 중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유빈이다. 실력도 무난하고 가사도 잘 쓴다. 여기에 인성까지 갖추었다는 이미지를 획득하며 매력포인트를 발산했다. 또한 전지윤 역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유빈과 전지윤이 팀을 이루어 1위를 한 시점에서도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예지에게 쏠렸다. 가사 실수를 한 예지가 최종 탈락자로 결정된 순간, 시청자들의 분노는 하늘로 치솟았다.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래퍼중 하나이며 트루디의 대항마로 손꼽히는 예지가 탈락한 순간, <언프리티 랩스타>의 시청 포인트가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참가자들이 직접 뽑은 탈락자라는 사실과 이제까지 뛰어난 실력을 보이지 못했던 수아가 아닌, 그가 탈락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힘든 불공정함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승후보 예지에 대한 견제다.’ ‘수아의 소속사인 YG의 농간이다.’‘백번 잘해도 한 번 못하면 떨어지고 백번 못해도 한 번 잘하면 붙는 것이냐’ ‘단순히 동정심에 래퍼를 선택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같은 의견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결국 제작진은 이런 강수를 둘 배짱이 없었다. 결국, 예지는 탈락자 리매치를 통해 관객 투표 1위로 기사회생했다. 결국 예지는 언프리티 랩스타에 다시 합류했고 경쟁은 다시 흥미진진해졌다.

 

 

그러나 결국 예지와 트루디의 대결에만 치중된 관심은 아이돌들을 들러리로 만들고 있다. 그들은 나름의 개성과 실력으로 대중에게 어필하지만 그들 스스로 뛰어난 래퍼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보다는 아이돌의 인기와 성공을 자양분 삼고 있다. 단순히 래퍼였다면 받을 수 없는 관심을 아이돌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획득하고, 그 획득한 관심을 이용해 적절한 실력과 개성을 버무려 내는 식으로 의외성을 주는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실력과 개성이 그들이 아이돌이 아니었어도 찬양받을 수 있는 수준인가에 관한 문제에서 그들은 자유롭지 못하다.

 

 

 

과연 <언프리티 랩스타>가 끝나는 시점에 아이돌 출신 여성 래퍼들은 진정으로 대중에게 래퍼로서 인식될 수 있을까. 그들의 성공의 시발점이 될지, 결국은 그들을 한계 짓는 역할을 하게될지, <언프리티 랩스타>가 가져올 그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궁금해지게 되는 시점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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