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하 <무도>)>가 기획한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못친소)' 특집에는 그 이름처럼 잘생긴 연예인들이 주인공이 되지 않는다. 후보 선정 과정부터 '누가 더 못생겼나' 하는 질문이 던져지고 얼굴에 대한 다소 노골적인 평가가 쏟아진다.

 

 

 


 

'못생겼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다. 그 이유는 못생겼다는 말이 '잘생겼다'는 말과 정확히 대척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자가 모욕이라면 후자는 칭찬이다. 그런 부정적인 말을 방송에서 사람들에게 대놓고 하는 분위기는 분명히 문제다. 실제로 한국 방송의 분위기는 그러하다. 못생긴 캐릭터들을 잘생긴 캐릭터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거나 무시해도 좋은 존재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이다. <무도>의 '못친소'가 '외모비하'라고 하는 여론 역시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무도>가 취하는 노선은 외모비하의 노선과 반대를 취한다.

 

 


 

 

<무도>의 '못친소'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은 기분 상하거나 화가 난 표정을 짓지 않는다. 때때로 '나는 못생기지 않았다'며 항변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흔쾌히 '못친소 페스티발'에 모습을 드러낸다. 소위 '잘생겼다'고 칭해지는 이들을 실물크기의 판넬로 만들어 놓고 그 사이에서 레드카펫을 밟으며 그들의 외모를 더 돋보이게(?) 만들고, 그들의 외모가 못생기면 못생길수록, 다른 출연진들의 환호성은 커진다. 이 과정에서 얼굴에 대한 다소 노골적인 표현 역시 나타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든 과정들은 그들이 온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장면이 된다. 사실 '못생긴' 캐릭터는 주연보다는 조연으로 활용된다. 드라마에서도 못생긴 캐릭터는 웃음을 창출하거나 악역, 혹은 주인공의 친구 같은 역할을 도맡는다. 매끈하고 잘생긴 캐릭터들이 주목을 받는 사이 못생긴 캐릭터들은 묵묵히 그들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못친소'는 다르다. 그들의 외모를 놀리지만 그 놀림은 비하 자체로 끝나지 않고 그들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신기하게도 못생기면 못생길수록, 그들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나는 것이다.

 


'못친소' 시즌1의 조정치가 그랬듯, 이번에도 김태진이나 하상욱같은 눈에 익지 않은 캐릭터들도 주목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못친소'다. 그들은 잘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못친소'에 등장할 수 있었고 '못친소'가 대놓고 자신을 잘났다고 하기 보다는 '못생겼다'는 전제로 시청자들에게 한 번 숙이고 들어가기 때문에 호감을 상대적으로 쉽게 획득할 수 있다. 그것은 '못생김'을 '매력'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만든 <무도>의 힘이다.

 

 

 

 

마라톤 영웅인 이봉주가 예능에서 이렇게 주목을 받은 적은 없었다. 우현 역시 조연 캐릭터로 분했을 뿐, 한 번도 이처럼 센세이션한 반응을 얻진 못했다. 김희원의 원래 성격이 수줍고 여리다는 사실 또한 '못친소'가 아니면 이처럼 널리 알려질 수 없었다. 그들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한 것은 온전히 <무도>의 기획력 때문이다. 단순히 '못생겼다'는 단어로 매도하기에는 '못친소'의 출연진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너무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못생겼다는 의미가 단순히 모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매력을 발견하게 하고 그 매력으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못생김의 새로운 정의다. 못생겼다는 놀림을 받으면 받을수록 상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정녕 외모 비하일까.

 

 


비주얼 테러리스트를 뽑는 '못친소' 1회의 F1은 노홍철에게 돌아갔다. 노홍철은 예전 <무도>멤버 중 가장 잘생긴 멤버를 뽑는 '미남특집'에서 1위를 차지한 바가 있다. 그런 그가 F1이 되었다는 것은 '못친소'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진정으로 얼굴이 못난자가 못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들은 충분히 잘생긴 어느 누구보다 매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인 것이다.

 

 


그런 특집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못생겼다'는 단어에 사로잡혀 외모 비하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진정으로 못생긴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