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이 불안장애 증세로 모든 방송에서 당분간 잠정하차 한다고 밝히자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진 프로그램이 바로 <무한도전(이하<무도>)>이다. 이미 길과 노홍철의 하차로 홍역을 치른적이 있는 <무도>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캐릭터의 활용이 부족하다는 점을 밝히고 공개적으로 식스맨선발대회를 개최했다. 이는 과거 전진이나 길등 제작진이 섭외했던 멤버들이 시청자들의 질타어린 시선에 쏟아졌던 경험에 비추어 식스맨의 선발과정을 공식화하면서 새로운 멤버에 대한 시청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이 식스맨의 선발과정 조차 순탄치 않았다. 첫째로 식스맨의 선발과정이 지나치게 길게 편성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무려 5주에 걸쳐서 방영된 식스맨 특집은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나중에는 식스맨이 누가 될지에 대한 기대보다 식스맨이 언제 끝날지에 대한 지루함으로 이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선정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후보들의 검증이 실질적인 <무도> 특집 내에 투입된 후 이뤄진 활약이 아닌 토론이나 자기 PR 식으로 이어지면서 식스맨을 검증하는 과정이 생략되었고, 시청자 투표가 간접적으로는 영향을 미쳤으나 최종 결과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는 성공했다고 볼 수도 없다. 중간에 논란이 일어 식스맨을 포기한 장동민같은 경우의 수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식스맨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무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상승시킬 요인이 필요했다는 뜻이었다.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도 모자를 판에 정현돈의 하차는 무도에 애정이 있는 시청자들의 탄식을 불러일으킨 요인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식스맨 특집에서 논란을 뚫고 선정된 광희의 활약이 미미하다는 지점이 이런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광희에게는 <무도>에 젊은 피를 공급할 수 있는 인물인 동시에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광희가 선택되고 무려 7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광희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광희의 개그 스타일은 공격형이다. 누군가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던지면 발끈하고 자신보다 관심을 받는 다른 사람에게 질투를 드러내는 식이다. 공격형 개그 스타일에는 항상 쿨타임이 필요하다. 열을 낸 만큼 망가지고 만만한 모습을 보여서 강약을 조절해야 그 개성은 캐릭터로 존중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광희는 아직 강약 조절에 서툴다. <무도>에 융화되기 위한 부족한 내공은 불안함으로 드러나고 자신이 받는 악플에 대한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표현된다. 프로그램 자체에 녹아들지 못한 광희는 시청자들에게는 자존심을 세우기만하고 욕은 먹기 싫어하는 다소 이기적인 캐릭터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니 광희의 개그는 융화되기 보다는 흐름을 끊는 역할을 하고만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캐릭터마저 포기하면 정말 광희는 무한도전에서 한마디도 할 수 없다. 엄청난 딜레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사실 광희가 아닌 그 누가 식스맨에 선정 됐어도 <무도>의 새로운 멤버 자리를 꿰찬 사람에 대한 반대급부는 만만치 않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과거 무임승차 했다고 평가받은 길에 대한 설득을 <무도>측이 꽤나 오랜 시간 했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광희에 대한 현재의 평가는 어떻게 보면 성장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문예능인도 아닌 광희에게는 다소 가혹한 현실이기도 하다. 사실 <무도>의 모든 멤버가 큰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초창기 멤버로서 <무도>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멤버간의 합 역시 훨씬 더 부드럽게 맞출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무도> 멤버들의 입지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현재 하차를 결정하며 <무도>의 캐릭터 부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정형돈 조차 초반에는 재미없는 캐릭터의 오명을 썼다. 그러나 이 재미없음을 캐릭터로 만든 것 역시 <무도>였다. 못 웃기는 캐릭터는 그 자체로 캐릭터화 되었고 미존개오등의 별명을 획득하며 점차 정형돈은 <무도>에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의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정형돈이 내가 MC계의 사대천왕이라고 말하거나 내가 너를 스타로 만들어 줄게같은 발언들을 던져도 그 말들은 개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정형돈은 재미없는 캐릭터에서 대세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며 자신의 개그 포인트를 찾았고 숨겨졌던 예능 본능을 성공적으로 발현했다. 그 결과 정형돈은 유재석을 제외한 타 멤버들과는 다르게 메인 진행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중이었다. 그런 그의 인기의 이면에 불안장애가 있었다는 것은 그래서 놀라운 일이었다.

 

 

 

정형돈조차 이런 과정을 거쳤지만, 문제는 광희에게 정형돈과 같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광희는 군 문제에 직면해 있다. 광희 또래의 연예인들이 대거 군입대를 했고, 광희 역시 1년 남짓한 시간 안에 군입대를 결정해야 할 위치에 있다. 7개월 동안 찾지 못한 캐릭터를 앞으로 1년 안에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은 여전히 광희를 괴롭히는 요소다. 최악인 것은 광희가 군입대를 해도 아무도 광희의 부재를 아쉬워 하지 않는 상황이다. 과연 광희는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의 캐릭터를 대중에게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 여정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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