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주인공들의 키스신 하나 없었다. 그러나 모두가 웃으며 끝난 착한드라마였다. 악인은 있었지만 그 악인들까지 끌어안는 엔딩을 보여주며 드라마는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그러나 시청률은 마지막까지 아쉬웠다. 연기대상까지 수상한 연기파 배우 지성과 <응답하라 1988>(이하<응팔>)로 큰 관심을 끌어 모았던 혜리의 조합 속에서도 이 정도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딴따라>는 비난하기 참 어려운 드라마다. 출생의 비밀이나 불륜도 없었고 주인공 캐릭터들은 모두 정도를 지키는 훌륭한 성품을 가졌다. 드라마는 착하고, 착한만큼 따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착함이 아니다. <딴따라>는 내러티브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이야기가 평이하다보니 중간중간 드라마의 흐름은 빈약한 스토리의 한계에 부딪혔다. 이 한계를 캐릭터의 매력으로 극복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캐릭터는 예상 범주에 머물렀고, 사건은 평이했다. 성추행 사건이나 투신 자살등의 이야기가 얽혀있었지만 시청자들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만큼 충격적인 방식으로 사건은 전개되지 않는다. 지성의 연기력은 명불허전이었지만 드라마의 부족한 긴장감을 극복하기는 무리였다.

 

 

 

 

이 상황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여주인공 그린역을 맡은 혜리다. 혜리는 <응팔>로 모은 기대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게다가 응답하라는 콘텐츠와 연출의 힘이 큰 드라마였다. <딴따라>를 통해 제대로 된 정극 연기자로서 드라마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드라마 속 혜리는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응팔>을 벗어났다고 보기도 힘들었다. 여전히 <응팔> 덕선의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존재하는 그린은 혜리의 재평가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했던 것이었다. 결국 혜리는 여주인공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에게 있어서 그 편견을 뒤집는데 있어서 중요한 두가지는 흥행력과 연기력이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드라마를 성공시키거나 아니면 독보적인 캐릭터를 맡아 불평이 나오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엄밀히 말해 응답하라시리즈는 그 두 가지에 들어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성공한 콘텐츠와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도가 처음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응답하라시리즈는 정극이라기 보다는 에피소드들의 나열로 이루어진 시트콤에 더 가깝다. 이야기의 기승전결 보다는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분위기, 또는 남편 찾기등의 부수적인 요소에 더 집중이 되는 편이기 때문이다.

 

 

 

 

응답하라시리즈로 주목을 받고 주연급으로 올라서는 것은 가능할지언정 진정한 연기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 이후 어떤 행보를 보여주느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기 때문이다.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말이 나온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배우들이 응답하라의 콘텐츠를 벗어나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배우로서 평가받는 자리는 차기작이기 때문이다. 신원호pd나 이우정 작가라는 배우보다 유명한 콘텐츠 제작자들은 차기작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를 맡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설령 시청률이 나오지 않더라도 확고히 배우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선보이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 시청률은 말그대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도박에 가깝지만, 자신이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으면 그 드라마 안에서 존재감 만큼은 보장되기 때문이다.

 

 

 

혜리가 맡은 그린 역할을 보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며 남자 주인공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여자 주인공. 이 안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더군다나 이 캐릭터는 어딘지 모르게 덕선이를 연상시킨다. 혜리의 연기 스타일이 그다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선에 갇힌 혜리를 또 목격하는 것은 그다지 반가운 일은 아니다. 결국 혜리의 여주인공으로서의 비상은 다음 기회로 넘어가게 됐다. <딴따라>의 아쉬운 종영 속에서 여주인공 혜리의 다음 행보에 대한 짐은 더욱 커져버리고 말았다.

Posted by 한밤의연예가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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